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밤입니다. 밤에 메일을 보내는 건 또 처음인 것 같네요. 지난주 예고한 바에 따르면 오늘 아침에 편지가 갔어야 합니다. 다만 모든 수업과 시험이 끝났지만, 아직 마감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이번 주까지는 편지 보내는 시간이 들쭉날쭉할 예정입니다. 막상 종강을 했지만서도 마감이 남아있다 보니까 실감이 안 나네요. 한 학기가 벌써 끝났나요? 제가 이제 2학기차라고요? 말도 안 됩니다.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블로그를 오래 썼습니다. 꾸준하게 네이버 블로그가 n년 전 오늘의 글들을 제게 상기시키는 이유인데요. 2년 전 이맘때는 삶에서 가장 큰 파도가 몰아쳤던 시기입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있었나, 잊고 살 정도인데 오늘 그때의 블로그 글을 다시 읽다보니 지금이 참 좋을 때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동시에 이 좋을 때는 또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불안해하기보다는 지금을 온전히 좋은 것들로 채워넣고 잘 보내려고요.
아무튼 그때, 친구가 위로해준 말에 감명을 받고 블로그에 그대로 문장을 옮겨놨더라고요. 지금 봐도 상당히 공감이 가서 구독자님께도 공유드립니다.
저도 요즘 누군가의 고민에 자꾸 해결책을 제시하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잘난척, 내가 다 아는 척 하려는 건가 싶어서 흠칫 놀랐다가도 그 기저에는 상대가, 더이상 고통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런 방향의 위로가 더 공감이 되는 거면 저도 이제 T가 된 거려나요 ^^.
여하튼 순간이 모여 영원을 만드는 것도 맞지만, 기왕이면 상처를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보다 궁극적인 치유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2년 전 이토록 괴로워했지만 궁극적인 원인들을 제거했고, 영영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순간도 끝은 났습니다. 이 기분을 기억하며 또다시 찾아올 힘듦에도 너무 심하게 무너지지는 말아야겠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밤 10시 넘어서는 글을 쓰지 말라고^.^ 적당히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종강하고 쓸 글이 많습니다. 종강 후기도 있고, 네잎클로버 찾기 프로젝트도 있고, 뜻밖의 자취 이야기도 있고... 내일부터는 조금 여유로워질 듯하니 부지런히 써야겠습니다. 아무튼 진짜로 안녕입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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