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실패를 맛볼뻔 하다가 말았다

2024.11.14 | 조회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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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편지를 보내는 저는 지금 안 좋은 밤입니다🙄 어제, 그러니까 13일은 정말 기록할만한 힘든 날이었습니다. 동네방네에 다 알리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산더미였습니다. 공과 사 모두에서 치이고 치이고 치이고 치이다 보니까 정신이 없더라고요. 하나가 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일이 치고 들어오는데, 눈 딱 감고 세상이 멸망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결국 어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의 선택에 의한 것들이기에 누구 하나 원망할 틈도 없이, 이 모든 일을 저지른 스스로를 미워하다가도... 이 모든 일이 11월 13일에 터질 줄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그렇게 다시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냥 밤새면 되지, 하며 미래의 수명과 건강을 담보로 괴로운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전부일 뿐입니다.

여기다가 힘들게 한 이유 하나가 더 있었는데요. 제가 또 학교와 회사 외적으로 준비하던 게 하나 있었습니다. 여기부터 미친 짓이죠(?). 솔직히 너무 급하게 준비해서 잘 될 것을 딱히 바라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잘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마음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분명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해당 프로젝트 발표일에 분명 합격 연락이 와야 하는데 연락이 오지 않은 것입니다. 그날 하루종일 연락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기력이 소진됐습니다. 관련 후기만 계속 찾아보고, 또 상상의 굴레에서 이와 관련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미래의 제가 맞을 똑같은 실패를 상상하며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마침 그날 티켓팅도 있었고 랩미팅도 있고 신경 쓰이는 일들이 계속 있는 가운데 터져나가는 속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또 깨달아서 장문의 조잘조잘을 쓰려고 했죠. 아... 인생이 계획대로 너무 술술 풀리다 보니 나는 '당연히' 잘 될 것이라고 은연중에 믿고 있었는데, 그 과정이 한번 헝클어지니 이토록 실망한 거구나. 사실 당연한 성공은 없는데 왜 나는 나에겐 그 성공이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적어도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있어서만큼은 순풍을 탄 요즘에 자만을 하는 것 같으니 하늘이 깨달으라고 시련의 시간을 줬구나(?). 앞으로 더 준비해서 다음 기회를 잘 잡아보자...까지 마음을 단도리하며, 과거에 합격한 사람들의 기록을 보며 마냥 부러워하며 마음을 다잡은 그때. 

합격 연락이 왔습니다. 물론 최종 합격은 아니고 1차 합격이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2차에서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왜냐면 2차부터는 객관적인 정량 지표 이외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다고 생각해서), 1차에서 떨어질 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안 하고 있었어서 더 충격이었거든요. 그래서 불합격했다고 생각했을 때 그토록 좌절한 이유가, 여기서 내가 더 할 수 있는 건 없었는데 무엇을 채워야 할 지 막막해서죠. 그러다가는 이번에는 나 말고 다른 유형의 사람을 원하나 보다, 하는 회피가 발동했습니다. 나의 부족이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겠거니 하는 마음이었죠. 하하하. 제 탓을 하면 마음이 너무너무 괴로워지잖아요 .... 그리고 아무리 서류를 꼼꼼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자료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건방진 생각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까닭도 있고요.

아무튼 결론적으론 긍정적입니다. 또 이번에 한번 세미 불합격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나니까 2차는 오히려 마음 가볍게 보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순식간에 지옥에서 천국까지 가고, 겸손은 다시 자만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지옥으로 떨어졌던 그 순간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이 같은 마음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서, 물론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안 겪고 싶어서 다시 좀 열심히 살아갈 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또 언젠가 다른 도전을 하더라도, 지난 시간의 노력은 의심하지 않도록 잘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한편으론 제대로 실패했어야 정신차렸을 건데 이번에도 유야무야 넘어갔기 때문에 또 자만이 꺾이지 않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2차는 떨어질 수도 있겠고, 떨어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일까요.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조직이 연이 닿으려면 객관적 요소들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요.

여하튼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 스불재인데요. 한참 바쁜 가운데 (팀 발표, 팀 보고서, 개인 발표, 마감, 취재...) 면접 준비까지 하게 되면서입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마음을 괴롭게 하던 사적인 건 2건이 어제부로 끝났습니다. 적어도 당분간은요 .... 제가 조잘조잘 쓰면서 일기를 거의 안 썼는데, 어제 일은 다 기록해둬야 할 것 같아서 소상히 적어놨습니다. 언젠가 힘든 일이 닥쳐도 언젠가의 이날을 떠올리며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도록요 ^.^

조금 홀가분해져서 그런지 글이 역대급으로 길어졌네요. 바빠서 스쿼시도 못가고 집가서 씻고 옷만 갈아입고 도서관으로 가서 밤새고 출근할 예정입니다. 오로지 졸업만 바라보고 이 악물고 버틸 따름입니다. 하하하하하! 힘들다고 자퇴할 것도 아니면서 말이 많습니다. 오늘은 진짜 말이 많았네요. 아무튼... 오늘 하루도 잘 보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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