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저녁입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오늘 저희 팀은 대부분 휴가를 내서 사무실이 텅 비었습니다. 어쩐지 출근한 소수 인원도 마치 휴가인듯한 기분이었는데요. 마침 오늘 옷도 헐렐레 하게 입고 와서 놀러온 기분으로 기사도 하나 쓰고, 이것저것 가벼운 콘텐츠도 만들었습니다.
지난주에 엄마한테 알릴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장난기가 돋아서 소식을 전하기 전에 거짓부렁을 하고 싶었는데요. 뻥을 하나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 자퇴하려고"라는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말하고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우는 소리를 해도 자퇴 생각은 않았는데 갑자기 자퇴라뇨? 당연히 엄마도 믿지 않았고, 저도 재빨리 진실을 말했습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아빠랑도 전화를 했는데요. 아빠한테 이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자퇴라는 말이 나왔는데 사실 난 자퇴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전혀 생각도 않던 것이 입밖에 나올리는 없으니까요. 졸업만 보고 간다며 이러려니 저러려니 해도 여러모로 힘들기는 한가 봅니다.
저는 말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인데요. 말을 하다 보니 자퇴할 만큼 힘들기는 하나 그보다는 졸업에 대한 열망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공부가 하고 싶어져서 관두는 게 아니라 힘들어서 관두면 약간 간지가 안나잖아요..(?) 농담입니다. 중요한 것은 졸업이니 힘들어도 졸업까지만 버티자,는 결론을 내린 딸에게 아빠는 한 마디 건넸는데요.
"학교는 4년, 5년 다녀도 된다."
그 말을 듣고 한참 웃었습니다. 석사를 학사보다 오래 다니게 되려나요, 정말? 실제로 그렇게 다니라는 말은 아니고, 그래도 괜찮으니까 너무 몸과 마음에 스트레스 주지 말고 완주하라는 의미였죠. 제가 대학생 때 무리하다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서 멘탈이 나간 걸 목격하신 전적이 있기 때문일까요. 엄빠의 초미의 관심사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완주하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학위 따는 데 오래 걸리면 그만큼 남들보다 오래 필드에서 일하면 되고, 스트레스 덜 받은 만큼 1년이라도 더 살면 된다는 주의죠.
아무튼 자퇴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요. 5년 다닐 생각도 없습니다. 리미트는 3년이고, 목표는 2년입니다. 계획은 2년 반이고요^.^ 순간적인 뻥이 온갖 상상까지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마음 속 숨은 생각도 알게 됐네요. 구독자님도 모르고 있는, 구독자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거짓은 무엇인가요. 어쩌면 모르고 있는 것이 우리를 위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주말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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