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따지면 비싼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겁니다. 구독자님, 전 지갑도 캐릭터가 그려진 동전지갑을 쓰고, 이어폰도 대학생 때 산 qcy를 씁니다. 이상하게 비싼 물건은 늘 잃어버리고 저렴한 물건은 단 한 번도 잃어버리지 않은 덕분입니다.
지갑은 늘 저렴하고 귀여운 걸로 쓰는데요. 오히려 중고등학생 때 더 성숙한 지갑을 썼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입학할 때도 아빠랑 커플 지갑으로 중장년층의 남성이 쓸법한 지갑을 썼습니다. 백화점을 둘러봐도 그 갈색 가죽 지갑이 제일 맘에 들더라고요.
그런 소비습관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비싼 지갑을 사봤자 소중히 다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방에 아무렇게나 돌아다니고 떨어뜨리고 이런 저런 수모를 겪다보면 제아무리 좋은 지갑이라도 해지고 때타기 마련입니다.
또, 지갑은 좋은데 안에 든 것이 허허벌판이라 그런 것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간지의 기준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겉보기엔 허접한데 알고보면 고수인 그런 소년만화스러운 설정이거든요. 차라리 허접해 보이는 지갑인데 안에 든 게 빵빵하다면 더 멋있지 않을까 하는 나홀로 멋입니다. 지갑도 좋고 안에 든 것도 많으면 베스트겠지만요^.^
그리고 지갑이 귀여우면 기분이 좋습니다. 맹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담고 다니는 그릇은 이렇게 작고 소박하고 아이같은 것이라는 모순이 재미있기도 하고요.
이어폰은 버즈 프로를 한번 잃어버린 후로는 계속 줄이어폰을 썼습니다. 좋은 이어폰을 이용할 때의 효용보다 잃어버렸을 때의 상실감이 더 크더라고요. 굳이 살 필요를 못 느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줄이어폰마저 잃어버렸습니다. 대학생 때 사놓고 안 쓴지 n년은 된 qcy를 찾아 꺼냈습니다. 막귀라 그런지 뭘로 들어도 좋더라고요. 그래도 줄이어폰이 잘 잃어버릴 일도 없고 좋긴 했어서 또 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Qcy 잃어버리면 그때 사겠습니다. 그런데 구독자님, 아시나요? 요런 것들은 잘 잃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것들은 모두 오래오래 쓸 것들뿐이니... 더는 잃어버릴 일 없기를 기도합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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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도 않지만, 잃어버리면 다시 돌아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 1인 입니다. 제가 남의 물건을 잘 찾아줘서 그런거라고....^^;; 누구 보다 무선의 매력에 일찍 빠졌습니다. 키보드, 마우스, 이어폰 등등 나름 얼러 어댑터?!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유선으로 돌아오는 저를 발견... 얼마 전엔 영화 <비긴 어게인>에 나온 한 장면을 따라해 봤습니다. 같은 음악을 두 명이 같이 들을 수 있는 분배기(?)를 드디어 사용해 봤습니다. 이 역시 유선 이어폰이어야 가능했습니다. (무선 이어폰은 아직 불가능한걸로)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조잘조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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