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잊고 있던 꿈이 있나요. 저는 엊그제 친구의 입을 빌어 들었습니다. 제가 수능만 끝나면 동네 빵집에서 꼭 알바를 하고 말겠다던 다짐을요. 아파트 입구에 있는 작은 동네 빵집이었는데요, 초등학생 때부터 거기를 진짜 좋아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빵집들보다도 맛있더라고요.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이 초~중~고로 이어지는 가운데 꼬박꼬박 열심히도 다녔습니다.
기억 속에 초등학생 때는 엄마가 그 빵집에 몇만원을 결제해두시고 제가 가서 우리집 번호를 말하면 차감하는 식으로도 했던 것 같습니다. 포인트도 진짜 열심히 적립했고요. 그만큼 정말 단골이었는데요.
제가 친구한테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나만큼 이 빵집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없을 거니 내가 바로 여기 알바로 제격이라고요..^^ 모든 메뉴를 먹어봐서 손님들한테 추천도 할 수 있다면서요.
솔직히 말해 까먹고 살아서 듣고 마냥 웃겼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니 그때의 저라면 분명 그랬을 거 같더라고요. 정말 그 빵집을 넘 좋아했고, 거기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쉽게도 불발했지만요. 졸업하고 얼마 안돼서 상경해야해서 언감생심이었죠.
안타깝게도 제가 졸업 후 부모님도 이사를 가셔서 그 빵집을 갈 일은 없었습니다. 동네에 이모도 사시고, 친구들도 살아서 가끔 갔지만 그 빵집을 갈 일은 없었고요. 그래서 잊어가다가 엊그제의 그 말을 듣고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몇번 이름이 바뀌었지만 그 자리 그대로에 있더라고요.
검색해보니 아니나다를까 네이버지도 기준 평점 4.6이었습니다. 호평이 자자하더군요 ^.^ 어린 시절의 기억때문인지 전 여전히 동네 빵집을 좋아합니다. 왜 있잖아요, 소보로 하나에 1000원 안 하는 그런 집들. 나이 지긋한 부부가 하시는 경우가 많고 투박하지만 하나같이 맛있는 빵들이 있는,,, 아시죠. 이런 곳들을 점점 찾기 어려워져서 슬픕니다. 화려하고 요즘 유행하는 디저트 빵이 아니라 정말 동네 오다가다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골목의 그런 빵집들... 하지만 이건 소비자 입장이고 판매자 입장에선 유지하기 쉬운 가게는 아닐 것 같기는 합니다.
다음에 대구가면 한번 가서 아직 적립금이 남아있을지 확인이라도 해봐야겠네요. 알바 지망생으로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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