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다시 눈썹문신을 했습니다. 2020년도에 처음 했는데 그때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일단 눈썹을 매일 안 그려도 되니까 편하고 나중에 옅어져서 덧그려야 할 때도 모양이 잡혀 있으니까 수월하더라고요. 눈썹 숱이 없는 것은 아닌데 털이 얇아서 맨 눈썹일 땐 어딘가 맹~한 느낌이 있어서 만족감이 더 높았죠.
그런데 그 만족감을 차치하고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남들은 다 안 아프다고 하는데 전 서걱서걱 눈썹을 긁는 소리도, 그 느낌도 싫었습니다. 아픈 것도 물론이고요. 맨살이 종이에 계속 베이는 느낌? 안 그래도 엄살 심하고 겁도 많아서 더 그렇기도 했겠네요.
구독자님은 눈썹문신을 하셨나요? 특히 눈썹 끝쪽, 뼈랑 가까운 부위를 그릴 때에 진짜... 진짜 아픕니다. 절로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게 되죠.
저는 눈썹문신을 하면서 진짜 문신에 대한 생각은 바로 접어버렸습니다. 신체발부수지부모 같은 이유는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도 제 뉴스레터를 읽으셔서 이걸 공개해도 되나 싶지만 2년 전 저희 부모님이랑 저는 셋이 같은 샵에서 눈썹문신을 받았거든요. 후천적으로 얻게 된 꼭 닮은 눈썹 세 쌍입니다. 심지어 아버지는 얼마전에 이미 저보다 앞서 한 번 더 받으셨습니다.
아무튼 만약 진짜 꼭 기억하고 싶은 게 생긴다면 문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도로 나이브하게 생각했지만 어우, 그냥 머리로만 기억하는 게 좋겠더라고요. 몸에 새기면서까지 하기엔 제가 고통의 역치가 너무 낮아요.
이렇게 말해놓고 왜 또 눈썹문신을 했냐, 하면 숙연해지네요. 그냥 요즘 아침 운동을 매일 하면서 거울을 많이 보는데 밍숭한 눈썹이 계속 눈에 들어왔고 홧김에 다시 예약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대만족이네요. 항상 똑부러진 이미지에 대한 니즈가 있는데 눈썹이 강렬해지니 아주 사람이 야무져 보입니다. 어딘지 짱구같기도 하고요.
물론 이렇게 진한 것은 금방 빠지겠지만은 잠시간은 이 아주 강한 앵그리버드 같은 인상을 즐겨야겠습니다. 리터치 받으러 또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서걱서걱하는 소리에 몸이 에이네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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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문신에 대한 생각은 참 오래하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눈썹>정도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생긴대로>라는 말로 참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치과랑 참 친하게 지냈고, 생각하기 어려운 큰 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마취 주사가 가장 아프고 두렵습니다. 바늘 한땀 한땀이 느껴져서 그렇습니다. 문신의 고통이 이와 비슷하다면, 저는 하지 못할 것 같은... 큰 고통 하나 보다 때론 작은 고통 여러 개가 더 큰 고통일지도 모르겠어요. 메일을 읽고 짱구와 앵그리버드를 상상하며 웃었습니다.(죄송) 오늘도 짱구의 귀여움과 앵그리버드의 똑부러진(?) 이미지로 즐겁게 시작하세요! :-)
조잘조잘
눈썹 문신은 그래도 마취크림을 바르긴 해서 참을 수 있는 고통이긴 하다만... 가끔가다 종이에 베이는 듯한 느낌이 나서 저는 영 싫더라고요🥲 그래도 한번 하고 나면 당분간은 편하니까 참아봅니다.. 큰 고통 하나보다 작은 고통 여러 개가 더 큰 고통인 것도 공감합니다. 손톱 옆 거스러미가 정말 불편한데도 뗄 때 따끔한 게 참..💣 아직도 짱구 눈썹이네요 ㅎㅎㅎ 어서 자연스럽게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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