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가 응원이,
위로가 되는 존재들이 있다고 믿는다.
어린 시절에는 내가 커서 어른이 된다면
만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펼쳐질 것같았다.
원픽스에 나오는 악마의 열매를 먹고 초능력이 한 개 쯤 생긴다거나,
나를 도와주는 엄청난 도라에몽같은 조력자 가 생길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아무데서나 드러눕는게 장기 아닌 장기였던 나는
넓게 펼쳐진 돌 위에서 팔과 다리를 쭉 뻗으며 얼른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랬었다.
시간이 흘러
교복을 맞춰 입어야하는 나이가 되었고,
한 번 더 새로운 교복을 맞춰야 할 시절엔
만화같은 일이 내 세상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닮고 싶은 존재를 찾아나섰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엔 요리를 배웠기 때문에
멋있는 요리사들의 영상을 줄곧 챙겨보기도하고,
요리를 따라해보고, 그들의 식당의 찾아가 식사를 해보기도했다.
그렇지만, 더욱 나에게 큰 물결을 주었던 사람들은
SNS에서 자신만의 것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을 일렁이게 파도를 만드는
내 인생에선 절대 볼 수 없을 것 같은 만화 속 주인공같은 사람들이
나의 우상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내 SNS 바운더리 속에 수집하는 수집가로써
그들의 발걸음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꼈다.
SNS판도가 인스타그램, 유투브로 바뀌고 나서는
나의 수집 목록은 더욱 더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꾸준하게 다져져 만들어진 그 아카이브를 볼때면,
어릴 적 만화를 볼 때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어떤 행위로든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난 이후부터는 그들을 무작적 따라해보려고 했다.
첫 시작은 정말 미약하게도
파워포인트를 켜놓고 도형들을 자르고 이어 붙여서 포스터를 만들기도 하고,
홈 카페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려보기도 하고,
일상을 비디오로찍어 편집을 해 유투브에 올리고,
그냥 흘러가는 구름같은 생각들을 블로그에 적어내기도 했었다.
시도자체가 가벼웠던 것만큼 항상 힘이 빠져 그만 두게 되는 경험을 했었다.
(사실은 아직도 그러고 있다.)
이어나가지도 못한 일들에 실패라는 딱지를 나 혼자 붙여나가지만,
그 행위 자체가 재밌어서
그럼에도 멈출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다보니
나의 우상들은 점차 가까워졌다.
신기하게도 세상은 너무 좁았고, 우연치 않은 인연들덕에
우상들을 직접 가까이서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겼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허영심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더욱 반해
더욱 응원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
그들의 시작도 나와 같았기에
이제서야 나는 내가 만화 속 이야기들과 너무 멀지많은 않다고 느껴졌다.
오징어게임에서 나온 무한한
계단처럼 멈추지 않고
이리 저리 움직이며 걷다보면
나만의 초능력이 생겨
우상들처럼 사람들에게 조금의 취(향)를 남기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나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을 얻는다.
커피, 대화, 글, 영상, 디자인, 음식, 엽서
이렇게 다른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담긴
모든 행위에 대한 내 노력은 그리 헛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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