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헛살았다는 식의 문구를 종종 SNS에서 마주합니다. 썩 기분이 좋지 않아 가감없이 다른 콘텐츠로 넘깁니다. 그러면서도 벽에 걸어 놓은 올해의 연간 포스터를 봅니다. 빼곡하게 채워질줄 알았는데 2월은 텅 비어있습니다. 공부형 블로그 운영, 운동, 문화 생활,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날을 표시해두기로 했는데 말이죠. 무언가를 해놓고 기록 안 한 날들도 있네요. 오늘 집 가면 캘린더를 보고 다시 좀 정리해야겠습니다.
하루하루는 빠듯한데 지난 일주일, 한 달, 또 일년은 느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자는 행위에 목적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하고자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해서 하기 때문에 시간을 체감 못한다는 뜻일까요. 그런데 지난 시간의 무게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된 건 아니지 않을까요. 매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만큼 바삐 살았던 것뿐인데, 그쵸. 요즘은 이렇게 남이 스쳐가며 한 말에 기를 쓰고 반박하는 것을 두고 '긁혔다'고 표현하더라고요🤣
2024년의 2월도 절반이 지나가는데 구독자님은 어떠신가요. 지난 1월, 그리고 이번 2월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그래도 목표였던 적응을 무사히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8자짜리 제목을 짓는데 거즌 1시간을 썼습니다. 3줄짜리 문장 쓰는데도 2시간이 걸릴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1000자짜리 글은 10분 안에 쓰기도 하면서요. 생각보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매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싶다가도 세상에 안 그런 업이 어디있겠나 싶기도 합니다.
새로운 매체에서 새로운 필체로 글을 쓰는 게 낯설긴 하지만 싫진 않습니다. 일도 진짜 새로운 걸 많이 해보거든요. 옮긴지 한달만에 연예인도 많이 보고, 인터뷰도 했습니다. 원래는 기업 취재 중심이어서 기업 대표 인터뷰를 주로 했어서 이것도 신기한 경험입니다. 아예 모르던 분야의 취재도 합니다. 몰라서 어렵긴 하지만 이런 세상도 있다는 걸 알아갈 수 있어 즐겁습니다. 그런 걸 보면 호기심천국인 제겐 천직이다 싶기도 하고, 글 쓰는 걸로 돈을 번다는 게 신나기도 하다가 또 한없이 어려워지곤 합니다. 매번 새로운 걸 찾고, 남이 모르는 걸 쉽게 풀어서 알린다는 게 에너지가 많이 쓰이니까요.
그래도 아직은 재미가 훨씬 크긴 합니다. 아마 오늘 마감이 거의 끝나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시 다음 달 마감 주간에는 온갖 괴로움을 느끼려나요. 징징대는 소리를 들으며 블랙 기업인가 의심하실까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마감 없는 주간은 널널합니다. 고로 다음주부터 2주간은 여유만땅일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이제 본격적인 이사 준비를 시작해야겠죠. 삶은... 삶은... 삶은 그저 달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주말! 구독자님,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말 동안은 다 잊고 행복만 하세요.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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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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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헉..! 몇번이고 읽었습니다, 티케이님. 제가 조잘조잘을 시작하면서 되고 싶었던 뉴스레터의 모습이었는데, 그렇게 느껴지셨다니 안도감도 들고 참 감사하기도 하네요. 앞으로도 쭈욱 쓸 수 있는 동력도 더 얻었어요! 다정한 말씀 감사하고, 언젠가 티케이님의 편지도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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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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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역시 3월은 새로운 시작이 가득한 달이군요! 나무야님이라면 어디서든 늘 잘해내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ㅎㅎ 바쁘신 가운데도 마음만은 편안하게! 몸도 건강하게! 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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