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마을 버스는 초등학교 앞을 지나갑니다. 20살이 된 이래로 대학가 근처에서만 내내 자취를 했다 보니 아이들을 볼 일이 없었는데요. 얼마전까지 살던 동네에는 근처에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가 있기는 했지만, 제 출퇴근길이랑 겹치지 않다 보니 딱히 볼 일이 없었고요. 성인이 된 이래 초등생들을 가장 많이 보는 요즘입니다.
미디어에 나오는 '잼민이'라는 명칭으로 요약되는 모습과, 또 일상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다릅니다. 꼬박꼬박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타고, 어른들께 버스 자리를 양보 받으면 '고맙습니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고요. 저는 초등학생 저~중학년때 혼자 버스를 타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똑같은 출퇴근길이 가끔 지겨워지는 것처럼 저 아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까요. 혹은 아이들의 시선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 덕분에, 지겹다기보다는 매일이 새로울까요. 초등학생 때는 정말 지겨울 틈 없이 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가곤 했는데 말이죠. 요즘을 살아가는 초등학생들도 비슷한 마음일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을 좋아한다고는 해도 네댓살짜리 어린이들만 주로 SNS로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했었는데, 초등생들도 너무 작고 어린이더라고요. 그나이때 저는 다 컸다고 생각하며 어른인 척 했던 것 같은데, 지금보니 저만한 아이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얼마나 웃겼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 돌아가면 정말 아이처럼 잘 할 자신이 있는데 말이죠(?). 스물여덟도 스물여덟답게 살아야겠습니다. 또 언젠가 지금으로 돌아오면 더 잘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않을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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