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인 사람 중에서는 계획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 감히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고 싶은데요. 잘 지키는 것과 별개로 전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58살엔 무엇을 하고 싶은지, 62살엔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두 정해놨죠. 꼭 그대로 안 흘러가도 좋지만 그냥 그 나이쯤엔 그렇게 살고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런 제게 있어 30은 다소 특별한 숫자인데요. 30살엔 유난히 하고 싶은 게 많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데이터를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직업적 전환을 맞고 싶습니다. 지금 머릿속에 그리는 모습이 있기는 한데 솔직히 이건 공부를 하면서 더 바뀔 것 같아서 함부로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원래 공부라는 게 하면 할수록 새로운 걸 알아가고, 그만큼 가능성도 넓어지니까요. 아직 한치 앞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리는 그림과 1, 2년 후에 공부를 더 하고나서 그리는 그림은 또 다르겠지요.
아무튼 공부를 통한 변화는 분명히 이루고 말 겁니다. 스스로는 다정하다고 항변하지만 남들은 냉정하다고 말하는 성격도 그렇고, 매사에 근거를 요하는 까탈스러움이 유능함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네요.
동시에 아주 대판 쉬고 싶습니다. 쉰다 보다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데요. 지금 생각하는 것은 해외에서 살기입니다. 여행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요. 몰타같은 곳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하고 싶기도 하고, 아예 해외에서 계약직으로 반년 정도 일해보고 싶기도 해요. 근래 해외에서 일하다 온 친구들을 여럿 만났는데 확실히 이전과 사고가 달라진 게 보이더라고요. 긍정적인 면으로.
갑자기 해외로 나가고 싶어진 이유는 요즘 제가 너무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문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바꾸는 데 예전보다 많은 힘을 요한다는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완전 바닥부터, 내가 가진 기본 배경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호되게 새로운 것을 익히고 싶어졌습니다. 인생이 평화로우면 불안을 강제로 주입해야 하는 몹쓸 병이 있나 봅니다.
이사도 가고 싶습니다. 결혼 전까지 떠돌이 생활을 다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요. 남은 인생, 여기서 계속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에 정착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걸 이루려면 남은 20대를 벅차게 살아야겠죠. 이룬다는 표현은 안 쓰고 싶습니다. 그냥 당연히 30살에는 이렇게 살고 있을 것 같아요.
또 이렇게 패기 있게 밝힌 김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겠죠. 이랬는데 3년뒤에 똑같이 살고 있으면 부끄럽잖아요. 그러기에는 요즘 잘 쉬고, 잘 놀고 있기는 합니다. 아직 2년 8개월 남았으니... 가보자고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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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말하는 대로 - 처진 달팽이(유재석 & 이적) ___________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그대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조잘조잘
오늘 출근곡은 이걸로 들어야겠습니다 ㅎㅎ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새삼 참 좋은 가사입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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