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사실 오늘 보낼 편지는 토요일날 저녁에 미리 작성해뒀습니다. 그날은 역대급으로 하루종일 뿌듯함으로 가득한 꽤나 잘 산 날이었거든요.
아침 일찍 일어나 청소와 빨래를 하고, 운동도 다녀와서는 점심엔 오랜만에 서울에 오신 엄마아빠랑 밥 먹고 산책도 하고요. 조금씩 모아둔 선물도 전달드리고, 부모님께서도 농사지으신 산딸기를 주시길래 집 가는 길에 그릭요거트를 사갔습니다. 그래서 저녁에도 건강하고 맛있게 먹었고요. 집 와서는 도서관 가서 밤까지 공부하고 아주 성실히 보낸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잘 보낸 하루와 좋은 기분을 기록하기 위해 편지도 미리 써놨는데요. 무색하게도 일요일은 가장 잉여롭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주 6일 열심히 살았으니 하루는 막 살아도 된다는 자기 위로를 했지만 밤이 되니 허무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써뒀던 편지도 예약발행 취소했습니다. 열심히 살았다는 은은한 자랑이 묻어 있는 편지를 굳이 보내고 싶지 않아져서요. 그런 편지를 보내기엔 어제가 또 너무 불성실해서..🥺
하지만 또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어찌됐든 둘 다 이미 지난 날이고요. 오늘은 또 오늘의 해가 떴으니까 오늘을 나름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라는 자기 위로를 또 해봅니다... 이번주는 다시 또 나름 현명하게 살아보겠습니다. 어쩐지 매주 성실을 다짐하는 것 같은데 대체 언제쯤 진실로 성실하게 살 지 의문입니다. 아무튼 우리 존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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