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점심입니다. 오늘은 조금 늦었네요😉 저는 오전 수업을 마치고 이제 회사로 가는 길입니다. 오늘은 6월호 마감날인데, 오늘만 지나면 벌써 일년의 절반을 보냅니다. 시간이 참말로 빠르네요. 저녁에는 랩 미팅도 있습니다. 아직 뵙지 못한 선배들도 보고요. 지난주에 만난 한 선배께, 다른 사람들이랑도 친해지고 싶으니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부탁 같은 압박 덕분에 2차도 가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마감날이니 마음 편하게 놀 수도 있고요^.^
서울대입구역에는 와플 가게가 있습니다. 저는 이사를 온 날부터 이 가게를 볼 때마다 늘 먹고 싶었습니다. 구독자님도 아시겠지만 아무리 화려한 와플들이 나와도 크림과 사과쨈만 바른 얇팍한 와플은 스테디셀러잖아요.
그런데 오늘까지도 도통 먹은 적이 없습니다. 와플 가게가 역사 안에 있어서 사고 나면 지하철을 타기 전까지 다 먹어야 하는데 애매하잖아요. 저는 천천히 먹고 싶은데(?). 그렇다고 내려서 먹기에는, 제가 집에 갈 때는 또 주로 낙성대역에 내립니다. 설입에 내리는 날이 거의 없고, 내린다면 보통 약속 갈려고 그런 건데 그럼 또 와플 먹기 애매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설입에 내려서 와플을 사서 집에는 조금 돌아가면 되지 않나 싶을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다만은 그런 정성을 들일 만큼 먹고 싶지는 않다는 아이러니입니다. 와플 먹어보고 싶다는 말만 입에 달고 살면서요.
저는 이런 음식들이 종종 있는데요. 상수에 있는 한 이자카야의 계란말이가 대표적입니다. 인스타그램 탐색탭에서 볼 때마다 저장을 눌러서 똑같은 가게를 다섯 번 저장했는데요. 가고 싶단 말만 해놓고 간 적은 없습니다. 막상 상수에 가게 되면 또 다른 곳을 가게 되고, 그날은 술이 안 먹고 싶다거나 1차로 간 가게가 그곳과 멀다거나 등 핑계도 많습니다. 그렇게 몇년 째 먹고 싶은 음식 3순위 안에서 치열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연어 유부초밥도 그런 음식인데요. 다행히 요건 손쉽게 먹을 수 있어서 자주 먹었습니다. 이건 질리지도 않아서 지금 몇달째 주기적으로 먹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연어 유부초밥 먹고 싶다믄 얘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 그렇게 당기면 먹으면 되는 건데 먹고 싶단 말만 하고 결국 다른 음식을 택한다는 건, 그만큼 먹고 싶은 게 아닌 걸까요. 그러면서 왜 먹고 싶다는 말을 하는 걸까요. 관념적 식욕이고 실제로 당기는 건 아닌 걸까요?
하지만 와플은 조만간 꼭 먹어보겠습니다. 오늘은 마침 지하철이 방금 떠났길래 그냥 사볼까 하다가 또 말았습니다. 빵 말고 밥 먹고 싶어서 김밥 사먹으려고요. 요로코롬 알 수 없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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