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반성록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미 스스로 잘 알고 있던 본인의 단점을 마주할 때면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오곤 합니다.
구독자님께서 아실지 모르겠지만 전 속이 좁은 편입니다. 그걸 들키는 건 또 싫어해요. 그래서 외부에서 이성적이라거나 침착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 정말 민망합니다. 알고보면 속에서는 매일 허겁지겁 굴고 있거든요.
이건 비밀인데 속이 좁은 사람의 특징은 일희일비입니다. 마음이 작은 만큼 한 번에 하나의 감정만 담을 수 있거든요. 그릇이 넉넉하면 여러 개를 담아도 괜찮을 텐데, 그쵸.
아무튼 급 반성을 하게 된 이유는 제가 얼마전 삐치는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삐지는 건 밉거나 싫은 것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혼자 그냥 속으로 '흥'하고 말았죠. 솔직히 말하면 마냥 속으로 생각하진 않고 가까운 한 둘에게 뿡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거쳐 모두 풀렸습니다. 첫 번째는 제 삐침의 대상에게서 기분 좋은 말을 들어서 금세 기분이 좋아졌고요. 두 번째는 제가 삐졌던 사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감사의 마음이 커졌습니다. 아시다시피 굳이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남의 문제와 개선점을 알려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특히 제가 일을 하면서도 어려웠던 점을 콕 짚으셨고 앞으로 일을 할 때에도 뼈가 되고 살이 될 조언을 얻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한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옆을 보며 함께 가는 게 어렵다는 것은 점점 실감이 납니다. 당장 닥친 '내 일'을 해결하는 데 급급하고, 내 일이 잘 풀려갈 때에도 그 여유를 타인에게 돌리기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진심어린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다면 더욱 감사하고, 새겨 들어야 합니다.
마음이 풀리고나자 그 자리는 부끄러움이 메웠습니다. 무엇이 부끄러웠을까요. 저의 역량부족? 혹은 혼자 삐친 마음? 아마 둘 다입니다.
그래도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진심으로 스스로를 반성했습니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오롯한 반성이요. 왜냐면 저에게 보완점을 말해주는 과정도 배려해 주셨고, 무엇보다 그 지점들이 납득이 갔거든요. 거창하지만 아주 오랜만의 성장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날을 기록해두고 싶네요.
머지 않은 날에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는 말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인생 화이팅입니다. 오늘도 다들 열심히, 잘!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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