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루꼴라를 참 좋아합니다. 제 기억 속 최초의 루꼴라는 '오쏘파스타'라는 가게에서 만났는데요. 여긴 제가 대학 시절 무지하게 좋아했던 파스타집입니다.
농담삼아 이탈리아에 계신 엄마가 해주신 맛이라고 하고 다녔는데요. 그만큼 집밥 느낌이 물씬 나는 곳입니다. 매주 메뉴가 달라지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곳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말하다 보니까 또 가고 싶어지네요.
아무튼 여기서 파스타 위에 올라간 루꼴라를 처음 맛보고,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향긋한 야채가 있다니! 안그래도 깻잎, 바질처럼 향이 강한 야채를 좋아해서 그런지 더더 맛있게 느껴졌죠. 그때부터 어느 가게에 들어가도, 루꼴라가 있는 메뉴가 있다면 꼭 시키곤 했습니다.
너무 조금씩 올라오는 게 아쉬워서 루꼴라를 직접 키울 방법도 고민했는데요. 이런저런 후기들을 검색해 봤는데 현실적으로 제가 키우긴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루꼴라가 잘 자랄 만한 환경도 아니고요.
하도 루꼴라, 루꼴라 하고 다니니까 부모님께서 밭 한편 허브용 공간에 루꼴라를 심어 주셨습니다. 이번에 수확하셔서 한보따리 주셨는데요. 진짜 루꼴라를 이렇게 실컷 먹어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아낌없이 올려 먹었는데요. 루꼴라 요리를 해먹으려고 레시피도 여러 개 검색해 두었습니다.
직접 기른 맛있는 루꼴라에 신나 하기도 잠시, 은은한 감동도 차올랐습니다. 누군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걸 심고, 키워내는 마음에 어느 누가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하나를 하면 열만큼 생색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그간 루꼴라가 잘 자라고 있었음에도 한 번도 말씀을 꺼내지 않고, 이번에 제가 왔을 때 너때문에 키워냈다고 한 바가지 따서 오셔서 정말 마음 깊이 감사했답니다.
저는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본인의 호불호와 무관하게요. 그런 의미에서 루꼴라 하나가 새삼 사랑 한 토막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과한 의미 부여이고 부모님도 제가 하도 루꼴라, 루꼴라 하니까 대체 어떤 거길래 그런가 싶어서 궁금해 하시기도 했지만요^^;
아무튼 루꼴라를 실컷 먹을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요즘입니다. 레몬 넣어서 파스타 먹고 싶어서 어제 레몬즙도 사왔답니다. 요즘 봄이라서 이런 저런 채소들이 싱싱하게 나고 있습니다. 물론 마트 장보러 가보면 가격이 너무 올라서 진짜 식겁하지만요. 제철채소 듬뿍 먹는 요즘 보내시길 바라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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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루꼴라, 있는 것도 알고 먹기도 했을텐데, 오늘 자세히 봤네요~! 다음에 저도 유심히 살펴서 맛을 봐야겠어요. 매운 맛을 좋아하는 저는 <청양고추>를 좋아합니다. 가끔 가는 청국장집이 있는데 반찬으로 주는 청양고추 때문에 청국장을 먹으러 간 적이 있어요!ㅎㅎ 며칠 전에 고추김밥도 먹었습니다. 맵지 않은 하루 되세요! ^^
조잘조잘
향채료를 좋아하시면 루꼴라 적극 추천드려요 ㅎㅎ 오우 전 한번도 청양고추를 쌩으로 먹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실은 맵지 않은 고추를 먹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다음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급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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