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을 동경하는 까닭

2024.10.08 | 조회 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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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도시 여행과 자연 여행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저는 두말 할 것 없이 후자를 말합니다. 사실상 도시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합니다. 몸서리치게 싫은 것은 아니지만 선택권이 있다면 굳이 선택할 일은 없을 정도로요. 가장 선호하고, 또 가장 희망하는 여행지가 아무것도 없는 대자연속으로 떠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향유하고 싶어서요. 오직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호수만 바라보기 위해 냅다 몽골로 떠난 이유기도 합니다. 여전히 그때의 시간을 잊지 못해서 기회만 된다면 다시 그때처럼 떠나기를 기다리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언젠가 그러한 대자연을 여행하는 것을 넘어 살아보고 싶은 소망도 품고 있는데요.

어제 문득 왜 그렇게까지 자연을 동경하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자연 속에 있다고 해서 대단히 머리가 맑아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과 멀어져서 '나'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결국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도시 속에서도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고요. 골몰의 끝은 결국 제가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기 때문이라고 결론이 났습니다.

저는 매사에 의미를 찾고 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그 과정을 즐길 뿐이지 그 결과물까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나 문화나 관념 등의 의미를 파고 파고 들다 보면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거든요. 아무리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말과 철학으로 철갑을 둘러도, 그 본질의 본질의 본질은 결국 의미를 쌓으려는 과정일뿐 근본적으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냥 제가 도가적인 사유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지는 몰라도, '의미'를 말하는 것들이 실은 무의미하다는 데서 자주 염증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결국 태초부터 어떤 의미도 두지 않고 오롯하게 존재하는 것들로 마음이 가고요. 대단한 이유를 두지 않고 그저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합니다. 인간은 겨우 100년도 살지 못하면서 그 짧은 시간 동안 고군분투하며 어떻게든 지구에 발자취를 남기려고 노력한 흔적들을 보고 있자면 허무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봤자 수십억년의 시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허무주의가 곧바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동시에 저와 같은 이유로 인공적인 것들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겨우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충실히 살기 위해 의미를 찾고 또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쓴 자국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면 또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에 애틋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정보다는 염증이 더 크기 때문에 멀어지고 싶어서, 자꾸만 대자연을 동경하나 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제가 발을 딛고 있는 곳부터 몸을 감싼 모든 것들이 그렇게 부단히 발버둥쳐온 인간 문화의 흔적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그러한 것들 없이는 차마 하루도 살지 못한다는 것도요. 황당하기 그지없죠? 이런 모순적인 생각을 하는 까닭은 아마 시험기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이겠죠. 공부하기 싫은 마음은 아주 작은 것도 극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기폭제니까요, 우하하. 아무튼 내일은 연휴입니다. 이제 당분간의 마지막 연휴네요... 가을날을 즐겁게 만끽합시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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