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만 글들을 모아서 보내요

2024.02.23 | 조회 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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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다소 무례한 편지를 보내려 합니다. 이전에 다 쓰지 못하고 몇 문단만 쓰고 남겨둔 편지들인데요. 컴퓨터 배경화면의 스티커 메모 속에서 그 누군가에게도 읽히지 못하고 남겨진 글들을 보고 있자니, 또 차마 버리지도 못하고 둔 저를 보고 있자니 어떻게든 정리를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끝맺지 못한 어리둥절한 글들을 보냅니다. 그냥,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구나. 또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미처 다 쓰지 못했구나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며칠 전 앵콜요청금지라고 말을 해 놓고서 미련이 가득해서, 앵콜을 외치는 소리를 무대 밑에서 기다리는 가수가 된 기분입니다. 금요일에 어울리는 씁쓸함이네요. 아무튼 시작합니다, 보내지 못한 편지 쇼.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어요!

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조금은 서글픈 아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남은 휴일은 없거든요..😇 하지만 올해 연차가 아직 많이 남은 관계로 부지런히 써보겠습니다. 분명 올해 시작할 때만 해도 이번엔 연초부터 팍팍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눈 감았다 뜨니 10월입니다. 연차는 아직도 반이나 남았습니다. 연차를 특별한 날에만 쓴다는 게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일이라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할 때에요. 올해는 생일이 주말이었던 관계로 연차 사용일수가 더 줄었나 봅니다. 사실 그다지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냥 피곤한 날 써도 되고 날씨가 좋아서 하루 날잡고 대청소 하고 싶은 날에 쉬어도 좋죠. 그런데도 오늘의 피로함과 게으름을 자꾸만 주말로 미루고, 주말에는 또 쉬는 것보다는 노는 것을 택하고, 다시 피곤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은 3개월 동안은 아무것도 아닌 날에 연차를 써봐야겠습니다.
어제 서울은 눈이 많이 왔습니다. 구독자님, 무사하셨나요? 이제 눈이 오면 걱정부터 되는 걸 보니 새삼스럽긴 합니다. 얼마전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구독자님은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베이식이 쇼미더머니에서 부른 노래인데, 평소 잘 듣던 노래인데 문득 어느날 이 노래 가사를 곱씹으며 듣다가 눈물이 나는 겁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들 꿈이란 건 이루지 못한 채 꾸고만 사는데 It's okay 괜찮아 난 맛이라도 봤잖아 다시 현실로 돌아가 그래 취직하고 잘 살아 잘 잊혀지고 있잖아 그런데 자꾸 왜 난 또 가사를 끄적이는 걸까
저는 한때 영화를 참 좋아했습니다. 한때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제는 그 마음이 점점 옅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곳에 진득이 앉아서 하나에만 집중해서 시간을 보내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가끔 쓰기 어려운 글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쓰는 글은 늘 어려워서, 그 글은 차치하고요. 저의 코어에 박힌 생각들을 꺼내놓는 일이 제겐 참 어렵습니다. 어릴 때는 생각들을 외부에 꺼냈을 때, 공격받을까봐 두려웠습니다. 그 생각이 틀렸다, 는 누군가의 생각을 직면하기도 싫었고요. 조금 더 커서는 제 글이 남에게 상처를 줄까봐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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