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하루가 무지개색으로 빛나던 날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흑백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무미건조한 날들의 연속. 그 무엇으로도 되찾을 수 없는 열정과 흥미.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은 마음.
2.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 바람을 맞아 모래알을 잔뜩 씹는 사람처럼 나는 위태롭게 이 곳에 서 있다. 직장의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이 보이는 순간. 누군가의 어리석음. 할퀴고 할퀴어진 가슴에 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상처가 생길 때, 나는 그럴 때마다 퇴사를 결심해왔다. 더 이상 아무런 후회도 남지 않을 때였다. 그동안 충분한 열정과 진심으로 회사를 대했으므로.
3.
'꼭 퇴사만이 답일까?'하는 물음을 하는 순간에는 여전히 애정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물음조차, 그 어떤 생각이나 시도조차 사치처럼 여겨진다면 그 때는 떠나야 하는 게 맞다. 그 누가 뭐라고 하던 간에. 빛 바랜 곳에 있다보면 빛 바랜 인간이 되는 것을 피해갈 수 없다. 나는 언제나 생기 넘치는 한 인간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퇴사를 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 생동감 넘치는 나의 하루와 안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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