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고 합니다. 이는 동화속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라고도 말합니다. 단,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는 있습니다. 호(好)의 비중이 불호보다는 확연히 큰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합니다.
저는 그간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고 있다고 믿었는데요. 최근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글은 결국 내용을 담는 수단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그 내용 역시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담는 일을 하기는 하지만 점점 다른 업무들을 하면서 기존에 생각못했던 일들도 재미있더라고요.
요즘은 특히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사람들이 반응이 오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그럼 이런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업으로 하면 재미있을까?란 생각을 하다가도 지금 하는 건 KPI가 불분명하고 TF 개념의 일이니 부담이 없어 즐기는 것이지만 이게 본업이 되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또 지금 하는 일 가운데 어떤 게 재미있는지, 또 재미없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의외로 재미없는 일을 찾는 어렵더라고요. 왜냐하면 지금의 직업에서 잘 해야 하는 업무 중 하나인데도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재미없다고 인정하기까지가 어려웠네요.
뭉뚱그려 말하면 돈되는 상상을 하는 건 다 재미없게 다가옵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사업 감각이 좀 떨어지는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돈을 벌고 싶다는 큰 의지가 없어서 이같은 생각이 재미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돈을 벌어서 무얼 하고 싶다는 목적의식이 있으면 몰라도 그게 상당히 부족하기는 하네요. 누리고 싶은 삶의 레벨이 딱히 대단한 것도 아니고 안전하게 몸 뉘일 곳과 춥지 않게 입을 옷 정도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더 나이가 들고 보는 눈이 많아지면 또 바뀌려나요?😅
조선시대 공주의 남편이 제게 딱 적합한 업(?)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무에서 벗어나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놀고 적당히 소일거리하며 보내는 삶... 모두의 꿈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알기 위해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 항목에서 제거해나가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는 데 생각이 도달합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일일지라도 막상 실제로 하면 예상과 다를 수도 있고요. 뭐든 간에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경험주의로 귀결되네요.어찌됐든 젊을 때 이것저것 많이 해봐야지 남은 시간들을 더 재미있고 알차게 보낼 방법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싫든 좋든 해보는 게 답입니다.
구독자님, 오늘도 싫은 것도 좋은 것도 적당히 버무려가며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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