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아무래도 올해 저는 의도치 않은 디지털 디톡스를 이어가려나 봅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해지한 데 이어 인스타그램도 삭제했습니다. 무려 일주일째입니다.
거창한 이유는 아닙니다. 사실 좀 부끄러운 이유입니다. 제 친한 친구들 가운데서는 인스타를 안 하는 친구들이 꽤 많습니다. '친한' 친구들 중에 그런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 주효했는데요. 특히 인스타를 종종 하던 친한 친구 몇도 최근 인스타그램을 삭제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인스타그램을 안 하는 친구들이 일상을 굉장히 잘 살아갑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곳에 여행을 가고 좋은 걸 사도 어디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런 친구들의 대다수는 카톡 프사도 아예 없거나 n년째 똑같은 사진을 고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모습이 제겐.. 멋있어보이더라고요^.^
저도 인스타에 피드를 안 올린지는 몇년 됐고, 인스타 스토리에도 멋진 것보다는 길가다가 본 재미난 것들이나 올리는 편이지만 그래도 좋은 곳에 가고, 비싼 것을 먹으면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런 마음이 들 때에, 또 남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마음이 생길 때에, 드는 머쓱함은 구독자님께서도 공감하시려나요. 그래서 그런 마음의 싹을 잘라버리고 싶더라고요, 하하.
또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유머 글이나 릴스 등 이슈에서 좀 멀어지고 싶었습니다. 멀어지고 싶다는 건 제가 너무 가까웠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거의 박사라고 해도 될 만큼 빠삭했는데요, 좀 줄이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훌륭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만 보고 싶었습니다. 안 보면 되지만 괜히 팔로우해놓고 보면서 나도 언젠가의 갓생을 도모하고, 화려하고 충만해 보이는 삶을 동경하는 스스로가 싫으면서도 그걸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다보면 자극을 받을 줄 알았는데 각자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기 마련인데 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게 제겐 딱히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이런 저런 이유로 삭제했습니다. 제가 예전엔 인스타 안 하는 친구들에게 너는 여유시간에 뭘 하냐고 물었는데요, 그때마다 막상 대단한 걸 하진 않는다고 답해왔습니다. 겨우 일주일이긴 하지만 무슨 말인진 알 것 같습니다. 인스타를 안 할 뿐이지 유튜브로 쇼츠도 보고, 블로그도 봅니다.
그래도 달라진 건 확실히 빈도가 줄긴 했네요. 블로그로도 불특정한 알고리즘에 따른 콘텐츠가 아니라 제가 궁금한 정보를 검색해서 봅니다. (여전히 제 관심사는 생산성과 일정 관리입니다^^;) 요즘은 논문 정리법이나 공부 기록법에 대해 많이 봅니다. 제가 계획한 시간 안에 졸업을 하려면 논문 소스들을 지금부터 열심히.. 긁어모아야 할 것 같아서요, 우하하.
이러다가 언제 또 다운 받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가 인스타를 삭제하지 않은 이유 중 가장 큰 건 취재 소스때문이었거든요. 요즘 사람들은 어디에 관심있고 요즘 트렌드가 무엇인지 빠삭해야 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일단은 좀 디톡스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올해 유튜브랑 인스타 접근성을 낮춘 것만으로도 뿌듯합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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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디톡스> 저도 좀.... 인스타그램 의존도가 상당한 저도 생각이 많은... 삭제하면 큰일이 날지 삭제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조잘조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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