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제 편지를 보내고 나서 꾸지람 아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성실히 살고 있으면서 왜 자꾸 스스로 성실하지 못하다고 탓하냐는 말이었는데요. 어쩌면 이 말이 듣고 싶어서 징징대는 편지를 썼는 걸까요(?). 또 한번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최근 가장 좋아하는 인스타툰 계정이 있습니다. 연리(@yearly_story) 작가님인데요. 일상툰으로 시작하셨다가 최근에는 철학가들의 삶에 대해 소개하고, 우리네 고민과 삶에 적용하는 법까지도 은근하게 알려주십니다. 저의 생각 매커니즘과도 비슷해서 봤던 만화도 몇번이고 또 찾아 읽게 됩니다. 예컨대 어제처럼 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게으른 스스로를 탓하고, 또 깨닫고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속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또 실망하고 극복하는 ... 제 모습을 누군가의 만화를 통해 보니까 은은한 위안이 됐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싶어서요. 구독자님도 제 편지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하시려나요.
이번에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만화도 굉장히 공감돼서 구독자님께도 소개해드리고자 편지를 씁니다. 늘 계획적이고 완벽한 하루를 소화한 것만 같은 그도 35살이 넘어서야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이행하기 시작했으며 그마저도 제대로 못 지킨 날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다음날을 이어가는 태도였습니다.
영원한 것을 믿지 않는데 왜 성공적인 하루만큼은, 완벽한 계획만큼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어지길 바랐던 걸까요. 당연한 실패를 용인하고, 또 한 번의 시작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좋았던 장면 몇 장을 첨부합니다. 이어지는 장면은 아니랍니다. 위 링크에 들어가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개인적으로는 버지니아 울프 편이랑 칸트 편이 참 좋았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