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살아가다보면 익숙했던 것들이 어색해지는 경험 한 번 쯤은 겪게 됩니다.
여러 번 그 행동을 반복되어 얻게되는,
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제가 정의하는 익숙함인데요.
항상 배려를 받고 또 저도 모르게 주며 살다보니.
그 감사함을 항상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저는 버틴다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군대 훈련소에서
긴장으로 가득채워 살던
한 달 조금 넘는 기간동안에 그 감사함을 새롭게 느꼈었습니다.
매일 밤, 피곤한 채로 전투복을 갈아입고 서던 불침번 시간에는
손바닥 만한 메모장을 들고 낙서를 하곤 했습니다.
힘들다, 어렵다는 말과 함께
배운 것들을 적어내곤 했습니다.
1. 같이 음식을 먹는 속도를 맞추는 것.
2. 말투를 비슷하게 맞춰주는 것.
3. 걷는 속도를 맞추는 것.
4. 상대방의 의사를 먼저 묻는 것
5.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다같이 모여 움직이는 것
6. 뒤쳐지는 전우를 버려두고 가지 않는 것.
배려에 관련된 것들을 정리해보니 군대에서 아차 싶었던 것들이 여섯가지나 되더라구요.
상대에게 맞추어 주는 것.
이 배려의 행동들을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천하고 있었나 생각을 해보니
저는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그럴싸한 입술로만 "너를 응원해", "이건 괜찮아?"같은 말만 뱉어내는.
진심 어린 배려가 아직 너무 부족한 사람.
호의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하지도 못하면서, 받기만 하는 사람.
이 생각을 하고 나서부터는
다시 세상으로 나가는 날이 온다면 꼭
정말 꼭.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아무도 모르게 배려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요
제 무의식에 잠들어 있는 배려라는 씨앗이 싹트길 바라고 바랬습니다
남들은 전혀 모르겠지만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전역 날이 왔고, 세상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걸을 때면
몰래 숨을 참고 발을 맞추기도 하고,
그 사람의 시선을 따라서 같은 것을 보고,
또 어쩔 땐 그 사람의 식사 순서를 따라하곤 해요.
밥 한 술을 퍼서 입에 넣고
그 다음 반찬을 똑같이 집고 입에서 오물오물
어쩔 땐 음식을 먹을 때의 표정도
비슷하게 지어보려고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무도 모를 시도를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속도를 맞춘다는 건
단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뿐만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겠다는 마음까지 포함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속도를 맞춘다는 것이 쉽게 나올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배려를 타고난 사람이 부러워졌습니다.
저는 힘을 주어야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렇게 오늘도 저는 익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발에 힘을 주고 걷습니다.
여러분만이 베푸는 배려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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