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저는 생각나는 것을 메모장에 휘갈겨 놓고 다시는 들여다보지 않는 좋지 않은 버릇을 갖고 있습니다. 이 버릇의 좋은 점은, 언젠가 까먹고 난 다음 다시 보면 마치 비밀일기장을 찾은 마냥 재미있는 구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찾은 재미난 메모는 먹고 싶은 것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저는 어떤 음식이 먹고 싶으면 굉장히 오랫동안 그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데요. 정작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그 음식을 먹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관념적으로 그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혹은 제가 머릿속에 상상하는 그 맛이 아니라면 그 음식을 먹었다고 치지 않는 것입니다(?).
저 목록을 제 친구들이 본다면 기함을 토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 먹고 싶다는 말을 언제부터 했는데 아직도 안 먹고, 먹고 싶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냐고요. 마치 물건을 살 때에도 사고 싶다는 말만 하고 정작 사는 데는 한세월 걸리는 습성과도 비슷합니다.
어제도 간만에 멀리 취재간 김에 그 동네서 기깔나는 밥을 먹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귀찮아서 그냥 돈까스 먹었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무한히 연어솥밥을 그리면서요..(?) 그렇다고 솥밥집에 가면 또 연어솥밥은 안먹고 괜히 도미관자 솥밥을 먹곤 합니다. 어쩌면 그걸 먹고 싶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재미일지도 모르죠(?). 참고로 서울대입구역 와플은 지금 반년째 먹고 싶어하는 중입니다. 이전에 구독자님께도 편지로 보냈던 것도 같고요. 제가 이것만큼은 진짜 올해 중에 꼭 도전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때로는 상상으로 남겨두는 것이 더 행복할지도 모르지만 ... 와플 하나 만큼의 행복은 괜찮겠죠. 도전 성공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독자님의 오늘 점심 메뉴는 무엇인가요. 저는 맛에 진심인 동료와 함께 기깔나는 커피 마시러 버스타고 멀리 떠납니다. 오직 맛있는 커피와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서요... 다음에 요 얘기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회사 사람들이 진짜 음식에 진심이랍니다. 저도 그래서 좋아요(?). 아무튼 오늘도 냠굿하시길 바랍니다. 냠냠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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