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일주일 전부터다. 찌르르- 찌르르- 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풀벌레의 외침을 듣기 시작한 것은. 풀벌레의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 계속해서 같은 간격으로, 같은 음으로 우는 풀벌레의 외침이 올해 들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살아가는 동안 풀벌레의 소리는 몇 번 쯤 더 들을 수 있을까. 점점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7년이면 지구가 녹아내린다고 하니, 그때 쯤이면 풀벌레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찌르르 찌르르 우는 소리가 오늘 따라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풀벌레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걸까. 이대로라면 자신의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탓에 더 크고, 더 강하게 울고 있는 건 아닐까. 가을이 시작될 때면 정겹게만 느껴지던 소리가 이제는 구슬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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