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좋다'는 말이 입에 달라 붙어 있습니다. 대화의 공백이 생길 때, 저도 모르게 '좋다'고 말하기도 하고 평소 리액션의 7할이 '좋다'는 말이기도 한데요.
주변의 반응은 가지각색입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냐며 되묻기도 하고 어떤 게 좋냐며 꽤나 구체적으로 물어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굳이 좋다라고 말하는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냥 자연스레 나오더라고요. 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견지해오던 이 습관은 어느 순간 옅어졌습니다. 작년 즈음이었는데요. 별로 좋은 일이 없어서인지 좋다는 말이 선뜻 안 나오더라고요. 그제서야 저는 알았습니다. 제가 별 생각없이 한다고 생각했던 '좋다'는 정말 좋아서, 한 말이었구나.
다행인 건, 최근에 만난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서 혹시 습관이 '좋다'고 말하는 거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와, 다시 돌아왔구나 싶어서 저도 모르게 신났습니다. 이 얘기를 편지 주제로 써야겠다며 마음에 새겨두었죠.
생각해 보면 요즘 대부분이 좋게 흘러가긴 합니다. 특별히 엄청나게 좋은 일은 없어도 나쁜 일도 없습니다. 꼬치꼬치 캐들어가면 불쾌한 일이 있더라도 하루 중 긍정적인 경험들로 상쇄 가능한 수준의 것들이죠. 그래서 좋나 봅니다.
어쩌면 이 말버릇으로 제 감정 상태를 유추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나 궁금한 건, 과연 이 말버릇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입니다. 다들 그런 말을 하잖아요. 마냥 밝고 세상을 좋게 보며 살 수 있는 시기는 길지 않다고요.
그런데 저는 이왕이면 오랫동안 좋다고 말하며 살고 싶어요. 정말 좋아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더라도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 녹아 있으니까요. 나쁜 상황일지라도 우울을 입밖에 내는 것보다는 '좋다'고 말하면서 뇌를 혼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나쁜 게 아닐지도? 하면서요 ^_^!!
그리고 실제로 좀 나쁘면 어때요, 말이 씨가 된다고 '좋다', '좋다' 하면 정말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구독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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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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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좋다~" 저는 조금 다르게 제 상태 보다는 회사 직원들 테니스를 강습 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정말 잘했다는 말이고(지금 느낌을 기억해!), 조금 부족해도 잘 할 수 있다는 응원하는 마음의 말입니다. <좋다>는 말은 지금 순간만이 아니라 미래를 포함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편지는......................."좋다~" :-)
조잘조잘
좋다는 미래를 포함한다는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저 역시 습관적으로 뱉는 이유에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조금 더 큰 것 같아요😀 좋다는 응원을 받는 다른 분들도 분명 좋으실 것 같아요. 긍정의 말을 들으면 긍정의 기운이 함께 자라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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