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근래 먹은 음식 가운데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얼마전 먹은 킹모닝이 기억에 남네요. 버거킹 조식 메뉴로 빵에 오믈렛, 토마토, 양상추로만 구성된 아주 단순한 음식입니다.
연차내고 느지막하게 일어난 날의 일입니다. 9시쯤 겨우 침대에서 나와 오후 약속 가기 전 방청소를 할까 하다가 문득 전날 러닝을 안 한 게 생각났습니다. 친구에게 '내일 아침에 할게'라며 말한 것도 기억나고요. 모른 척할까 했지만 한번 또 생각이 났는데 어떻게 그러겠습니까.
세수만 하고 머리 질끈 묶고 집밖을 나왔습니다. 평일 오전의 동네는 낯설더군요. 제가 오가는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는 마주한 적 없는 동네 아이들도 어린이집을 향하고 있고, 출퇴근 시간보다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침에 뛰는 건 저녁에 뛰는 것보다 힘들었습니다. 공복이라서 그런지 비몽사몽한 상태로 햇살을 받으며 뛰어서인지는 모르겠네요. 뛰는 가운데 골목에서 버거킹을 봤습니다. 이거 다 뛰고 나면 버거킹 가야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뛰었네요.
다 뛰고 버거킹에 갔는데 킹모닝이란 메뉴가 2년만에 재출시했다고 합니다. 또 아침에만 먹을 수 있다니, 이걸 또 언제 먹겠냐면서 주문했습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나왔습니다. 원래 버거킹하면 엄청 묵직하고 기름진 버거만 떠올랐는데 웬걸 예상못한 건강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맥모닝보다도 맛있더군요. 후라이보다 오믈렛이 아침에 먹기도 더 편했습니다.
그렇게 킹모닝에 아이스 커피를 느긋하게 마시면서 창밖을 보고 있자니 새삼 마음이 풍족해졌습니다. 아침을 먹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죠. 아침부터 뛰니 힘들어서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말 그대로 오천 원의 행복이었습니다. 근래 사먹은 외식 중에 가장 저렴했지만 맛은 가장 좋았네요🍔
구독자님도 오늘 아무리 바빠도 밥은 맛있게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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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킹모닝, 저도 조만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마신 커피가 떠올랐어요. 어릴 적 아카시(아)꽃에 대한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커피였습니다. 나무사이로에서 판매하는 <나비>라는 원두인데,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어릴 적 아카시(아) 꽃을 따먹던 그 향기가 강하게 전해졌습니다. 이 정도면 예전 아카시아껌 만큼 강한 향입니다. 인공적인 향이 아닌가 싶을 만큼 정말 신기했습니다. 입안 가득 꽃향기를 머금고 있다고 상상하셔도 좋습니다. ^_^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가씨 그~윽한 그 향기는 무언가요 아~아~ 아카시아 껌' - 아카시아컴 CM송 ______ 팩트체크 - 아까시(Robinia pseudo-acasia) 우리가 아카시아로 잘못알고 있는 아까시 나무는 콩과의 낙엽교목이고, 진짜 아카시아는 열대와 온대지역에 분포하는 상록수입니다.
조잘조잘 (317)
자체의 맛도 맛이지만 그날의 여유가 맛을 더해준 것 같아요 ㅎㅎ 이런 아까시는 사투리고 아카시아가 표준어인줄 알았는데 둘이 아예 다른 종류인줄은 몰랐네요. 나무사이로에서 판매하는 <나비> 원두! 와, 커피에서 꽃향기가 가득 느껴진다니 너무 궁금한데요? 머지 않아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ㅎㅎ 좋은 공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조잘조잘 (317)
오, 어딘지 익숙해서 검색해 봤더니 이전에 경복궁 근처에서 방문한 적있는 카페네요! 다음에 가면 나비 원두로 꼭 마셔봐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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