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짜증을 덜 내게 됐다

2022.12.08 | 조회 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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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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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부분 지하철을 타고 다닙니다. 이사 오기 전에는 버스를 주로 탔는데 이사한 동네는 지하철이 훨씬 편하더라고요. 출퇴근길 지하철은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납니다. 제각각의 직장으로 향하는 걸음걸음들을 엿볼 수 있죠. 물론 대부분은 휴대폰을 보고 있는지라 남을 그리 쳐다보지는 않지만요.

지하철을 타다가 새삼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개찰구를 빠져나가기 전 누군가 새치기를 해서 어깨를 훅 치고 가더라고요. 바쁘고 예민한 아침 시간대인만큼 짜증이 불쑥 났습니다.

그런데 500원 추가요금이 찍히고 빠져나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니 짜증이 풀렸습니다. 교통과 지리를 잘 모르다보니 이 사람이 500원 추가요금을 낼만큼 얼마나 더 멀리서 왔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추가요금 없이 오는 저도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갑갑하고 불편한데 이 사람은 더 힘들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남을 배려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요.

여유없음이 무례의 핑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저 스스로가 낸 짜증을 불식시키고 남을 이해할 근거는 되지요.

만일 그 사람이 추가요금 없이 지나갔다면 제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글쎄요, 갑작스레 당한 어깨빵에 투덜대기만 했을 것입니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냐고 마음 속으로 욕을 했을 수도 있고요.

이 일 이후로는 지하철에서 다소 짜증나는 상황을 겪어도 어느정도 그러려니 넘어가게 됐습니다. 누군가 뒤축을 계속 밟아도, 문 앞에서 버티고 안 내려도, 가방으로 몸을 계속 찔러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면 최소한 기분은 안 상하더라고요.

살면서 저도 실수로 남의 뒤축도 밟았고, 또 저도 모르게 남에게 불편을 끼칠 일이 수두룩하겠지요. 그때에 누군가 비슷한 마음으로 조금은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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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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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야

    0
    almost 2 years 전

    20여년째 집과 회사의 거리 3km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거리는 가깝지만 대중교통은 마땅치 않아서 저는 스쿠터로 출퇴근을 오래했었습니다. 때문에 지하철이나 마을버스 같은 대중교통에 관해서는 추억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지하철을 탄 소감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요약하면 "난 나름 서울 사람인데 지하철을 타면 관광객의 입장이 된다"라는... 짜증을 덜 내게 된 일은 축하할 일입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짜증을 내는 마음 보다 훨씬 자기 몸과 마음에 좋을겁니다.(믿거나 말거나 ^^;;) 그래서 생각 난 오늘의 노래는.....ㅎㅎㅎ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는 내어서 무엇하나 속상한 일이 하두 많은데 놀기도 하면서 살어가세 니나노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얼싸좋아 얼씨구 좋다 - 태평가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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