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에 읽은 책이 80까지 간다고

2024.03.05 | 조회 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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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은 어릴 때 주로 어떤 책을 많이 읽으셨나요? 전 90년대생이라면 다들 공감할 만한 앗시리즈와 민음사 전집이 저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사실 그보다도 더 제 마음을 길러낸 건 출판사도,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시리즈입니다. 어릴 때부터 제 책장에는 유난히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실히 살아가는 청년들 이야기나 사회공헌과 복지를 위해 생을 바친 사람들에 관한 책이 많았습니다. 혹은 괭이부리말 아이들류의 책도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이런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는데요. 아주 오랫동안, 그리고 여전히 제 꿈의 근원인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신념을 만든 배경이기도 합니다. 미취학 아동 때부터 탄광에서 일하는 아이들 이야기나 평생을 나병 환자 치료에 힘쓴 의사 이야기 등을 보다 보니 제게 있어 선의 기준이 자연스럽게 그런 방향으로 자리 잡은 거죠.

그런데 문득 왜 이렇게 이런 류의 책이 많았나 궁금해졌습니다. 어머니께 여쭤보니 예상 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그런 책들을 많이 사놓았다고요. 그게 이정도로 제 삶에 영향을 끼칠 줄은 모르셨다면서요.

그런 거였다면 목적 달성입니다. 그때 읽은 책 제목이나 출판사 명은 하나도 기억 안 나지만 그때의 충격은 여전히 생생하거든요. 그냥 도시에서 그냥저냥 사는 미취학 아동이 자기 주변 말고 다른 삶에 대해 무얼 알았겠습니까.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를 아는 것은 한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직간접적 경험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어머니는 농담으로(혹은 진담으로?!) 이정도로 제 가치관에 영향을 줄줄 알았다면 그렇게 많이 사놓지는 말걸 그랬다고 하셨는데요. 지금은 덜하지만 한때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제가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서라면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또 이걸 (굳이) 부모님께도 설파했거든요..^^

지금은 목숨 아까운 줄은 알아서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제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서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긴 합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일시적인 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자생책을 연구하고 싶어서기도 하고요. 또 연구한 결과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필드에서 완전히 발을 떼고 싶지는 않아서... 직장 병행이라는 악수를 뒀네요⚫️ 아무래도 사람은 자기가 속한 곳의 시야로만 세상을 보기 마련인데 기자는 그래도 좀더 다양한 세상을 볼 수 있는 직군이긴 하거든요. 학문은 결국 현실에 적용할 때에 의미를 지닌다고 보는 극한의 실용주의자입니다.

아무튼 어릴 때 읽은 책과 겪은 경험이 평생에 은은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언젠가 아이를 키울 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잊고 책장에 꽂아둔 책 한 권이 그 아이의 머리를 관통하는 무언가로 평생 남을지도 모르니까요. 구독자님의 유년기를 돌본 책은 무엇이었을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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