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택이 최고였을 수는 없지만

2023.09.13 | 조회 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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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어제 수성못이 보낸 편지는 잘 읽으셨나요? 글을 재미있게 쓰는 친구라서 다음에 한번 써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마침 좋은 글을 써줘서 예고없이 보내봤습니다.

무수한 성공 신화들에 둘러싸인 우리는 실패를 지독하게도 무서워합니다. 한 번의 실패가 인생 전부를 망가뜨리기라도 할 것마냥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며 다짐, 또 다짐하기도 하는데요. 겉으로는 '쿨한 척 안 될 수도 있지 뭐'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실패가 너무도 두렵습니다. 쿨하게 말하는 것마저도 어쩌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괜찮은 척 하기 위할 때가 종종 있고요.

그래서인지 우리 모두가 각자 인생에서의 주인공이고, 루피처럼 언젠가 해적왕이 되고야 말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자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와닿더라고요.

구독자님이 실패를 가장 무서워했던 시기는 언제인가요? 저는 어제 편지를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2020년 가을이었습니다. 그때, 전환형 인턴 기간 중이었거든요. 매일, 매순간의 모든 것들이 평가 받고 있다는 생각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고 이 한 단계만 지나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더더욱 잘 하고 싶고, 꼭 성공하고만 싶었죠.

그렇게 잘 하고 싶었던 동시에 스스로가 가장 못나졌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신감은 사라지고 하나하나 모든 게 서툴러 보이고, 뭐 하나 즐기지 못하고 평가에 얽매였던 것 같아요. 좋아서 하고 싶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합격에만 매몰되다보니 많은 게 흐려지더라고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실패가 너무 두려웠던 것 같아요. 여기서 떨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서류, 필기, 면접, 또 면접... 혹은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무서웠어요.

그 당시에 참 위로가 됐던 말이,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는데 100개 기업에 합격해도 한 곳밖에 못가고 반대로 99개 떨어져도 한 곳만 붙어도 된다는 거였어요. 내가 다닐 한 곳은 있겠지라고 뇌에 힘 꽉주고 생각하면서도 그 한 곳을 찾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까봐 걱정이 됐죠. 혹은 아무도 가고 싶지 않아 하는 곳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될까봐 심란하고요.

하지만, 이제 다 지나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위선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정말 그 모든 과정은 지나가더라고요. 당시 인턴 전환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정말 모르는 게, 떨어진지 한 달도 안 돼서 직전에 인턴했던 회사에서 채용 연락이 왔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 잘 다니고 있고요. 그리고 전환 떨어진 회사의 선배들과도 여전히 자주 만나고, 그 회사와 협업 프로젝트도 하고 이래저래 화기애애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나의 실패는 또 다른 하나의 기회로 연결된다고 믿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 제게 벌어지는 모든 일은 다 제가 잘 되기 위한 길로 이끌어준다는 것인데요. 그 회사에 불합격했기 때문에 이 회사에 합격해 다니면서 또 좋은 기회를 얻었고, 또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할 수 있었죠.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무수한 일을 사회초년생 때 겪은 것은 오히려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믿습니다😎... 영원히 안 겪으면 가장 좋겠지만은요, 우하하.

어쩌면 신포도 전략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으면 삶이 더 술술 풀렸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는 기회를 얻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모든 것이 상상에 불과한 '그때 그랬다면'을 떠올리기 보다는 지금의 현실에 충실하고, 또 앞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에 집중하는 게 자신의 삶을 더 충만하게 만들 거라 확신합니다. 확신이란 말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만큼은 쓰고 싶네요.

얼마전 앱으로 본 운세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참 공감이 돼서 휴대폰 배경화면으로도 잠시동안 해뒀습니다. 지금의 구독자님도 저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모여 만든 현재를 살고 있겠죠. 그렇게 또 가장 '괜찮은' 선택들로 채워가 봅시다. 아직 남은 선택들은 무궁무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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