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저녁입니다. 안녕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 제게 있었던 기막힌 이야기를 들어보시려나요.
때는 어젯밤, 1학기 종강하고 벅찬 기분을 느낄 새도 없이 기숙사에 오자마자 마감 노동에 돌입했습니다. 마감 기한은 하루, 제게 남은 기사는 2개. 밤을 새워서라도 모두 끝내고, 담날 아침 팀장님 자리에 놓아두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긴장이 풀려서일까요. 자신있는 주제의 기사가 두 개 남았기 때문일까요. 일단 좀 자고 새벽에 깨서 하겠다는 또다른 야심찬 계획을 세워버리고 맙니다.
야심찬 계획과 함께 눈을 감았습니다. 다시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 눈이 부십니다. 세상이... 밝았습니다. 아뿔싸, 급하게 휴대폰을 봤는데 전원이 꺼져 있었습니다. 구독자님, 그거 아시나요?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사람이 극도로 차분해지더군요. 는 무슨!
세수만 하고 머리 질끈 묶고 나가려는데, 일단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라도 기사를 써야 하니까 충전을 좀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몇분이 지나도 충전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보니까 유선 이어폰 줄을 꽂아 놨더군요..^^ 다시 충전을 하면서 노트북으로 기사를 쓰면서 과연 이 두개를 언제까지 끝낼 수 있을까 고민에 휩싸여 멘붕이 왔습니다.
어느 정도 충전되고 출근하는데 세상에, 그렇게 집중해서 기사를 쓴 것도 처음입니다. 이 속도라면 오전에 끝낼 수 있겠다는 또 또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회사에 왔고, 옆자리 선배가 커피 사주신다고 해서 내려가는데 속절없이 저 망했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왔습니다. 살면서 이런 실수를 저질러본 적이 없는데 하필 이런 날..! 이란 자책을 하려는 찰나 선배께서 다들 그런 경험 있다며(?) 연차 쌓이면 마감 잘 지킬 수 있다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이밖에도 이달의 기사 상황들을 얘기해 주시며 마음을 달래주셨고, 올라가자마자 팀장님께 보고 하라셔서 결연하게 올라왔습니다.
팀장님 출근하시자마자 빠르게 이실직고 했고, 제가 걱정했던 상황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끝만 내면 된다,는 온화한 말씀과 함께... 오늘의 러쉬가 시작됐습니다. 책상 서랍에 꿍쳐둔 간식만 먹으며 한 끼도 먹지 않고 기사를 씁니다... 분명 다 된 기사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영 아닌 맥락때문에 수정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합니다...
그와중에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도 안 들고 와서 사원증도 안 들고 왔거든요. 로비로 나갈 때마다 누군가를 무한히 기다리다가,,, 옆 팀 동료한테 사원증을 빌려 나왔습니다. 오늘 반쯤 정신 놓고 있는 저를 본 옆팀 동료,이자 조잘조잘의 애독자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당탕탕 우여곡절 좌충우돌 ... 그 모든 말과 어울리는 오늘... 그와중에 기막힌 일이 하나 더 발생합니다. 나머지 기사 하나가 저출생 관련 기사인데, 오늘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새로운 저출생 정책들을 발표했습니다. 즉, 쓰던 것에서 수정되고 뒤집어야 할 것들이 또 생긴 거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저녁엔 팀장님이 사다주신 김밥을 먹으면서 기사를 우째든동 마무리 지었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와서 최종적으로 보고 바로 제출하려고요.
일을 시작한 지 4년 평생 ... 어디서든 빠르다는 말만 듣고 살았는데 처음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뻔 했지만 여기 또 반전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저 외에도 아직 마감을 못한 선배들이 남아 있었던 거죠.. ^^ 그 사실을 알자마자 얼굴이 지나치게 밝아졌고, 이렇게 된 거 다들 그냥 집 가고 내일 와서 하자 ^^는 무드가 돼서 다들 퇴근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만 해도 마음이 수라에 있었는데 퇴근길은 다시 말끔해졌습니다. 사실 찐마감은 내일이기에 내일이 지나야 완벽하게 행복해지겠지만은, 아무렴 어떻습니까. 고비는 넘겼습니다.
오늘의 조잘조잘은 정말 일기네요. 누군가의 하루는 오늘 이렇게도 흘렀다는 것을 공유드립니다. 오늘은 꼬옥 알람 잘 맞추고, 휴대폰 충전도 빵빵하게 해놓고 자겠습니다. 그럼 내일 만나요, 구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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