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어제 간만에 쓰다 만 글들을 좀 봤습니다. 대부분의 쓰다만 글들은 영영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로콜리너마저도 '앵콜요청금지'에서 말했죠. 아무리 사랑한다 말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때 그 맘이, 부른다고 다시 오나요.
그래도 저는 글감이 없을 때는 쓰다 만 것들을 다시 쓰고 싶어져서 곧잘 들어가곤 합니다. 그렇게 해서 건져낼 때도 있고요. 어제도 그런 기대를 하고 21개의 작성중 카테고리에 들어갔다가 기묘한 두 제목을 마주하고 말았습니다.
이토록 모순적일 수가 있을까요. 도저히 애를 써도 못하겠는 일 바로 위의 꼭 하고 싶은 일이라뇨. 아마 작년이나 재작년인가 쓰다만 내용입니다. 기껏해야 첫 문단을 쓰고 말았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읽지도 않고 바로 지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당시의 제가 도저히 애를 써도 못하겠는 일이 무엇인지,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잊었다는 것은 어쩌면 그닥 간절하지 않았던 일이겠죠. 혹은 진심이 아니라 그저 순간의 마음이었을지도요.
그렇게 생각하면 꼭 하고 싶은 일도, 도저히 못하겠는 일도 따로 없는 듯합니다. 주어진 상황과 관계와 시간이 마치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뿐이겠죠.
아무렴 요즘의 저도 꼭 하고 싶은 일도, 도저히 못하겠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쓰지 않고 지나가면, 언젠가 되돌아봤을 때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가겠죠. 추후 이 편지를 다시 읽을 저를 위해 그 두 가지가 무엇인지 비밀로 하고 지나가겠습니다.
분명 궁금할 테지만, 그렇게 궁금해도 기억이 안 날 만큼 별것 아닌 일이니..! 언젠가의 제가 간절히 원하는 것에도 너무 간절하지 않기를, 또 괴로워 하는 것에도 너무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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