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벌레를 무서워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무서워하는 것과는 별개로 잘 잡는 편입니다. 자취를 오래 하면서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것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요. 웬만한 벌레에는 끄떡 없습니다. 물론 징그럽고 싫지만 집에 그 아이와 나, 단 둘이 남겨졌는데 어쩌겠습니까. 어떻게든 해치워야죠. 이제는 벌레를 안 죽이고 밖에 방생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미 어린 시절부터 곤충류에 익숙하긴 했습니다. 미취학아동 때는 공벌레와 달팽이를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무당벌레랑 잠자리도요. 지금은 못하는데 그때는 달팽이를 손 위에 올려두는 게 취미고, 잠자리도 잘도 잡았습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좀더 겁이 많아지긴 했습니다. 사실상 겁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배척이 심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키도 덩치도 다섯살때보단 훨씬 커진 지금도 예전만큼 벌레랑 가깝게 지내진 못하니까요.
아무튼 고등학교는 산이 바로 뒤에 있는 곳에 다녔습니다. 벌레와 동물이 얼마나 많았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하... 당시 꽃매미가 기승이었는데 정말 진짜 그건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싫었습니다. 차라리 꿈틀이는 종류는 몰라도 그건 날아다니거든요...
심지어 고1때는 반에서 쥐도 나왔습니다. 아직 기억나는 게, 당시 담임쌤이 반에 쥐가 있는 것 같다며 뒤에 끈끈이 쥐덫을 놨습니다. 전 늘 등교를 7시 전으로 빨리 하는 편이었는데요. 아침에 교실에 들어 갔는데 하... 뒤에서 쥐소리가 나는 거예요. 그때, 저희 반 친구 몇몇이 같이 있었는데 다 교실 밖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당시 부실장이었고, 반에 애들이 점점 등교하면서 이대로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걸 위에 종이를 덮고... 끈끈이를 들고 교실밖에 나왔습니다. 일단 건물 밖에 내놓으려고요. 그러다가 앞에서 교감쌤을 만나서 거의 우는 목소리로 쥐라고 말씀드렸고 선생님께서 끈끈이 채로 들고 가셨습니다. 이젠 고등학생 시절도 흐릿해져 가는데 이날 기억만은 아직 생생합니다. 잊혀도 될 것 같은데요...
벌레보다 쥐가 더 싫습니다. 진짜 그 뒤로도 한강공원에서 쥐를 실제로 봤는데 진짜... 저는 쥐가 제일 싫어요. 사실 벌레도 싫어요. 위에서 센척하긴 했지만 벌레를 처치할 수 있다는 건 실내에서 단 둘이 있을 때, 혹은 나보다 벌레를 무서워 하는 사람과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야외에서 갑작스레 벌레를 마주하는 건 진짜 왕 싫습니다. 특히 길가다가 밟을 뻔 하는 게 제일!! 싫어요.
불현듯 왜 벌레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그 출발점이 흐릿하네요. 아무튼... 싫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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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곤충? 아무튼 벌레들은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ㅎ 심지어 뱀은 영상이나 이미지로도 보기 무서운... 쥐에 관한 거의 똑같은 일화가 제게도 있어요!(신기) 저는 회사에서.... 주말에 출근하던 저는 늘 끈끈이에 붙은 쥐를 발견해야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싫은;;; ^^;;
조잘조잘
으악..!!! <늘> 발견하셨다는 게 정말..🥲🥲 정말 끈끈이에 붙은 쥐는 분명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더 무섭더라고요...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들이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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