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만난 아무개와의 상담

2023.03.02 | 조회 348 |
2
|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며칠전 집에 가는데 누가 이 근처에 맛있는 데 없냐고 물어왔습니다. 근처에 맛집 골목이 있어서 위치를 대강 설명해주고 가려는데 갑자기 말을 더 붙여왔습니다. 웬만해선 이런 얘기 잘 안 하는데 너무 친절해서 몇 가지 알려준다며 갑자기 저에 대해 줄줄 읊는 것입니다.

말로 벌어 먹고 사셔야 해요, 성격이 털털하셔서 여자보단 남자가 많은 직장에서 일하는 게 좋아요, 살면서 일때문에 힘든 일은 없을텐데 직장에서 사람때문에 힘들 거예요, 경계심과 의심이 많아요 등등등...

이외에도 몇 가지 더 말하시는데 다 너무 제 얘기더라고요. 심지어 저는 이런 미신이나 사주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니 완전 재밌게 들었죠. 와, 이런 게 얼굴에 다 나오나? 싶기도 하고요.

본인한테 궁금한 거 없냐길래 그 자리에서 진로 상담도 했습니다. 제가 지금 기자를 하고 있는데 컴퓨터 공부를 하고 싶다, 이쪽으로 가도 괜찮겠냐고 묻자 일이 힘들어서 가는 거면 말리고 싶은데, 본인이 하고 싶어서 가는 거면 괜찮다길래 안도도 하고요.

잘 듣고 가려는데 더 궁금한 거 있으면 카페에서 5분만 봐준다더라고요. 그때 정신 퍼뜩차리고 아니라며 헤어졌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사이비 수법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너무 잘 맞힌다고 생각했는데 또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나 통할 법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사람때문에 안 힘든 사람이 누가 있고, 요즘 같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서울 직장인 셋 중 하나는 말로 벌어 먹고 살지 않을까요. 지나가는 여자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열 중 아홉은 본인이 털털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평소에 웬만하면 안 걸리는 편인데 왜 그랬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우선, 제가 생각해도 너무 친절했어서 그 대가라는 게 납득이 갔습니다. 프랜차이즈 싫으시다길래 다른 먹자골목까지 알려줬거든요-_-...

또 최근에 길거리에서 남을 도운 일이 몇번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난 어르신들께 길 알려드리려고 지하철 환승노선까지 같이 가드리고 했었거든요. 먼저 제안한 건 아니었고 저 따라가도 되냐길래 인간 네비게이터가 됐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냥 진짜 그런 거 잘 보는 사람인갑다 싶었습니다. 말하기 전에 "제가 웬만해선 길에서 봐도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데 너무 감사해서 말씀드린다"며 하셨던 말도 한몫했고요.

그래도 좋은 말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구독자님은 도믿걸, 도믿보이에 잘 걸리시는 편인가요? 어딘가 지나치다 싶을 때면 빠르게 피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조잘조잘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나무야

    0
    over 1 year 전

    지금 까지 살면서 서너번 정도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었을까요? 그 때 제가 들었던 말은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였는데 저는 거기까지만 들었습니다.ㅎ 다르면서 비슷한 기억이라면 운전면허 학원에서 처음 만나 어떤 분이 갑자기 "무슨 일을 하세요?"라고 물으셨고, 제 대답을 듣고는 "장사를 해도 잘할 것 같은데~" 간단한 본인 소개를 하셨는데, 찾아보니 신분은 확실한 분이셨기에 안도했습니다. 지금도 "장사하면 잘 할 것 같은데...."라고 한 말의 이유를 따져 묻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제게 어떤 인상을 받으셨길래... 먼 훗날 이 말을 확인할 기회가 있기를 바래봅니다.

    ㄴ 답글 (1)
© 2024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뉴스레터 문의jojal.official@gmail.com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