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동안 주 5일 아침 6시에 에어로빅을 다녔습니다. 고백하자면 전 에어로빅이 어떤 운동인지 아예 모르고 신청했습니다. 유산소 운동이란 건 알았지만 정말 어떻게 하는 건지 전혀 몰랐습니다.
단지 아침 운동을 하고 싶었을 뿐이죠. 그 시간대 프로그램 중 제일 재밌어 보이기도 했고요. 사실은 아침에 번뇌를 털어내기 위해 요가를 하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더라고요. 지금은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주 5일, 이라고는 하지만 비 온다고 빠지고 출장때문에 빠지고 하다 보니 주 4일씩 출석했습니다. 가끔은 더 자고 싶어서 옷을 다 갈아입고 집 밖에 나섰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첫날이 생생합니다. 쭈뼛쭈뼛 제일 뒷줄 구석 자리에 서있는데 갑자기 음악이 팡! 나오더니 저를 제외한 모두가 똑같은 춤을 추더라고요. 앞에 선생님도 안 계시는데 정말 모두가..!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습니다.
앞사람, 옆 사람 보면서 정신없이 따라 하다 보니 5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솔직히 첫날에는 중간에 토할 뻔했습니다. 진짜 쉬지 않고 점프를 하면서 상체도 계속 움직이는데 쓰러질 것 같았죠. 정말 쉬지 않습니다. 50분 내내 뛰고, 중간에 쉰다고 하면 기껏해야 조금 느린 템포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죠.
그런데 힘든 것보다도 재밌는 게 더 컸습니다. 전 일주일 정도는 남을 신경쓰느라 괜히 동작도 크게 못하겠고, 틀리면 부끄러워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동작이 틀리든 말든 잘 알든 아니든 그냥 신나게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춤추시더라고요. 남들이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게 뭐가 중요할까요. 다들 그 새벽부터 운동하러 왔으니, 운동에 최선을 다하면 됐던 거죠. 게다가 평소 잘 듣지 않는 리믹스 곡들에 크게 크게 동작해가며 춤추면 일단 재밌습니다. 저도 알아주는 몸치지만 몸치면 어때요. 움직여서 내가 신나고 내가 땀빼면서 제대로 운동 중인데.
특히 저 혼자 내적 친밀감 쌓는 분이 두 분 계신데 젤 앞에서 춤추시는 남자분 두 분이십니다. 한 분은 동작이 정확하시고 굉장히 잘 추셔서 저는 주로 그분을 보면서 따라 합니다. 어떻게 그걸 다 외우셨는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다른 한 분은 에어로빅 반에서 제일 신나게 추십니다. 그냥 점프하는 동작인데도 그분은 깡총깡총 뛰신다거나, 가볍게 몸을 앞뒤로 흔드는 동작도 리듬감 있게 추시죠. 괜히 쑥스러운 기분이 들 때, 그분을 보면 힘(!)을 얻습니다.
8월 에어로빅 새벽반도 다시 등록했습니다. 모르면 몰랐지, 이제 6시부터 그렇게 신나게 아침을 깨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왕이면 더 해보고 싶더라고요. 가위바위보도 삼세판인데 운동도 3개월은 해봐야 어디 가서 해봤다고 말도 할 수 있고요.
지난번에 제가 해본 운동들에 대해 말해달라는 소재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살면서 많은 걸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운동은 쫌쫌따리 해와서 조만간 또 운동 주제 뉴스레터로 찾아올게요.
구독자님도 요즘 새로운 운동을 고민 중이시라면 에어로빅 슬쩍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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