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뉴스레터가 얼마나 무서운 매체인지 아시나요?
한번 보낸 이메일은 다시 회수할 수 없습니다. 어떤 오타가 났고 틀린 생각을 주절댔든 되돌릴 수 없죠.
참 기묘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구독자들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적인 듯하면서도 누구나 구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방적이기도 하죠.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별 다른 게 없습니다. 원래 블로그에서 10명 남짓한 서로이웃을 대상으로 매일 쓰던 일기를, 더 넓은 세상의 이웃들에게로 공개 범위를 넓혀보자는 의미였죠.
요즘은 여기에 몇 가지 의미가 더 추가됐습니다. 보통 조잘조잘의 주제들은 말 그대로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조잘조잘대던 내용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말로서 흩뿌려질 이야기를 기록해두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완결된 글 쓰는 습관을 가져가는 것도 좋아요. 블로그에는 거의 밈이나 단어로 점철된 글을 썼거든요. 사진이 주를 이루기도 했고, 저의 생각보다는 제 생활이 대부분이었죠. 하나의 주제로 일관된 글을 쓰는 게 재미있습니다. 글 쓰는 일이 본업이긴 하지만 또 이렇게 쓰는 거랑 공적으로 쓰는 건 다르니까요.
외재적인 동기도 있습니다. 독자들의 피드백이 큰 힘이 될 때가 많은데요. 출근길마다 읽는다거나 아침에 눈을 뜨면 조잘조잘을 읽으면서 잠을 깬다는 말도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습관이 되어 조며드는 게 목표입니다.
제가 보낸 편지 중 공감이 간 것은 따로 보관해놓고 몇 번씩 본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몇번이고 곱씹어 볼 만큼의 의미가 됐다는 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만큼 벅차기도 했네요.
보낸 편지에 답장을 보내주시는 독자분들도 계신데 이 역시 큰 원동력입니다. 서로를 잘 모르지만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 의미부여하는 걸 좋아해서인지 참 좋더라고요.
여러 가지 이유로 당분간은 계속해서 쓸 예정입니다. 제가 영화, 독서 리뷰 계정은 근 3년 정도 운영을 했고 블로그는 2년 정도 열심히 썼습니다. 조잘조잘은 그 두 계정에 쓰던 글의 사잇점 같아요. 굉장히 사적이면서도 어느정도 격식은 있는. 구독자님, 혹시 제가 너무 격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셨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글 쓰기 싫은 기분일 때도 있다는 말을 한 게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 요즘은 재밌어서 하루에 몇 통씩도 쓰고 있답니다. 누군가 읽어주기에 계속 쓸 수 있기에 새삼 감사하단 말씀을 드려요.
아무튼 또다시 금요일입니다. 전 이번주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기존에 계획해둔 여행 일정과 시험 날짜가 겹쳐서 그냥 이번에 시험을 안 보려고요. 그래서 급 여유가 생겼습니다. 또 다른 공부를 하겠지만은 일단은 기분이 좋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구독자님!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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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저도 언젠간 딱 이 만큼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꽉채운 A4 반장에서 한 장정도면 될지... 그 정도 글을 써내고 싶은데, 그게 마음 처럼 쉽지 않습니다. ^^;;;(핑계) 그래서 전 조잘조잘 응원군(?)으로 댓글을 통해 제 이야길 해 보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댓글을 굳이 쓰는 이유>에 대해 글을 쓰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요일입니다. 저는 오늘 하루가 꽤 정신이 없을 것 같은데,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___^
조잘조잘
사실 가끔 나무야님이 남겨주시는 댓글 가운데 그 자체로 참 좋은 글이라서 기록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댓글들이 자주 있습니다 ㅎㅎ 그래서인지 언젠가 나무야님이 쓰실 글이 더더 기대가 되네요. '내가 댓글을 굳이 쓰는 이유'도 궁금한 주제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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