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사람을 드러낸다고 믿기에

2024.01.08 | 조회 179 |
4
|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우리 모두는 제각기 다른 기준으로 사람을 파악합니다. 누군가는 손톱 길이로 타인의 생활습관부터 성격까지 모두 지레짐작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걸음걸이를 보면 그 사람의 대다수를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눈빛이나 관상 등을 믿는 경우도 주변에서 은근히 볼 수 있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떤 걸 믿으시나요. 사실 전 나쁜 것을 파악하는 것은 아직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인줄 알았다가 발등 찍힌 적이 있는가 하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감사함을 느낀 적도 있어서죠. 그래도 제 나름대로 사람의 성격이 묻어나는 흔적이 있다고 믿는다면 글입니다.

글을 읽다보면 그 사람이 자주 쓰는 어휘나 하고자 하는 말을 하는 방법 등에서 대략적인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본질적인 모습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류의 글을 쓰는 사람을 좋아하고, 읽으면서도 영 정이 가지 않는 글을 쓰는 사람과는 딱히 가까워지지 않더라고요.

좋아하는 류의 글은 물같은 글입니다.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하는, 당장은 몰라도 은연중에 아, 싶은 글이요. 그래서 다시 읽고 싶어지는 글이 좋습니다. 이때, 쉬운 말을 쓰는 편을 더 선호합니다. 있어 보이는 어려운 단어를 굳이 골라쓰는 느낌이 나면 탁 마음이 식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단어를 쓸 수밖에 없는 주제라면 모를까, 자신이 '멋드러진다'고 생각해서, 넣었을 게 뻔한 글들이요. 대중적으로 잘 쓰지 않더라도 맥락에 적확한 단어라면 상관이 없지만 괜히 현학적으로 쓴 글은 영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붕 뜨는 글은 안 좋아합니다. 작은 것을 부풀리고, 흉한 것을 덮으려는 글도 티가 나더군요. 물론 이미 제가 특정인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그들이 쓴 글을 읽어서 부정적으로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개 아주 사소한 것을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는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 아직 현실에서 만났을 때도 괜찮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잘 없었습니다. 올해는 제가 가진 무수한 편견들의 반례가 되는 사례와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편 이렇게 말해놓고 과연 저는, 제가 쓴 글과 같은 사람일지. 또 구독자님이 조잘조잘을 통해 보는 저와 현실의 저는 과연 같은 사람일지 돌아보게 되네요. 과연...🤨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조잘조잘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4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whwjd1228

    0
    10 months 전

    물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잔잔한 하루가 되시길!

    ㄴ 답글 (1)
  • 나무야

    0
    10 months 전

    뚜렷하지 않지만 조잘조잘 메일을 읽으면서 만들어진 '상'이 있긴합니다.ㅎㅎㅎ(비밀)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 글과 사람이 있습니다. <물 같은 글>이 좋아요! ^_^

    ㄴ 답글 (1)
© 2024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뉴스레터 문의jojal.official@gmail.com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