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휴먼,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요?

버추얼 휴먼 제작사 10곳 넘게 만나면서 느낀 점

2022.03.14 | 조회 1.9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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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파는 김루씨

업계 사람들이 얘기하는 음악과 음악 산업

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의 김루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짧은 영상 하나 보고 시작할게요.

이 영상은 ‘한유아’라는 신인 가수의 데뷔를 알리는 티저인데요. 이 ‘한유아’, 실제 사람이 아닙니다. 3D 그래픽으로 만들어 낸 버추얼 휴먼인데, 다들 구분하셨을까요?

작년 여름 ‘로지’라는 버추얼 휴먼을 채택한 신한라이프의 광고 이후 버추얼 휴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새로운 세계다’,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 라는 긍정적 반응부터 ‘금방 사라질 유행이다’, ‘불편하다’는 부정적 반응까지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죠.

그리고 그로부터 9개월, 그때보다 정말 많은 플레이어들이 버추얼 휴먼 시장에 뛰어 들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와 같은 큰 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정말 다양한 업종의 다양한 회사들이 말이죠.

 

당신의 스타를 직접 만날 필요가 있나요?

버추얼 휴먼이라는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 버추얼 휴먼을 스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펜데믹 이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대조상님인 사이버 가수 아담은 제외하기로 하자고요).

방역 수칙으로 인해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것이 불가능해지다보니 당연히 공연도 진행을 할 수가 없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개념이 온라인 콘서트입니다. 가수들은 스튜디오에서 관객없이 공연을 하고, 관객들은 그것을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거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스타와 팬이 직접적인 만남 없이 모든 상호작용을 온라인이나 방송으로만 진행되어도 팬덤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에스파’를 보세요. 데뷔 1년이 다 되어서야 관객 앞에서 공연을 했지만 그 전에 이미 거대 팬덤을 보유하고 있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제 한 가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스타를 직접 만나지도 못하는데도 사람들은 팬이 되잖아? 그럼 실제로 만날 수 없는 버추얼 휴먼에도 팬이 생길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리고 마침 이러한 과감한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두 개의 단추가 끼워지게 됩니다. 하나는 언리얼 엔진 같은 3D 그래픽 솔루션들이 엄청난 발전으로 정말 사람과 비슷한 버추얼 휴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위버스나 버블,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서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팬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언리얼 엔진 - 메타휴먼 크리에이터
언리얼 엔진 - 메타휴먼 크리에이터

그리고 생각해보면 스타가 연예인이 아니면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점들이 꽤 많이 있거든요. 스캔들에도 안전하고, 군대를 갈 일도 없고요. 하루 24시간 365일 행사를 돌려도 불만을 토로하지도 않을 거고(그래픽 만지는 직원들은 불만을 갖겠군요...), 7년차에 돌아오는 재계약의 이슈도 없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트렌드일 수 밖에 없죠.

그렇게 버추얼 휴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 것입니다. 사람인 스타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말이죠.

 

기획 - 제작 - 매니지먼트의 삼박자

그렇다면 실제로 버추얼 휴먼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요?

버추얼 휴먼을 보기 전에 먼저 일반 아이돌의 과정을 보면 이렇습니다. 데뷔할 그룹의 컨셉을 정하고, 그에 맞는 연습생들을 트레이닝 시켜서, 데뷔시키고 활동을 시키죠. 단순화시키면 기획 - 트레이닝 - 활동의 삼부작인 셈이죠.

버추얼 휴먼도 마찬가지 입니다.

처음에 보았던 ‘한유아’를 다시 보겠습니다. 한유아를 데뷔시키는데 세 개의 회사가 협업을 진행합니다. 한유아라는 IP를 들고 있는 게임 회사 스마일게이트, 한유아를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 낼 그래픽 전문 회사 자이언트스텝, 그리고 한유아의 적극적인 활동을 서포트할 YG케이플러스까지. 아직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기획-제작-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모여있다는 것은 디지털 휴먼의 성공에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죠.

출처 : 한유아 인스타그램
출처 : 한유아 인스타그램

넷마블(정확하게는 넷마블에프엔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과 카카오엔터가 그리는 그림도 유사합니다. 기획과 그래픽은 넷마블 쪽에서 담당을 하고, 카카오엔터는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이니까요. 이쪽도 결국 기획-제작-매니지먼트의 삼박자라는 거죠.

넷마블 버추얼 인플루언서 ‘리나’
넷마블 버추얼 인플루언서 ‘리나’

결국 아이돌과 비슷하게 기획-제작-매니지먼트의 삼박자가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게 버추얼 휴먼 제작사들의 공통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제작 능력이 부족한 건 말할 것도 없고, 기획력이 부족하면 팬들의 공감을 살 수 없을 것이고, 매니지먼트가 약하면 팬들과 만날 기회가 없어지는 거죠.

 

그중에 제일은 기획이더라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최근에는 정말 많은 버추얼 휴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버추얼 휴먼 제작사들이 그들의 ‘기술력’이나 ‘사업성’에만 초점을 맞춘 홍보를 하고 있죠. 다시 말하면 ‘기획’이 부재한 채로 버추얼 휴먼들을 계속 데뷔시킨다는 것입니다.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제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언론 매체에서 버추얼 휴먼을 억지로 띄우려고 하는 거 같다, 이제 좀 지겹다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물론 제 주변 사람들이 버추얼 휴먼의 타겟보다는 나이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이들도 아직까지 사람이 아닌 캐릭터에 열광하거든요. 예를 들면...

출처 : 삼립
출처 : 삼립


포켓몬스터를 보면 내가 팬이 될 대상은 사람이든 그림이든 사실 그렇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보다 나를 얼마나 몰입시키는 스토리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네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151마리의 이름을 외었던 그 몰입 말이에요.

다음 시간에는 국내 버추얼 휴먼들을 유형화 시켜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버추얼 휴먼에 대한 정리된 자료를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워서 저희가 해보려고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전략들을 취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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