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인스타툰을 보는데 작가님이 남편분께 반한 이유가 매사에 답변을 잘 해주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질문에도 최선을 다해 답변해준다고요.
그걸 보고나니 나도 그걸 참 좋아하네, 싶었습니다. 전 평소에 쓸데없는 질문이 많은 편인데요. 그냥 길을 걷다가 구름이 왜 저 모양인지, 이 가게는 왜 여기 자리 잡았는지, 저 벌레 집은 어딘지 등 자질구레한 것을 궁금해하고 옆에 있는 사람과 같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상대방의 생각이 궁금해서죠. 이게 뭐지? 했을 때 정답을 알고 싶다기보다는 같이 '이게 뭐지?'를 하는 게 좋아요. 정답을 같이 알아가면 더 좋고요.
성장 과정도 영향이 있는 게 저희 아버지께선 한번도 '왜요'에 '몰라'라고 답하신 적이 없습니다. 보통 아시는 대로 설명해 주시고, 제가 길가의 꽃이 뭔지 묻자 꽃 관련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리려서 답변을 받아 오실 정도죠.
저는 애기들이 꼭 한번 겪는다는 '왜요?' 시기도 매우 좋아합니다. 나이 차이 나는 사촌동생들이 어릴 때, 지하철만 타도 이건 왜 빨갛고 왜 이 방향으로 가고, 어떻게 지하로 가고 이런 질문을 하면 같이 신나서 생각해 보곤 했습니다.
예전에 참 좋아했던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가 했던 질문은 기억 안 납니다. 매번 하듯이 딱히 답이 궁금하진 않지만 알면 재밌을 것 같은 질문들을 늘어 놓았겠죠. 그런데 그 사람은 그때 답을 못하면 며칠뒤에라도 찾아서 답을 주었습니다. 오히려 질문한 당사자는 무신경하게 잊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늘 정답을 찾진 못해도 누군가 궁금해 하는 것을 같이 궁금해 하고, 해답을 찾으려는 그 과정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좋아하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매번 질문하는 업인 기자일이 적성에 잘 맞네요. 궁금한 게 많아서 다행입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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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질문에 답변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 매력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반성중) 생각해보니 저는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편이고, 누구에게 묻는 일이 별로 없었나 봐요. 제 질문은 주로 <호기싦>에서 시작된... 그래서 <검색>을 잘하는 편!ㅎㅎㅎ 앞으로 누군가 제게 질문한다면 최선을 다해 답을 해주겠어요! ^^
조잘조잘
자기 자신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만 해도 훌륭한걸요 ㅎㅎ 저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자주 궁금하더라고요. 특히 저와는 다른 생각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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