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장르는 추리, 싫어하는 장르는 자기계발서. 명확한 취향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성공에 대한 기준과 성공을 향한 방법은 어느 하나로 정형화 될 수 없다고 믿는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이정도로' 성공한다고 말하는 책들을 싫어합니다. 본인이 그런 신념을 내재화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정답인 것마냥 남들에게 가르치는 건 영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초등학생~중학생 때는 자기계발서를 굉장히 많이 읽었습니다. 당시에 <7막7장>,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성으로 성공한 이들의 책이 쏟아지기도 했고요. 그때 생각한 성공의 기준은 좋은 대학이었던 만큼 그런 책들에 영감도 받았습니다.
아마 고등학생 때부터 그런 류의 책들을 멀리했던 것 같네요. 첫 번째 이유는 피곤함이었습니다. 독서시간마저 남이 열심히 사는 이야기로 채우고 싶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질투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버티던 때에 이미 잘 된 이들이 푸는 과거 이야기를 듣기 싫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잘 풀렸으니까 그 과정마저 성공적이었던 거 아닌가?하는 사춘기의 삐뚤어진 마음도 있었겠네요.
지금은 의구심이 가장 큰 축을 차지합니다. 길고 짧은 건 죽기 직전이 될 때까지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지금 이 순간에 금전, 명예, 권력 등 분야에서 남들보다 우위에 있다해도 평생 갈지도 모르고, 지금은 성공의 비결인듯 보인 것들이 언젠가 후회의 원인이 될지도 모릅니다.
허무주의는 아닙니다. 다만 내가 걸어온 길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걸 조심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죠. 물론 개개인이 그렇게 믿고 살아가는 건 존중하고, 모두가 각자의 자기계발서를 마음에 품고 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에 원동력이 되어줄테니까요. 어떻게 보면 그러한 자기 확신이 그들이 말하는 성공의 원천이었을 것도 같네요.
강요가 아니라 권유를 하는 자기계발서 작가님들도 꽤 계십니다. 남의 좋은 습관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면 좋다는 것도 자명하고요.
결론은 좋은 건 배우되 남의 성공과 비교하지 말자, 입니다. 요즘 sns에 자기계발 콘텐츠가 범람하는 게 피곤해서 그런지 말이 길어졌네요. 장황하게 쓰고보니 이또한 '자기계발서는 틀렸다'는 생각을 강요하는 글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 어렵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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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완전 공감합니다. 저 보다 일찍 마음을 정하신듯... 참 자극적인 문장들이 난무합니다. -_-;;
조잘조잘
이러다 언젠가 맘에 드는 자기계발서를 찾을지도 모를 일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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