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머리 할머니가 되고 싶은 건에 대하여

2024.02.27 | 조회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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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만약에' 게임을 즐겨하는 저는 종종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곤 하는데요. 누군가 제게 물어올 때면 저는 자주, 단발머리에 떡볶이 코트 입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영화 '앙단팥 인생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요. 늘상 할머니하면 빠글빠글한 파마머리에 까만 염색을 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했는데 영화 속 할머니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물론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머리숱이 많아야 하지요... 생머리는 숱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란 사실, 구독자님은 아시나요.

또 저는 근엄하기보다는 재미나게 늙고 싶습니다. 제 안에 숨어있는, 어쩌면 슬슬 대놓고 드러나고 있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질이 나이가 들면서 완전히 자리잡을까 두렵거든요. 가끔 미래의 아이라거나 현재의 교육 환경에 대한 염려를 친구들과 두서없이 터놓곤 하는데 그때마다 저도 가끔 놀라곤 합니다. 왜 이렇게 각박하고 야박한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재미나게 늙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굳이 쓴소리도 하지 않고, 무거운 것을 가볍게 표현할 줄 알고, 요즘 애들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는...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이건 지금도 못하는 일이네요. 늙어서 하기에 앞서 젊어서부터 그런 걸 잘 하는 사람이 나이도 그렇게 드는 거겠죠. 잘 늙기 위해선 젊어서부터 잘 살아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새깁니다.

그래도 흰 단발머리에 떡볶이코트는 커다란 노력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요. 매사에 노력하며 사는 건 너무 힘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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