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다 말다, 습하니까 더 끈적하네요. 이왕 여름이라면 건조하고 더운 게 훨씬 나은 거 같습니다. 하지만 곧 장마가 올 수도...? 으악!
민사 재판이 그런 거 같아요. 가뜩이나 더운데 끈적끈적하기까지. 정확환 판결과 양측에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 재판 과정이란 게 있겠지만 2023년에 일어난 일, 2026년에 판결 나면 뭐 하겠나 싶네요. 일부러 재판 오래 끄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복잡한 문제입니다. 송사는 없는 삶이 편안한 삶인 거 같고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드릴까 생각 하고 있는데 점심약을 약국에서 드시고 가신 손님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아니, 전화를 하셨습니다.
“내가 혹시 약국에서 약을 먹고 갔소?”
“네, 아까 점심약 드시고 가셨어요.”
“그게 내가 맞소? 다른 손님도 있을 텐데.”
“오늘 약 드시고 가신 손님은 할머니뿐이라 기억해요. 왜 그러세요?”
“내가 생각해보니 병원 가기 전에 집에서 약을 먹고 나왔는데 또 먹어버렸네. 어떻게 해요?”
“아, 소염제랑 진통제 위주로 타가셨군요. 시간 차는 좀 있지만 일단 저녁약은 지켜보며 항생제만 드시면 좋겠습니다.” (약간의 각색 있음)
사실 이 경우는 어떻게 알 방법이 없습니다. 집이랑 약국에서 드신 약을 정확히는 기억 못 하시더라고요. 진짜 먹었나? 안 먹었나? 이걸 모르면 방법도 찾기가 힘들죠. 지켜보는 수밖에.
다행히 이런 개인적인 복용 실수가 아니라면 약을 겹쳐 먹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DUR이라고 하는데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lization Review)는 의사 또는 약사가 의약품 처방·조제 시 환자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과 중복되는 약 등 의약품 안전정보를 요양기관에 실시간 제공하여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내가 A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서 약을 먹고 있다면 B 병원에 갔을 때 비슷하거나 같이 쓰면 안 되는 약들은 정보에 뜨게 됩니다. 병원에서 한 번 보고, 약국에서도 한 번 보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걸러지죠. 다만 A병원에서 처방한 모든 약이 보이는 게 아니고 ‘동시에 먹었을 때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약’만 뜹니다. 참 좋은 세상이죠? 병원을 자주 다니시는 분은 약국에서 귀신같이 “아마 이런 약 드시고 계실 텐데, 이건 빼고 드세요.” 라는 멘트를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전문의약품(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에서 받는 약)의 경우 안심하시고 약만 잘 챙겨드시면 되겠습니다.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만 기억한다면...
그럼 일반의약품은? 안타깝게도 DUR에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에 비해서 안전하기도 하고 너무 광범위하며 시스템적으로 구축하기가 힘들어서, 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개인정보’ 측면에서 모든 걸 정부에서 알고 관리하는 것은 사실 좀 꺼림칙하죠.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제가 전에 말씀드린 ‘단골 약국 만들기’입니다. 단골 약국이 있으면 웬만한 일반약 구매 히스토리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길 가다가 근처 아무 약국 들어가서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제약회사에서 만든 이름이 다른 약들을 다 알 수는 없겠죠. 그리고 대부분 손님은 먹고 있는 약 이름을 잘 모릅니다. “그... 파란색인데 2알씩 먹고 그 약인데, 몰라요?” 하면 싸우자는 겁니다. (ㅋㅋ농담)
DUR은 직접 해볼 수도 있는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요즘엔 약봉투에 약 이름이 다 나오는 시대잖아요? 다 먹을 때까진 약 봉투 버리시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 https://www.hira.or.kr/ra/medi/form.do?pgmid=HIRAA030029000000 )
DUR은 앞으로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현재에도 환자들의 약물 중복, 과다 복용 등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헌혈 전에 먹으면 안 되는 약을 미리 걸러서 헌혈을 하러 가면 그런 종류의 약을 복용하는 분들은 헌혈을 할 수 없습니다. (ex. 여드름치료제)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어떤 약을 자주 먹는다 -> 어떤 부분이 약하거나 좋지 않다 -> 관련된 건강, 운동 정보 또는 필요한 검사 자동 추천. 뭐 이렇게도 쓸 수 있겠네요. 물론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뜬금없지만 검사 이야기가 나오니 변호사님은 왜 검사의 길을 걷지 않으셨는지 궁금하네요. 판사 하셨어도 잘 하셨을 거 같은데. 공부 더 하기 싫어서 안 하신 거가요? (ㅋㅋ)
아 참! 대부분 분들은 건강건진을 받으시죠? 1~ 2년에 한 번씩 말입니다. 저는 정말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이 검사들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만, 가급적 내시경이나 초음파 검사는 꼭 추가해서 한 번씩 해보시기 바랍니다. 요즘엔 고지혈증 검사도 빠져있던데 피 검사 만으로는 내 몸 속에서 자라는 무언가(?)를 파악하기 힘듭니다. 이 건진도 간소화 하는 게 필요할 거 같은데... 키, 몸무게 재서 뭐 하겠어요? 시력? 치아? 청력? 겉치레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내 몸이 현재 전체적으로 건강한지 알려면 필요한 검사들이 있을 텐데 그런 걸 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어요. 시력, 치아, 청력 등은 전문 병원인 안과, 치과, 이비인후과에서 할 수 있으니 접근성도 좋을 거구요. 요샌 헬스장에서 매일 매일 인바디도 재는 세상이잖아요...
저는 최근에 헬스장을 옮겼어요. 새로 생긴 집 근처 헬스장인데 일반 헬스장보다 비싼 편이라 그림의 떡으로 침 흘리고 있었는데, 금동이 엄마가 생일 선물로 회원권을 끊어줬습니다. 너무 좋아요. 새로 생겨서 아직 사람이 적어서 저 같은 I 들이 다니기 좋아요. 오늘 오전에도 저 포함 3명 있었습니다.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더 많은 아이러니. 특히 샤워장이 깨끗해서 좋아요. 바디 드라이어 아시나요? 그게 있는데 와... 신세계. 저 이거 지금 며칠째 검색중입니다. 요새 젊은 분들은 많이 쓴대요. 조만간 사지 않을까요? 하하하하.
변호사님은 발레 하시잖아요. 요즘엔 어떠시죠? 꾸준히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다음 주를 기다리겠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