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그 단어의 의미

당신은 사랑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있는가?

2023.04.22 | 조회 248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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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어둑한 그 밤에, 적어둔 글을 들고 방문할게요.

최근에 밀리의 서재를 가입했다.

틈 나는 시간에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오디오 북에 먼저 눈길이 가기시작했다. 

여러 가지 책들을 훑어보던 와중에

우연치 않게 만난 여행자에게

추천받았던 독일인의 사랑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어느날 주인공은 아버지와 함께 항상 교회 안에서

바라보던 큰 저택인 줄로만 알았던 성에 가게 되었다.

성에 도착해서는 후작과 후작부인을 만나기 전에 

아버지는 조심해야될 사안들을 말해주었다.

왕실에 들어가자 후작부인은 부자를 반겨주었다.

후작부인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친숙한 표정이

깃들어있었고

신비스러운 웃음이 뺨위로 흐르고 있었다.

주인공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간절한 마음에

후작부인에게 달려가 어머니에게 하듯이 키스를

해버린 것이다.

그 이후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호되게 혼이 나고야 만다. 

 

집에 와서는 어머니에게 묻는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인가요?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보이면 안 되는 거지요?"

어머니는 주인공의 말이 옳지만,

왜 다정한 눈길을 가진 모든 아름다운 여인을 얼싸안으면

안되는지 나이가 들면 알게될거라고 답했다.

•••

 

 

 

나는 이 주인공과 같이 사랑을 처음 느꼈던 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명확하지만 명확치않다.

속이 쓰라린건 또 어떻고. 

일사분란하게 마음은 계속 노선을 바꾼다.

그래서 선뜻 솔직하게 전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주인공의 행동은 너무 무례한 행동이긴했으나,

뭘 모르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라

백작부인도 귀엽게 봐주었던 것 아닐까.

 

결국 주인공은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사랑을 경험한다.

그 상대가 자신을 지켜 줄 수호천사라고 여기며.  

어머니의 말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백작부인에게 입을 맞췄던 꼬맹이의 용맹함은

조금씩 깎여나가

그의 사랑도 조금씩 모양이 변해갔다.

 

 

 사랑에 대한 정의는

항상 굳혀놓고도 불만 보면 녹아버리는 양초같다.

작년에 내가 정했던 사랑의 정의는

무주상보시 [無住相布施] :바라는 마음 없이 베푸는 것.

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국 상대방에게 돌아오는 것을 바라게 되는

내 모습을 보았다. 

2년전에는 사랑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는

공허한 정의를 내리기도 했었다.

 

나는 요즘에 새로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묻는 세가지 질문이 생겼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목표가 무엇인가,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들은 항상

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고민들을 하고 산다.

가장 넒은 주제라는 생각이든다.)

열의 일곱은 모르겠다는 답을 하지 못한다.

아마 이게 정답일지도.

그 모호함과 그 관계에 속한 이들만이 아는

에너지를 어떠한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최근에 내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정의는

무뎌짐을 사랑하는 것 까지가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다. 

촛불에 사랑에 점화가 되었을 그 시점부터 

불이 꺼질 때 까지가 사랑인 것이 아니라,

그을림이 남아있는 심지를 간직 하는 것까지가

사랑인 것이다.

 

그 그을림은 사라지지않겠지만,

그 초를 다시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간직하는 것 그것 까지가 사랑인 것 같다고

 

나는 사랑의 정의를 정정했다.

 

 

 

* 독일인의 사랑 여섯번째 회상을 읽고있는 중에 작성한 글입니다.    

   내용을 디테일하게 적기엔 스포일러인 것 같아 축약한 내용입니다.

   막스 뮐러_ 독일인의사랑.

늦은 밤,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안온한 밤 보내세요. 

 

+인스타그램 계정도 활성화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에만 올라가는 글도 생길 터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instagram: @knock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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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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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BR

    1
    about 1 year 전

    아직 사랑이 무엇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사랑은 매 순간 존재하는 거 같아요.(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알아도 감추면서) 해마다 사랑의 정의가 바뀌는 건 매년 다른 형태의 사랑을 느끼고 배웠기 때문이겠죠? 사랑, 목표 그리고 죽음.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이자 행복인 것 같네요. 오늘도 글과 안부 인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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