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28살입니다. 어찌저찌 27살까지는 어리다는 수식어를 붙여보려고 했는데 28살부터는 제 양심이 허락해주지 않습니다. 이제는 진짜로 어리다기보다는 젊은 쪽에 가까워진듯합니다.
... 까지 쓰고 나이 듦에 대해 5문단 내리 써내렸다가 모두 지웠습니다. 아직 제가 나이듦에 대해 논하는 건 너무 건방져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 그런데 그렇다고 실제로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 해당 글을 내보이면 바로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글이 일기장에나 써야 하는 글인가 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백스페이스 키를 끝없이 눌렀네요.
짧게 요약하자면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다 안다는 착각에 벗어나기 위해 잘 모르는 분야를 새로 배우고,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었는데요. 그래서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은데 막상 배우고 싶은 것이 그렇게 많고, 뚜렷하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해야 한다거나 하면 좋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라 오롯이 흥미 본위의 것들을 좀 배워보고 싶은데 말이죠.
구독자님은 배우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저는 늘 쓸모를 생각하지 않는 일에 대한 동경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의 쓸모가 없는 것을 배워보고 싶은데 자꾸만 무언가를 배우기에 앞서 쓸모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디에 이용하면 좋을지, 어디에 써먹으면 좋을지 따위를요. 물론 세상 만사 쓸모없는 것이 어디있겠냐만은요. 당장의 제 직업이라거나 미래의 꿈이라거나 건강이라거나 등과 무관한 무언가 중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욕심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자수입니다. 저는 매년 1월 자수세트를 사는데요. 십자수, 프랑스 자수, 뜨개질... 다양합니다. 늘 자수를 놓으며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매년 사는데 한번도 완성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엔 양모펠트도 샀는데요, 이 역시 결국 얼굴도 채 완성하지 못하고 집구석 어딘가에 놓여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보다는 일단 있는 것부터 잘 마무리 짓고 다음을 생각해야겠네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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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도둑질 빼고 다 배워라> 기본 마음가짐입니다. ^^ 저도 무언가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열망이 많은 편인데 물론 실행력은 조금 떨어집니다만~ 요즘 <캘리그래피>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10여년 전에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서 잠깐 관심을 가졌는데요, 새삼 요즘 글씨 쓰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결과도 만족스러워서 더~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십대 부터 <폰트>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컴퓨터에 폰트를 300여 개 설치한 적도 있었구요. 쓸모란 당장 생기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쓸모를 생각하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는 <필수 조건>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워보고 싶은 것은 미용(남성 커트), 자동차/바이크 정비, 재봉틀(소품 만들기), 가죽공예 등등 즐거운 하루 되세요!
조잘조잘
실행력이 떨어지더라도, 열망이 있는 사람들은 언젠간 반드시 해내고 말더라고요! 폰트에 대한 애정부터 이어진 캘리그래피에 대한 관심. 저 역시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서 호불호의 영역에 있지도 않은 무언가를, 언젠가 또 다른 관점에서 열망하고 있진 않을지 궁금해집니다 ㅎㅎ 나무야님께서는 정말 다채로운 관심사를 지니신 것 같아요. 저는 늘 생각하는 범주 내에서만 생각하는 게 자주 아쉬운데, 퍽 부럽습니다 ㅎㅎ 쓸모란 당장 생기지 않기도 한다는 말을 새기며, 마음이 가는대로 무언가를 시도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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