예전에 가수 박원의 노래 '노력'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사랑을 노력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 에 대한 이야기였죠.
그때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 말에 절실히 동의합니다. 좋아하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게 안정된 상태에서는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이 자연스레 우러나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이를 켜켜이 틀어막는 불안, 두려움, 허무함 등등을 비집고 나와야만 사랑을 전할 수 있습니다. 마냥 밝고 아름다운 모습만 보이는 것이 사랑은 아니지만은요. 적어도 스스로 평온한 상태여야 더 수월하게 상대를 위하고 배려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근래 정신적으로 피곤한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연락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입니다. 평소에도 답장을 빠릿빠릿하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은 스스로 생각해도 심할 정도였네요. 대충이라도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또 그러기는 싫더라고요. 사실 이것도 핑계고 현재의 우중충한 기분으로 영 밝은 이야기를 하던 것에 답을 이어가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을 매번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다시 몇번이고 몇번이고 싫은 감정을 꺼내고 싶지 않아서였죠.
여유는 참 중요합니다. 저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다정도 여유에서 비롯한다고 믿는데요. 금전적 여유보다 안정적인 정서에서 오는 게 더 크다고 생각해요. 스스로가 괜찮지 않은데 남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성인이 아닐까 싶은데요.
물론 24시간 내내 우울한 건 아니어서 기분 좋을 때, 짬내서 답장하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곧 노력이 아닐까요. 한편으론 스스로의 상태보다도 상대를 생각하는 것이 사랑인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힘든 것보다 상대가 걱정할 것을 먼저 떠올릴 때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사랑의 크기 문제일까요, 슬픔의 크기 문제일까요. 혹은 그 둘 중 어느 것과도 관계없는 제 3의 원인이 있을까요. 참 어렵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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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여유>는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지만 직장에서도 제가 가장 창의적이었던 기억은 가장 여유가 있었던 시절이었거든요! 여유 있는 하루 되세요!
조잘조잘
조급함이 느껴질 때는 숨을 크게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혹시 답답함이 몰려올 때는 잠깐 멈추고 심호흡을 크게 해봐야겠습니다 ㅎㅎ 나무야님도 오늘 하루 여유있게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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