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 조잘조잘은 객원 필자가 보내는 편지입니다💌

2024.07.11 | 조회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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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일일 필자 '중심(中心)'입니다. 처음 뵙네요. 필명 한번 거창하죠? 심지를 곧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재미없게 지었습니다.

오늘 구독자님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찾아왔어요. 한 달 전 일인데요. 방 정리를 하다가 고등학교 1학년 진로 수업 시간에 했던 활동지를 발견했습니다. 무작위로 펼친 장에는 ‘계열 선택’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대입 시 어떤 학과가, 훗날 어떤 직업이 저에게 잘 맞을지 적성 검사를 했던 결과가 담겨 있었어요.

검사 결과로는 예술형, 진취형, 사회형 세 가지 유형이 나왔습니다. 예술학, 경영학&정치외교학, 교육&심리학과가 잘 맞을 거라고요. 그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놀랍게도 현재 저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며 살고 있거든요. 취미와 관심사는 예술형이고, 진취형에 해당하는 학사 전공을 마쳤습니다. 타고난 성격은 사회형에 가깝고요. 활동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사람은 정말 안 변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경찰을 꿈꾸고, 검사를 꿈꾸면서 그에 필요한 학과를 가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던 때였거든요. 희망찬 열일곱 살에게는 현실 감각이 먼 얘기였죠. 대학 원서를 쓸 시기에도 검사 결과는 잊힌 기억 중 하나였어요.

취업하고 나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학부 때는 상상도 못했던 곳, 아니, 생각조차 없던 곳에서 일을 시작했죠. 몇 달이 지나 우연히 중학교 때 생활기록부를 봤는데, 지금의 직업이 장래 희망란에 적혀 있더라고요. 세상이 나를 두고 몰래카메라를 하나 싶어서 온종일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에 이 반가운 경험을 하고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 종종 친구들과 "우린 어떤 스무 살일까?" "어떤 어른이 될까?" 하며 잡을 수 없는 미래를 궁금해하고 기대했는데요. 10대의 저는 20대의 저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어른(?)이 될 것이라는 걸요. 환상 속의 인물은 없지만,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제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구독자님도 시간 있을 때 과거의 나를 한번 찾아가 보세요. 그 시절의 순수한 마음과 무의식적인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앞으로의 길도 조금은 덜 막막하게 느껴질 거예요. 무엇보다도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나와 대화하며, 현재의 나를 더 깊이 이해해 보세요. 그 친구는 계획이 다 있을 거예요.

조잘조잘님께 편지 제안을 받고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문득 성인이라면 마음 한쪽에 품고 살 막막함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에 내던져지는 순간부터 삶을 개척해야 하는 이들에게 불투명한 해답지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어딘가에서 때로는 무력하게, 때로는 바르게,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밝게 살아갈 여러분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냅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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