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독자의 기적 같은 만남

인지적 주파수가 맞는 순간

2025.0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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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시현

작가 김시현의 뉴스레터입니다

여러분은 책을 읽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이 사람은 어떻게 내 생각을 알고 있지?"라는 놀라움을 경험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알 수 없는 시공간에 떨어져 있는 저자가, 마치 내 마음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정확히 내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했을 때의 그 특별한 순간 말입니다.

오늘은 그 신비로운 경험, '책을 읽고 있을 때 저자와 나의 관계는 생판 남이지만 인지적 주파수가 맞는 기적에 가까운 경험'을 여러분들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대화

100년전 죽은 작가의 문장이 오늘 아침 내 마음을 정확히 집어내는 순간, 기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 작가를 모르고, 그 작가는 나의 존재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만큼 우리의 시공간은 멀지만, 책을 읽는 그 순간만큼은 저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이런 경험을 '텍스트의 쾌락'이라고 불렀습니다. 저자가 사라진 자리에서 독자와 텍스트만이 남았을 때, 그 텍스트는 독자의 경험과 만나 새로운 의미를 창조합니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저자와 독자 사이의 시공간을 초월한 대화입니다. 이것이 책을 읽는 독자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경험입니다.

나만의 비밀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

"이 사람만은 나를 이해할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며 종종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평생 만난 적 없는 저자가 때로는 가장 가까운 친구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은 이 역설적인 경험은 무엇 때문일까요?

글이라는 매체가 가진 특별한 힘 때문입니다. 대면 대화에서는 상대방의 표정, 목소리, 반응에 신경 쓰느라 온전히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을 통한 만남은 다릅니다. 저자는 이미 자신의 생각을 가장 정제된 형태로 표현해 놓았고, 독자는 그것을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소통 방식이 '인지적 주파수'가 맞는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영혼의 울림, 인지적 주파수

음파가 공명하듯, 인간의 생각과 감정도 공명합니다. 저자와 독자 사이에 형성되는 이 신비로운 공명, '인지적 주파수'가 맞는 경험은 어쩌면 우리가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철학자 칼 융은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류가 공유하는 심층적 심리 구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반복되는 원형적 이미지와 패턴이 있다는 것이죠. 어쩌면 책을 통해 느끼는 교감은 이런 깊은 차원의 연결을 경험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영혼의 울림이 맞는 그 누군가와 깊은 연결이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는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지요. 

제가 작가가 되고, 글을 여전히 쓰고 있는 이유도 시공간을 초월해 누군가와 깊게 연결될 가능성 때문입니다. 저는 일면식도 없는 독자 여러분들과 연결되기 위해, 화초를 가꾸듯 정성스럽게 글을 남겨 놓으렵니다. 시공간을 초월해 그 누군가와 반드시 연결되고 싶습니다. 

내 삶을 바꾼 책들의 공통점

여러분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들을 떠올려보세요. 그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는 사실보다는 저자와의 깊은 교감을 경험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제가 소개한 수 많은 책이 그런 책이었습니다.  제가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내면의 갈등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저자들과 만난 적도, 저자와 같은 시대를 살아본 적도 없지만, 저자들의 문장은 제 영혼에 직접 말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책을 통한 이런 기적 같은 만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이 서로 더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문화, 시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인간의 본질적인 경험과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 상실, 두려움, 희망... 이런 보편적 경험들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공유될 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받습니다.

다음번 여러분이 책을 읽다가 "어떻게 이럴 수가!"라며 놀라게 될 때, 그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인간 경험의 보편성이 만들어낸 기적임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세요. 그것은 저자와 독자 사이에 생겨난 작은 마법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여러분도 책을 읽으며 경험한 특별한 교감의 순간이 있다면 시공을 초월해서 어떤 저자가 독자님과의 연결을 위해 혼신을 다 바친 글을 남겨서 일거에요. 우리는 이런 온기로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봄날처럼 따뜻한 독서의 시간 보내세요.

책의 바다에서 길을 찾다 .  작가 김시현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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