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를 꾸준히 쓴 지도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글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계속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조잘조잘이 제게 주는 의미는 큰데요. 여러 가지 의미들 가운데 하나는 조잘조잘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가끔 편지함을 통해서 이런저런 말씀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댓글로 생각을 나눠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구독자님이라는 것 외에는 이름도, 성별도, 직업도, 나이도, 또 어떻게 구독하시게 된 지도 모르는 아무개입니다. 저 역시 구독자님께 저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 하고 있긴 하지만 철저히 제 입장에서 쓴 제 이야기인 만큼 진실된 저라고는 보기 어렵고요.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개인 것이죠.
그런데 이토록 모르는 사이인 서로가 서로에게 때때로 위안이 됩니다. 이른 아침에, 혹은 출근길에, 또 혹은 퇴근하면서 오늘은 이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들여다보면서요. 구독자님도 한번쯤 했을 법한 또는 살면서 단 한 번도 하지 않을 법한 이야기지만 이런 사람도 있구나,를 떠올려보면서요. 저 역시 누군지 모를 구독자님이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읽어주시는 분도 계시고, 주말 밤에 십수 건을 연달아 읽어주시는 분도 계시고, 때로는 위안과 공감을 나눠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제가 보내는 편지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제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쁨이 되는지 아시려나요.
특히 가끔 제가 징징거리는 말을 담아 보낼 때에 가만히 토닥이는 답장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캡처해두고 두고두고 본답니다. 시간을 들여 누군가에게 글을 쓴다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을 담은 답장에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보다가 중단한 뉴스레터들도 있고, 구독만 해놓고 열어 보지 않는 뉴스레터들도 수두룩합니다. 지금 이어지는 구독자님과의 연도 언제 어떻게 끊길지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루의 한 순간을 공유하고 있는 지금에 감사하며, 언젠가 끊기더라도 그때 그런 존재가 있었다는 걸 불현듯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편지함에 들어가 다정한 말들을 보다가 문득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오늘도 구독자님의 하루가 편안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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