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게임을 즐겨하는 저는 종종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곤 하는데요. 누군가 제게 물어올 때면 저는 자주, 단발머리에 떡볶이 코트 입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영화 '앙단팥 인생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요. 늘상 할머니하면 빠글빠글한 파마머리에 까만 염색을 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했는데 영화 속 할머니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물론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머리숱이 많아야 하지요... 생머리는 숱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란 사실, 구독자님은 아시나요.
또 저는 근엄하기보다는 재미나게 늙고 싶습니다. 제 안에 숨어있는, 어쩌면 슬슬 대놓고 드러나고 있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질이 나이가 들면서 완전히 자리잡을까 두렵거든요. 가끔 미래의 아이라거나 현재의 교육 환경에 대한 염려를 친구들과 두서없이 터놓곤 하는데 그때마다 저도 가끔 놀라곤 합니다. 왜 이렇게 각박하고 야박한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재미나게 늙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굳이 쓴소리도 하지 않고, 무거운 것을 가볍게 표현할 줄 알고, 요즘 애들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는...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이건 지금도 못하는 일이네요. 늙어서 하기에 앞서 젊어서부터 그런 걸 잘 하는 사람이 나이도 그렇게 드는 거겠죠. 잘 늙기 위해선 젊어서부터 잘 살아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새깁니다.
그래도 흰 단발머리에 떡볶이코트는 커다란 노력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요. 매사에 노력하며 사는 건 너무 힘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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