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동안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에 매진한 결과,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서 마음에 들어온 문장입니다. 현인이 17년간 사유한 결과물을 이토록 함축된 문장으로 받아들 수 있다니 행운이 분명하네요.
삶에 있어서 주관은 가지되 단정짓지 않는 태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함부로 재단하는 것은 참 위험하거든요. 사람은 주변 환경에 쉽게 휩쓸리고 작은 충격에도 잘 무너집니다. 쿡 찌르면 푹 들어가는 존재이고요. 대다수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고집이 무섭습니다. 내가 옳았다고 확신하면 더 나은 것을 받아들일 기회도, 나의 그릇됨을 고칠 방법도 사라지니까요.
알면서도 저 역시 고집부리는 게 참 많습니다. 당장 듣기 싫은 소리가 나오면 그대로 귀를 막고 싶을 때도 잦고요. 나 잘난 맛에 산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스스로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지 않냐며 자화자찬하기도 하고요. 다 글러 먹은 태도죠.
스스로에 대한 과한 믿음은 곧 자신의 부족함을 포장하기 위한 껍질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은연 중에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기에 남들에게 보이지 않으려, 자기확신이 강한 척 내보이는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신을 믿는 것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결이 다르니까요. 제 눈에 그렇게 결핍있어 보이는 사람을 속으로 무시하며, 결국 내가 맞았다고 생각하는 태도도 또다른 결핍이겠죠.
귀에 쓴 말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서 생각해 보면 대체로 맞습니다. 그 당시에는 감정이 앞서서 보지 못한 것들이죠. 알지만서도 실천에 옮기는 게 어렵네요.
17년을 수련한 이가 깨달은 것을 우리는 문장으로나마 전해 들으니 참 다행입니다. 머리로 이해한 것을 넘어 내재화할 수 있도록 자주 새겨야겠습니다.
구독자님,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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