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쌀쌀한 아침입니다. 어제 글을 보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요즘 참 일도 잘 풀리고, 힘든 것도 없이 잘 지내는데 왜 마음이 영 들뜨지 않을까. 오히려 적당한 도전 과제가 있을 때 삶이 더 즐거운 것일까? 내게 있어 평온은 결국 심심함과 연결되는 걸까?! 주어진 여유를 마냥 즐길 수는 없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혼자만의 챌린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2023년과 안녕하기.
안녕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정리에 가깝습니다. 안 입을 거면서 한 번은 입을까봐 남겨둔 옷 버리기, 추억이랍시고 모아놓은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버리기, 언젠가 하겠다며 남겨둔 노트북 폴더 정리하기 등등. 분명 과거에 남은 것들인데 '언젠가'라는 마법의 단어에 홀려 차마 두고 오지 못한 것들을 모두 끝내려고 합니다.
구독자님에게 2023년은 어떤 해였나요. 돌이켜보면 저는 참 힘들었으면서도 동시에 참 기쁜 해였습니다. 인생에 시련을 준 많은 것들과 작별을 고했고 동시에 이전에 생각못한 새로운 길을 그리게 됐거든요.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면 2023년까지의 인생을 챕터 1으로 뭉뚱그려도 될 만큼 스스로 생각하기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난 시점이기도 합니다. 삶의 의미나 꿈의 방향이나 시간을 보내는 법 등 모든 것을 '글' 하나로 귀결했던 나날에서 벗어나 글이 아닌 것을 꿈꾸게 된 시간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간을 안녕히 맞이하려면 지난 시간과 잘 이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마 제가 오랜 시간 동안 그러질 못했던 것 같아요.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며 모른 척 해온 게 참 많습니다. 시간이라는 게 칼로 잘라내듯이 전/후를 가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시간에 남겨둔 미련어린 물질들을 버리면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까요.
날잡고 당장 다 버리려면 날을 새도 모자랄 게 뻔하기에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버려볼까합니다. 과연 오늘은 무엇을 버렸는지, 혹은 무엇을 버릴 건지에 대해 조잘조잘을 써도 재밌겠네요! 흠. 그런데 또 매번 사연 있는 걸 버릴 것도 아닌데 될려나 싶네요. 아무튼 한번 고민해 보겠습니다. 버림의 미학을 알아가는 11월이 되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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