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과 동기를 부여하는 평가와 보상 ] 백코치의 성장하는 사람들이 읽는 뉴스레터 2025년 44화 (266화)

2025.10.26 | 조회 2.8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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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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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코치의 코칭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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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번째 뉴스레터 관점은 성장과 동기를 부여하는 평가와 보상 ’ 입니다

(Intro) 

이번 뉴스레터는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됩니다제 뉴스레터의 구독자이자 멘토라이브러리의 리더십 과정 '피드백과 1on1' 참석자였던 한 HR 담당자께서 던진 고민이 있었죠바로 “2026년 평가/보상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하는 질문이었습니다요즘 시대 흐름을 반영해 고민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보상 구조는 연봉 성과급 직무 인센티브 등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지, Job Level 체계와 평가/보상을 어떻게 이상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등의 구체적인 궁금증을 물어보시더라고요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 질문들을 하나씩 풀어보려 합니다, HR 관점 뿐만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보려고 합니다.

뉴스레터를 기록하다 하나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제가 첫번째 직장에 있을 때의 일이었죠회사가 가진 기준 중 하나는 경영자 주변에 있는 스탭의 승진은 가장 늦게현장에 있는 직원들의 승진을 빠르게 였습니다직급보다 직책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조직이었기 때문이었고현장 리더들보다 스탭 리더들에게 권한이 모이는 것을 우려한 기준이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저는 영업부 5인재개발팀장 3인사실장 2년 그리고 비서실장 5년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었죠몇 개월씩의 차이는 있지만 다 합치면 16년차이고특히 비서실장을 할 때는 그룹 인사위원회 인사팀장이라는 보직을 겸직했었습니다승진이 느릴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비서실장으로 일할 때 승진은 재미있게도 최고 경영자의 컨설팅에서 시작되었습니다컨설팅에는 제가 참석하지 않고 부회장님이 참석하시는데 보고서는 모두 제가 작성하죠그런데 어느날 컨설팅 중에 보고서에 적힌 제 이름과 직급을 보시고 백종화는 왜 아직 승진이 안했지?” 라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그날로 제 성과를 정리해서 승진 심사를 받고 승진을 했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반대로 엔터 BU에 있었을 때는 경영자가 승진 상신을 올렸으면 좋겠다.“ 라고 먼저 제안을 줬습니다그때 제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아직 법인 대표이사들이 모두 승진을 하지 못해서 제가 먼저 승진을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엔터 BU에는 모두 5개의 작은 법인들이 있었고저는 그 5개 법인의 지주사 격인 BU의 인사실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제 승진이 가장 늦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승진은 곧 보상이 되고외부에서 볼 때 제 명함의 무게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하며 제 승진을 여러 번 제안했던 경영자에게 제 답변은 한결 같았습니다. “이미 제가 가진 권한이나 제 이름으로 하지 못하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의 없는 행동이기도 했지만인사는 조직의 기준과 원칙 그리고 문화를 지켜야 하는 책임지는 위치이기도 합니다그런 위치에 오랜 시간 있었기에 더 나에 대한 기준을 높게 잡았다고 생각합니다그렇게 배웠고그런 선배들과 함께 했었고그리고 그 습관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요그래서 첫 직장을 퇴사한지 7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그런 문화와 습관가치관을 가르쳐 준 첫번째 직장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습니다아마 제가 비즈니스를 그만두는 그 순간까지 감사한 마음은 계속될 거라 믿고요

 

[Key Keywords]

평가(Evaluation)와 보상(Compensation)  : 성과 관리와 성과 평가, 그리고 보상의 연결은 제도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일을 하는 이유에도 영향을 줍니다.

금전적 보상 vs 비금전적 보상 (Monetary vs. Non-monetary Rewards)  : 보상에는 금전적 보상도 있지만 우리가 눈에 손에 쥐지 않는 비금전적 보상도 있습니다.

성과역량영향력 요인 (Performance, Competency, Influence as pay factors)  : 보상의 크기와 방법을 정하는 기준은 성과 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역량과 그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포함합니다.

공정성(Fairness)  : 보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닌 기준, 절차에 대한 형평성과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보상 구조 설계 & Job Level  : 조직의 구조와 미션에 따라 (예. 스타트업, 대기업) 직무 레벨이 다르고 보상의 기준과 구조도 달라 집니다.

 

◆ 평가와 보상의 목적은 성장과 동기부여‘ 입니다

①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3가지 소득

“직장을 다니면서 버는 소득으로는 부족하잖아요.” 

많은 직장인, 특히 주니어 구성원들이 커리어 상담이나 1:1 면담에서 흔히 하는 말입니다. 월급만으로는 동기부여가 안 되고, 더 큰 보상이 없으면 일을 열심히 해야 할 의미를 못 찾겠다고 토로하죠. 이때 리더들이 바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식의 HOW 해법을 말해버리면, 정작 중요한 WHY와 WHAT(일의 이유와 의미)를 놓치기 쉽습니다. 저는 이러한 대화를 할 때 이렇게 질문하곤 합니다. 

혹시 직장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근로소득(월급말고도 더 있을까요?”

코치이자 HR 리더이기도 한 분이 제게 물어본 질문입니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라고 답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저 또한 18년간 회사생활을 하며 ‘돈 이외에 얻은 것들’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습니다. 제 커리어를 돌아보면 이랜드에서 16년,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2년을 일했고, 영업부 5년, HR팀장 / 비서실장 11년, 코치 2년 등 다양한 역할을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생에서 다시 못 할 신기한 경험들을 수도 없이 해봤습니다. 동대문 새벽시장에서 옷을 사입해 매장에 공급해보고, 아동복 매장에서 풍선을 불어 아이들을 끌어모으는 호객 행위도 해보고, 마네킹에 예쁘게 옷을 입혀 판매해보기도 했죠. 그룹 체육대회, 임원 승진식, 연말 송년회 같은 큰 이벤트를 기획해보기도 하고, 부회장님 수행비서로 정치인과 대기업 오너를 모시는 회의도 준비했습니다.

이렇듯 직장은 여러 경험의 무대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의 강점은 어떻게 다른지, 각양각색 성격의 동료들과 일하는 법,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 개인 커리어와 조직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법, 평가와 피드백, 면담과 면접 기법, 인재를 의도적으로 육성하는 방법, 그리고 마케팅 / 브랜딩 지식, 보고서 작성 스킬까지… 회사를 다니며 얻은 지식과 노하우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좋은 동료와 리더로부터 습관과 가치관도 배웠습니다. 함께 일했던 분들의 영향으로 제 삶의 태도와 습관 중 많은 부분이 형성되었죠.

 

제가 생각하는 직장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소득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근로소득

월급과 보너스 등의 금전적 보상입니다. 현재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미래 삶을 위한 투자 시드머니도 마련해주죠. 저도 외벌이 가장으로 제 급여가 가족을 지탱해주었고, 아이 교육도 뒷받침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지식 경험 소득

일을 통해 배우는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입니다. 이는 미래의 내가 더 어려운 과제도 해낼 수 있는 밑천이 됩니다. 다만 이런 지식/경험 소득을 얻으려면 의식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편한 일보다는 도전적이고 새로운 일을 맡아야 하고, 모르는 것을 부딪치며 배우고, 물어보며 업무 방식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지식과 경험이 쌓이게 됩니다. 동료와 상사 피드백을 적극 받아들이고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려는 태도도 너무 중요합니다.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만을 중요하게 여기며,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잘하는 일 그리고 쉬운 일만 해서는 절대 지식과 경험 소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지식과 경험 소득은 같은 조직 안에 있는 동료와의 비교가 아닌, 조직 밖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우리 회사가 아닌, ‘시장에 나갔을 때 경쟁력이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인가?’ 이것을 판단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내가 우리 회사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 소득이 되고, 이것이 바로 경력이 되기 때문‘ 입니다. 

셋째인간관계 소득

인간관계 소득은 관계로 부터 얻는 자산입니다. 함께 일하며 맺은 동료, 멘토, 리더들이 주는 배움과 정서적 지지, 그리고 인생의 소중한 인맥입니다.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직장 동료, 업무적으로 막힐 때 기꺼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 성과의 기쁨을 진심으로 나눌 수 있는 팀원들이 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풍요로워집니다. 이러한 관계는 내 습관과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주고, 내 삶의 행복과 성취감을 배가 시켜 주는 귀중한 자산이 되죠. 제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은 ‘회사는 자기 일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라고 묻는 사람들입니다. 저 또한 내향형의 인간이기에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편함보다 그들로부터 얻는 것이 더 많다면 기꺼이 동료와의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시간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그들로부터 나는 어떤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가? 나는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가?’ 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동료와 함께하는 Coffee chat과 회식점심 식사와 1ON1 대화 등이 의미없는 시간이 되지는 않습니다단지 내가 의미없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을 뿐인거죠

 

직장이란 어떤 곳일까요?

혹자는 “돈 버는 곳”이라고만 정의합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직장을 오직 돈과 맞바꾸는 곳으로만 여기면 내 일상의 수많은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돈을 많이 주면 버틸 만 하지만, 돈이 적으면 내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직장을 ‘돈 + 지식 / 경험 + 관계를 얻는 곳’이라고 생각해보면 직장에서 내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당장의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게 되죠. 내 시간 사용을 조금 더 다르게 계획하게 됩니다.

최근 함께 일하는 회계법인 클라이언트의 리더들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모두 공감하던 주제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일을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왜 이 직장에 다니는지 스스로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래야 지금 이 순간 내 시간이 아깝지 않고, 오히려 가치 있게 쓰이고 있다는 만족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저도 제가 하는 일을 단순히 “강의와 코칭으로 돈을 버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와 함께 시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코치”라고 정의합니다. 그렇게 일의 WHY(이유)를 분명히 할 때, 우리는 내 일에 조금 더 최선을 다하게 되고, 월급 그 이상의 보상을 직장에서 나 스스로 얻어 낼 수 있습니다.

 

② 보상의 종류 (금전적 보상 vs 비금전적 보상)

기업이 직원에게 주는 보상은 크게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보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금전적 보상(financial compensation)은 말 그대로 돈으로 지급되거나 금전적 가치가 있는 혜택이고, 비금전적 보상(non-monetary reward)은 돈 이외에 인정, 성장, 복지, 근무환경 등 심리적 /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1) 금전적 보상의 종류

금전적 보상에는 기본급여와 각종 인센티브, 수당, 복리후생성 금전 혜택 등이 있습니다. 먼저 기본급을 보면, 회사에 따라 호봉제(근속연수에 따라 자동 인상되는 급여체계)도 있고, 연봉제(개개인의 연간 임금을 계약으로 정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무의 가치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는 직무급 / 직능급도 확산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와 공기업은 전통적으로 호봉제를 썼지만, 민간 대기업들은 직무 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연봉제를 많이 도입해 왔습니다. 호봉제는 연공에 따른 안정적 보상 장점이 있지만 ‘연차가 높아질수록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을 하며 성과를 낼 수 있다‘ 라는 가설을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호봉이 올라갈 수록 성과가 떨어지는 인원들도 있고, 낮은 연차에서 더 높은 성과를 올리는 구성원들에게는 성과를 충분히 반영 못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성과주의 문화와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호봉이 높은 고연차에게는 ‘일을 안 해도 보상은 높게 나온다‘ 와 ‘저연차에게는 일을 열심히 해도 낮은 보상이 나온다‘ 는 인식이 박혀버리게 되는 것이죠. 반면 연봉제나 직무급은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 차등이 가능해 공정성 인식은 높일 수 있지만, 잘못 설계하면 내부 구성원 간 경쟁이나 성과와 평가에 대한 불신과 반발을 부를 수 있기도 합니다. 두가지 모두 가장 큰 약점은 ‘한번 올라간 급여를 내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HR에서는 급여에 대해서는 항상 보수적인 접근을 하게 됩니다. 보수가 올라가는 만큼 회사는 고정 지출이 올라가게 되고, 그만큼 회사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위기의 순간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기본급 외에 성과에 연동된 인센티브(보너스) 제도를 운영합니다. 인센티브는 지급 기준에 따라 개인 성과급, 팀/부서 성과급, 전사 이익공유금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사는 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라는 개인 성과 인센티브 제도가 있습니다. 각 사업부와 개인의 KPI 달성도를 반기별 평가해 월 기본급 최대 100%까지 보너스를 차등 지급하는데, 실제 2025년 상반기 메모리사업부는 목표 초과로 200% 지급, 다른 사업부는 25%~0% 등 성과에 따라 크게 갈렸다고 합니다. 한편 B사의 경우 PI와 PS 제도를 운영합니다. 개인/부서 생산성에 따라 연 2회 지급되는 PI(생산성 격려금)와, 회사 전체 이익에 연동돼 연 1회 지급되는 PS(초과이익분배금)를 병행하는데, 특히 PS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기본급의 최고 1000%(연봉의 50%)까지 지급될 수 있어 직원들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호실적 년도에 기본급의 1500%(1000% PS + 500% 특별성과급)를 보너스로 풀고, 추가로 자사주 30주를 지급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2023년처럼 영업적자가 난 해에는 PS를 ‘0’으로 하고 위로금만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PS의 경우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개인에게 지급하는 것인데, 기업이 적자인 상황에서 어떻게 재원을 마련했을까요? 또 왜 적자인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보상을 지급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동기부여 요인 중 ‘외재적 동기부여'에 해당하는 경제적 압박에 해당하는 ‘금전적 보상’ 의 경우 작년보다 올해 더 높아지지 않으면 동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작년에 1천만의 인센티브를 받았는데, 올해 800만원을 받았다면 급여 이외에 초과로 받은 이익에 대한 동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년보다 마이너스 된 200만원에 대한 부정적 동기부여가 더 크게 작동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금전적 보상으로만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 외에 또 장기 성과인센티브(LTIP: Long-Term Incentive Plan)도 있습니다. 주로 임원이나 핵심인재 대상의 중장기 실적 연계 보상인데, 3~5년의 기간 성과를 보고 주식이나 스톡옵션, 현금을 베스팅 조건으로 지급합니다. A사는 2023년부터 임원 600여 명에게 LTI 주식보상을 도입해, 최근 3년 실적을 평가해 산정된 보상액을 향후 3년에 걸쳐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예를 들어 상무급은 산정액의 50%를 3년에 걸쳐, 사장급은 80%를 지급하는 식으로 직급이 높을수록 보상의 미래지향 성격을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LTIP는 미래 성과에 대한 기대와 핵심인재 유지(Retention) 목적이 크며, 단기 성과에 급급해지지 않고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방식은 실리콘밸리의 IT 상장 회사에서 자주 사용하던 방식이었는데요. IT 기업들은 서로가 인재영입에 전쟁을 치르기 때문에 꼭 유지해야 할 핵심인재들에게는 3~5년 간의 주식과 스톡옵션 또는 현금 인센티브를 나눠서 지급하게 됩니다. 2년차 50%, 3년차 30%, 4년차 20% 처럼 말이죠. 대신 매년 성과에 따라 이런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하기 때문에 올해 받은 인센티브가 작년에 받은 인센티브에 합쳐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에서 받는 보상이 더욱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구성해 두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조직의 성장과 개인의 보상이 연결되도록 하는 것‘ 입니다. 그저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조직이 OOO 성과를 냈을 때 OOO 보상을 한다. 와 처럼 회사의 성장이 개인의 보상에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금전적 보상의 목적이 ‘구성원을 기분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상을 통해 더욱 성과에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각종 수당(Allowance)도 금전적 보상의 중요한 축입니다. 전통적으로 직책수당(예: 팀장, 본부장, CEO 수당), 직무수당(예: 자격증 보유자 수당, 위험작업 수당), 특정 성과수당(예: 특허 보상금, 프로젝트 포상) 등이 있습니다. 비록 기본급 대비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개인별 기여나 책임에 따른 차등 보상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기여합니다. 최근에는 인센티브의 세분화 경향도 나타나서, 예를 들어 스팟 보너스(Spot Bonus)처럼 특별한 성과나 혁신에 대해 즉각적으로 지급하는 보너스도 활용됩니다. 요컨대 금전적 보상은 기본적인 생활 안정을 주는 고정급과, 성과를 강화하는 변동급(보너스)으로 구성되며, 잘 설계하면 직원들의 단기 성과와 장기 몰입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레버리지입니다. 

 

※ 금전적 보상의 이면

중요한 것은 금전 보상이 늘 가장 좋은 동기부여 수단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람은 금전 보상에 빠르게 적응해서 곧 더 높은 보상을 기대하게 됩니다. 매번 더 높은 보상을 받기 위해 그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는데도 말이죠. 지속적으로 보상을 키우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유지되지 않는 딜레마도 있고, 금전적 보상은 언제나 경쟁사와 비교하며 올라간다는 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경쟁사에서 A급 인재를 데려오거나 우리 인재를 빼앗기지 않는 방법이 금전적 보상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전적 보상은 공정하고 적정한 수준으로 지급하되비금전적 보상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 회사가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돈 이외에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는 기업 브랜딩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비금전적 보상의 종류

비금전적 보상은 눈에 보이는 돈이 아닌 직원들에게 심리적 만족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보상입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직장인이 일이 힘든 이유는, 돈 부족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금전적 요인에는 다양함이 있고, 이는 개개인마다 다를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인정 욕구, 승진 기회, 일의 의미의 영향, 성장 지원과 환경, 워라밸, 존중 등 들이 종합적으로 충족되어야 직원들은 보상 외에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느낍니다. 기업들이 활용하는 비금전 보상의 대표적인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정과 칭찬(Recognition)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과 성과가 인정받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금전 보상이 아니어도, 공개 석상에서의 칭찬, 사내 뉴스레터 / 사보에 우수 사례 소개, 포상 휴가나 트로피 수여 등은 직원 사기를 크게 높이기도 하죠 요즘은 동료 간 인정 프로그램도 있는데, 예를 들어 구글은 직원들이 동료에게 수시로 “감사 카드”를 보낼 수 있는 gThanks라는 시스템을 운영해 수평적인 칭찬 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상사의 평가 뿐 아니라 동료로부터 인정받는 문화는 구성원들의 일체감과 긍정 에너지를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직은 이렇게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어떤 업무적 / 정서적 도움을 받았고 이를 통해 어떤 성장과 성공을 이뤘는지를 공유하는 시간과 환경을 자주 만드는 문화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 학습과 성장 기회

교육훈련, 자기계발 지원, 커리어 개발 기회 등도 강력한 비금전적 보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은 우수 직원에게 사내 MBA나 대학원 진학 기회를 제공하거나, 외부 주요 학습 기회 제공, 컨퍼런스 참여 지원합니다. 사내 멘토링이나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력 성장을 돕는 것도 보상의 한 종류가 됩니다. 누군가는 이를 ‘회사가 자신을 더 부려먹으려고 가르친다’ 라고 생각하기도 하겠지만, 많은 구성원들은 ‘회사가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다‘ 라고 인식하게 되죠. 어떤 회사는 아예 일부러 어려운 직무나 해외 파견 기회를 부여해 직원이 도전 속에서 성장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기 전에 회사는 직원 입장에서 미래 커리어를 함께 설정하고, 그 커리어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개인의 가치를 높여주는 보상으로 인식하도록 돕기도 합니다. 실제 제가 현재도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임원 / 팀장 코칭과 스타트업 리더들의 코칭 세션에서 리더들이 자주 하는 말은 “제 성장을 위해서 회사가 투자를 하고 있으니까 업무보다 집중해야죠“ 라는 말입니다. 

(3) 경력 발전 및 승진

성과를 낸 직원에게 승진 기회를 주거나 핵심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도 강력한 보상이 됩니다. 승진은 단순히 직급이 오르고 연봉이 오르는 것을 넘어, 인정과 신뢰의 표시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가장 바라는 보상 중 하나입니다. 다만 모든 직원을 승진시켜 줄 수는 없으므로, 수평적인 Job Enlargement(역할 확대)나 직무 듀얼 트랙 등으로 다양한 경력 발전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죠. 저 또한 이랜드에서 영업부나 인사 팀장을 할 때 ‘사업부 조직문화 팀장’ 또는 ‘그룹 조직문화 담당자‘ 로 활동을 겸직했었습니다. 듀얼 트랙은 일을 많이 하게 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주요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과 함께 경영진과 차상위 리더들과 자주 소통을 하며 나를 브랜딩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직장인의 특성상 ‘한정된 포지션과 주요 과업을 누가 맡는가?에 따라 성장의 속도가 달라지는데, 이런 기회를 경영자나 리더가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에게 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이죠.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회식이나 모임 등의 활동에서 자신을 홍보하지만, 제가 있었던 회사는 이런 회식이 없는 곳이어서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 참여 및 발표‘ ‘그룹 문화 활동‘ 등이 지식과 경험을 쌓고, 자신의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번은 커리어 브랜딩 강의를 하던 중 3~8년차 직장인들에게 ‘언제 회사에서 내가 성장했다고 느꼈나?’ 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이때 꽤 많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이유도 명확했는데 ‘제 경력이나 실력으로는 맡을 수 없는 과업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줘서‘ 라고 말하더라고요. 직장인은 일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가능했지 싶습니다.

(4) 업무 환경 및 자율성

우리나라의 한 기업은 마스터 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리더는 아니지만, 전문가로 인정을 해주는 포지션이죠. 그런데 이 포지션에서 조직에 기여하는 연구 실적이나 프로젝트 결과가 나오거나, 반복해서 다른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성과가 반복되면 연구원이 되고 이때 회사는 연구원에게 ‘연구실과 구성원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합니다. R&D 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연구실이 하나 생기고 그 연구실에서 일할 수 있는 구성원들까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외부 S급 인재를 영입할 때 사용하는 인재 영입 전략을 내부 직원에게도 오픈한 것입니다. 이유는 하난, 구성원들에게 성장과 성과의 동기부여를 주기 위함이었고, 그 마스터 분도 다른 기업에서는 얻을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을 알기에 자신의 성과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시더라고요. 

 

3) 다양한 보상의 목적 과거 보상 vs 미래 인센티브

마지막으로 기업이 보상을 주는 근본 목적을 짚어보겠습니다. 보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째과거 성과와 노력에 대한 인정과 감사입니다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낸 직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는 것은 공정과 예의의 문제죠. 이때는 경영진은 보상을 주고 나서 새로운 기대를 잊어야 합니다. 이미 과거에 대한 감사의 의미이기 때문이죠. 가끔 과거에 대한 보상을 하고서 ‘왜 이전처럼 하지 않지?’ 라고 고민하는 리더들이 있더라고요.

둘째미래 성과에 대한 기대와 유지입니다

즉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달라는 동기부여이자, 그 인재를 계속 우리 조직에 붙잡아 두고 싶다는 Retention 장치인 것입니다. 특히 핵심인재일수록 업계 러브콜이 많기 때문에 보상으로 잡아두지 않으면 유출되기 쉽습니다. 예컨대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들이 미래 성장 동력인 AI 인재에게 수십억 원의 연봉과 스톡옵션 패키지를 제시하는 것은, 단순히 그 사람이 과거 기여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 회사에 기여해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직의 보상철학이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도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우리 함께 고생했다, 여기 성과급 받아라” 식으로 사후보상(After-the-fact reward) 개념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일수록 “앞으로도 이만큼 기대하니 미리 줄게” 하는 선제적 보상, 장기 인센티브 비중이 높습니다. 요즘은 국내 기업들도 스톡옵션이나 LTI처럼 장래 성과를 견인하는 보상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물론 가장 큰 병목은 ‘동일 직무, 동일 과업, 동일 급여‘ 라는 기준을 가진 곳들이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조직에 미치는 성과와 결과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과가 같더라도 그 과정과 행동에 따라 회사와 동료,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다를 수도 있죠. 보상 철학은 여기에 기반한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인재를 더 중요한 인재로 대우하나요?’ 그 메시지가 바로 보상 시스템인 것이죠. 

요약하면 성과보상(Performance Reward)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하나는 성과에 대한 명확한 정의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기여한 결과와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고, 그 성과의 크기와 기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거든요, 두번째는 보상의 목적입니다. 과거 보상만 강조하면 “한번 성과내고 놀아도 보상은 받네” 하는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고, 미래 보상만 강조하면 “이번에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 줘” 하는 불만이 생기고 의지가 떨어지게 되죠거든요. 

 

③ 보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성과역량영향력 등)

그렇다면 조직은 어떤 기준으로 누가 얼마나 보상받을지를 결정할까요? 많은 기업의 답은 세 단어로 압축됩니다. “성과, 역량, 영향력”입니다. 여기에 경력이나 희소성시장가치 같은 요인을 추가로 고려하기도 하지만, 기본 뼈대는 성과(performance)와 역량(competency)이며, 최근에는 팀에 주는 영향력(impact)까지 보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1) 성과(Performance)

말 그대로 ‘조직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 입니다. 개인의 목표 대비 달성률, 사업 목표에 대한 기여도 등이 중심 지표입니다. 성과를 볼 때는 그 사람이 혼자 이룬 실적뿐 아니라 팀 동료들의 성과에 미친 영향까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영업사원이 본인 판매 목표 120%를 달성했다면 훌륭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팀이 신제품에 집중하는 목표를 잡았는데, 기존 제품에 집중했다면 높은 결과에 비해 성과는 낮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A가 영업 노하우를 동료들과 공유하여 팀 전체 실적도 향상되었다면 이는 개인 성과 + α의 기여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요즘 많은 기업들이 연말 개인평가 때 “조직의 결과에 기여한 영향“ 과 “동료의 성공에 기여한 바”를 묻곤 합니다. 조직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성과를 장려하기 위함입니다. 팀 단위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회사도 늘고 있는데, 개인 인센티브만 줄 때보다 협업과 팀워크 지표가 32%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 역량(Competency)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는 것입니다. 역량은 고성과자의 행동 특징을 말합니다. 즉, 과업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경험, 스킬, TOOL’의 레벨이 어느정도 인가?를 판단하는 것이죠. 역량이 높을 수록 더 어렵고 중요한 과업에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결과가 좋더라도 향후 성장 잠재력이 낮으면 미래 성과는 불확실하고, 반대로 지금은 결과가 부족해도 역량이 뛰어난 인재라면 큰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는 후자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겠죠. 그래서 평가와 보상에 “역량” 개념을 넣습니다. 역량이라 함은 해당 직무에서 발휘되는 지식(Knowledge), 스킬(Skill), 태도(Attitude)의 총합입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라면 코딩 전문지식과 알고리즘 문제해결력(지식/스킬), 그리고 논리적 소통이나 끈기, 학습 민첩성(태도) 등이 역량요소일 것입니다. 회사는 연말 고과에서 단순히 “올해 무엇을 성취했나”뿐 아니라 “어떤 역량을 보였나”도 평가합니다. 이를테면 어떤 직원이 도전적인 신규 프로젝트를 맡아 힘겨운 런칭을 했다고 해봅시다. 매출 성과는 초기라 미미할 수 있지만, 그 직원이 보여준 새로운 기술 습득 능력, 프로젝트 리딩 역량, 고객 문제 해결력 등이 탁월했다면 회사는 그 역량을 높이 살 것입니다. 당장은 숫자가 안 나와도 역량 우수자에게는 더 좋은 보상등급을 주어 사기를 북돋고, 향후 더 큰 과업을 맡길 준비를 시킵니다. 특히 신사업이나 혁신과제처럼 모험적인 일은 단기 성과가 저조할 수 있기에, 역량 평가를 병행해야 불필요한 인재 소모를 막을 수 있습니다.

3) 영향력(Impact/Influence)

‘조직과 동료에게 어떤 긍정적 / 부정적 영향과 가치를 미쳤는가?’입니다. 실제로 조직 내 “문화 기여”를 중요하게 보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동료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해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 팀 내 갈등을 잘 중재하고 모두가 합심하도록 코치 /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하는 사람, 팀 간의 사일로를 허물고 부서 간 협업을 촉진하는 사람, 고객의 숨은 불만을 찾아내 조직에 솔직하게 제언하여 개선을 이끄는 사람 등 조직에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귀중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재들이 있습니다. 또 회사 바깥으로 긍정 이미지를 높이는 직원도 있기도 합니다. 가령 개발자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명성을 쌓아 회사 기술 브랜드를 높인다든지, 직원이 자기 SNS나 대외활동을 통해 회사 미담을 전파한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고, 주요 컨퍼런스에서 지식과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러한 “플러스 알파” 기여는 공식적인 성과 목표에는 없을 수 있지만, 조직 성공과 브랜딩에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평가 항목에 ‘조직 기여도’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아마존은 직원 평가에 리더십 원칙 준수도를 정량화해 반영하는데, 동료 피드백과 함께 종합 점수(OV 등급)로 환산하여 연봉, 승진, 인센티브, 주식보상에 직접 연결합니다. 성과 숫자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조직 문화와 동료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지도 평가/보상에 녹이는 것이죠.

4) 기타 고려 요인

위 세 가지가 보상의 핵심이라면, 그 밖에도 경력과 숙련도, 희소성, 시장가치, 직무 난이도 등이 보상 의사결정에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핵심 인재 (예: AI 전문인력, 특허 보유자 등)는 회사가 특별 인상이나 추가보상을 줘서라도 붙잡습니다. 동일 성과라도 더 희귀한 역량을 가진 사람에게는 더 큰 보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난이도 / 중요도도 감안되는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보상 플러스 알파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대체가 불가능한 인재, 이탈하게 될 때 구성원들에게 부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인재들에게도 추가적인 보상이 포함될 수 있는 거죠. 

요약하자면, 개인의 보상은 그 행의 “성과”에 따라 결정되지만, 그것을 해석할 때 역량이라는 렌즈를 통해 미래 잠재력을 보고, 영향력이라는 렌즈로 조직 기여도를 봅니다. 이 세 가지를 두루 잘한 인재라면 최상의 평가등급과 파격 보상을 받을 것이고, 성과만 높고 나머지는 부족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지만 더 큰 역할을 맡기긴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과 수치는 낮아도 역량과 영향력이 우수하다면 회사 입장에선 놓치기 아까운 인재이기에 특별 인센티브나 승진 등의 방식으로 격려할 수도 있습니다. 

5) 보상의 최우선 가치 ‘공정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차등 보상을 하다 보면, 늘 따라오는 이슈가 “과연 공정한가?” 입니다. 보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공정성(Fairness)일 것입니다. 직원들이 “누구는 많이 받고 나는 적게 받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납득하면 큰 불만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유를 모르거나, 불합리하다고 느끼면 쉽게 동기가 꺾입니다. 아담스의 공정성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기여 대비 보상 비율을 주변과 늘 비교한다고 합니다. 이 비율이 남들보다 낮다고 느낄 때 불만과 좌절, 나아가 이직까지 야기된다고 하죠.

공정성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분배 공정성(분배 기준에 대한 공정성)과 절차 공정성(그 보상이 결정되는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한가), 상호작용 공정성(과정에서 존중 받았나) 입니다. 이 중 보상에서는 분배 공정성과 절차 공정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보상 수준 자체도 중요하지만, 결정 과정에서의 공정한 절차와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2021년 초 SK하이닉스에서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영업이익이 크게 났음에도 직원들에게 기본급 20% 수준의 성과급만 책정되자, 한 4년차 직원이 전사 이메일로 공개 항의를 했고 수천 명의 구성원이 호응했습니다. 불과 2주 만에 최태원 회장이 연봉 반납 의사를 밝혔고, CEO가 성과급 기준을 재설계하겠다고 약속하며 사태를 수습했죠. 회사는 결국 전사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기본급 최대 1500%까지 지급하는 현재의 공식으로 투명하게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례의 교훈은 분명합니다.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충분한 설명 없이는, 보상이 커도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MZ세대일수록 그런 이슈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것입니다. 

 

※ 공정성과 관련한 현실적 제약

구성원들은 “조직이 성과 낸 만큼 돌려받는” 완벽한 성과연동을 기대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그렇게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보상 Downward 조정의 어려움입니다. 근로기준법 상 이미 올린 기본급을 내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연봉을 낮추려면 본인 동의가 필요한데, 스스로 깎겠다는 사람은 없겠죠. 미국은 한국보다 유연하지만, 기본급을 쉽게 깎진 않습니다. 대신 실적이 안 좋으면 보너스 금액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식으로 대응하죠. 한국 기업들도 그래서 성과급(변동급) 비중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기본 연봉은 웬만하면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되, 성과에 따라 보너스를 늘렸다 줄였다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바로 기업은 올해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 이후 미래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미래를 위한 R&D 투자, 적자 등을 대비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큰 시점이 요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기업에서는 성과가 좋아도 다음 해를 대비해 재원을 어느정도 보유해두려고 합니다. 그만큼 비용 지출인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때로 성과가 크게 난 시기에 그 재원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있는 이유도 ‘고정비용’을 줄이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 입니다. 

직원들은 “성과만큼 팍팍 올려달라” 하고, 회사는 “나중에 떨어지면 감당이 안 된다”며 신중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이 간극을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소통을 통해 현실을 이해시키는 것, 둘째, 변동보상의 폭을 키워 좋은 해에는 충분히 보너스로 보상하되 기본급 인상은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 중에는 기본연봉은 물가상승률 정도만 올리고, 대신 성과 보너스로 연봉의 50~100%까지 줄 수 있게 설계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Pay Mix(고정 vs 변동 비율)를 조절하면 경기 변동성에도 대응하면서 성과가 난 해에는 구성원 기대에 어느정도 보상을 해줄 수 있게 되기도 하죠. 

 

④ 고민해볼 수 있는 보상 구조 (스타트업 vs 대기업 사례)

보상체계는 기업의 규모와 문화철학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이번에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는 어떻게 보상 구조를 설계할지, 그리고 특이한 보상철학을 가진 조직들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정답은 아니니 하나의 관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스타트업이라면?

스타트업은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미래의 불확실성은 큰 조직입니다. 따라서 보상 설계에 있어서 전통 대기업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보상 전략의 키워드는 “저비용, 고잠재, 유연성”입니다.

(1) 현금보상은 합리적으로

스타트업은 자금 여력이 크지 않으므로 기본연봉을 무리하게 높게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시장 평균 수준 또는 낮은 수준으로 주되, 대신 성과연동 폭을 넓게 잡아 성과가 나면 확실히 보상하는 구조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연 1회 성과급 대신 분기 / 반기별 보너스나 Spot 보너스로 즉각 보상 피드백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연봉 인상률도 회사 성장에 맞춰 유연하게 (성장 초기에는 낮게,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공격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성과가 나면 즉각 보상받는다는 신뢰입니다.

(2) 스톡옵션 등 지분보상 활용

스타트업 보상의 꽃은 스톡옵션(Stock Option)입니다. 당장은 현금 여력이 부족해도, 직원에게 회사 지분의 일부를 줄 수 있다면 미래에 회사 가치가 성장했을 때 큰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와 같이 성공한 스타트업의 초창기 멤버들이 수십억대 주식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톡 옵션은 직원들의 오너십과 사명감을 키우는 효과도 있습니다.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내가 가진 주식의 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의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죠. 단, 스톡옵션은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현실성 있게 설계해야 합니다. 너무 낮은 행사가격(공짜나 다름없는) 남발은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하고,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조건부 옵션은 그림의 떡이라 의미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장기적 확신을 줄 수 있는 선에서 적절한 지분 몫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상장이 되지 않을 경우 스톡 옵션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은 엑셀 시트에 개인이 받은 스톡옵션, 행사가격, 현재 기업의 가치와 발생하는 세금을 보여주며 내 스톡의 가치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고, 주주나 회사 또는 CEO가 구성원의 스톡을 현금화 해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는 스톡 옵션이 현실적으로 보상의 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죠. 스톡 이외에 Founder가 자신이 가진 구주를 증여 또는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도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구주를 증여 받아 아직도 일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3) 비금전 보상 극대화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사실 금전적 보상보다는 조직문화와 일의 경험입니다.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나 연봉을 주기는 힘들어도,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문화, 의미 있는 일과 비전, 개인의 역량이나 경력보다 더 중요한 과업과 직책을 주는 성장 기회를 크게 주는 환경 등은 스타트업만의 매력입니다. 이를 잘 살려서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미래 커리어를 위해 도움이 된다”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심리적 안전감‘ ‘DRI와 같은 의사결정 위임‘ 직급 대신 호칭을 ‘OO님’으로 통일하며 모두의 의견을 동일하게 보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수평적 문화’, ‘1ON1’ 과 ‘피드백‘ 문화 또한 그렇습니다.  또 역할의 폭을 크게 해서 대기업에선 10년 차나 맡을 법한 중요한 일도 스타트업에선 3~4년 차가 리드하도록 합니다. 단계적으로 성장하고, 물어볼 선배가 적다는 단점은 있지만 역할을 통해 빠른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으니 직원들에게는 일종의 경험 소득이 됩니다. 스타트업은 연봉 몇 백만 원보다, “내가 이 과업의 주인공이며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더 큰 몰입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4) Retention(유지전략

스타트업은 인력이동이 잦습니다. 유능한 직원일수록 다른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의 이직 제안을 쉽게 받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비금전+금전 묶음으로 붙잡아야 합니다. 예컨대 핵심 인재에게는 별도의 잔류 보너스(Retention Bonus) 계약을 하거나, 회사의 목표와 별개로 개인의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죠. 한 스타트업은 S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저희 회사에서는 A 과업만 해주시고, 나머지 시간은 OO님이 하시고 싶은 과업을 찾아서 말씀해 주세요.그것을 하실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저 또한 처음 스타트업에서 합류했을 때 “종화님, 3개월 동안 종화님이 회사를 파악해 보시면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말씀해 주세요.” 라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과업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아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케어가 비교적 용이하기에, 핵심인재에 대해서는 세심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마음의 보상도 챙겨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2) 대기업이라면?

대기업은 조직 인원수가 많고 구조와 시스템이 정교합니다. 따라서 보상체계도 스타트업보다 정형화되어 있죠. 대기업 보상 설계의 키워드는 “체계화, 다층구조, 장기플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명확한 등급/밴드 체계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직급/등급 체계가 있고 직급별 연봉 밴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장, 차장, 부장 각 직급마다 최소~최대 연봉 범위가 있고, 성과등급에 따라 그 밴드 내 인상폭이 결정되는 식입니다. 최근에는 많은 대기업들이 직급 체계를 단순화(예: 5단계→3단계)하거나 직무등급(Level) 체계로 바꾸고 있습니다. 직무등급제는 말하자면 역할의 크기와 책임 범위에 따라 L1~L5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신입 사원은 L1, 중견 실무자는 L3, 임원에 준하는 책임자는 L5 이런 식이죠. 그리고 각 레벨마다 시장 수준을 감안한 급여 밴드 연봉(min~max)이 있습니다. 또한 각 레벨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성과 기대치를 정리한 기술서(Descriptor)가 있어, 승진이나 평가에 활용합니다. 대기업에서는 이런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인원이 많으니 체계 없이는 공정성과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HR 부서는 Job Level과 Pay Band,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매년 리뷰하면서 유지 보수합니다. 연봉의 경우 평가 등급에 따라 인상율이 차등으로 정해지고, 핵심인재에게는 특별한 인상율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다른 부분은 제도와 시스템을 벗어나는 아웃라이어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S급 인재들만 따로 관리하는 부서를 두기도 하고, 그들만을 위한 보상 제도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2) 다층적인 보상 포트폴리오

대기업은 보상 메뉴판이 아주 다양합니다. 기본연봉 + 성과급은 기본이고, 장기인센티브(LTI), 우리사주/스톡옵션, 각종 수당, 복지포인트, 주택자금 지원, 자녀 학자금 등 온갖 제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 대기업은 기본 연봉 이외에 본인 선택에 따라 복지포인트 vs 현금으로 선택해 받는 카페테리아 보상 시스템도 운영합니다. 또 해외 주재원 파견 시 해외근무 수당 + 자녀 학자금 + 귀국 시 보너스 같은 패키지도 있죠. 대기업일수록 복리후생적 보상(주택, 의료, 교육, 레저 지원 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단순 월급 외에 총 보상(Total Reward) 관점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이런 다층 보상 구조는 구성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이 회사 다니면 챙겨주는 게 많다”는 만족을 줍니다. 다만 너무 복잡하면 정작 직원들이 자신이 받는 보상의 총가치를 모르는 역설도 생깁니다. 그래서 제가 다닌 첫번째 회사도 Total Reward Statement라고 해서, 연 1회 “내가 받은 모든 보상 내역=현금 환산 XX원” 형태로 개인별 안내를 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보상 포트폴리오의 약점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구성원들이 일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아닌, 복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상은 성과와 역량 그리고 영향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고, 복지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두번째 약점은 이로 인해 저성과 인원들이 퇴사하지 않고 느슨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죠. 성과를 내지 않아도 받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3) 장기 인재육성과 연계

대기업은 보상체계를 인사전략(특히 인재육성)과 맞물리게 설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성과자에 대한 고속 승진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유능한 인재를 빨리 발탁해 핵심인재로 키우려는 의도입니다. 3*5 제도가 있었는데 3년에 대리, 3년에 과장, 3년에 차장, 3년에 부장 그리고 3년에 임원이 되는 코스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5년 전후의 시간이 필요한데, 역량이 뛰어난 인재에게 기회를 부여하면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또 역량이 뛰어난 인재는 현재 성과가 조금 부족해도 특별 보상/승급을 해주어 동기부여를 잃지 않게 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대학원 진학이나 사내 MBA 참여를 통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반면 저성과자에 대해서는 성과개선 프로그램(PIP)을 운영하고, 개선 안 되면 승급을 늦추거나 “더 노력하세요” 의미로 인상률을 아주 낮게 주거나 동결을 시키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대기업의 보상은 조직 내 인재 풀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인상/승진/보상에서 당근과 채찍을 줌으로써 인재 밀도를 높이고 성과 문화를 유지하려는 것이죠. 최근 트렌드는 “우수인재에게 확실히 차등보상은 하되, 하위는 개선과 학습의 기회를 주자” 쪽입니다. 

(4) 노사 협의와 소통

대기업은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도 많아서, 보상 설계 시 노조와의 협의도 고려해야 합니다. 노조는 주로 평균 인상률, 성과급 지급률 등에 관여하는데, 회사 측은 조합원 다수를 만족시킬 방안을 고민합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2가지입니다. 첫째, 노조는 노조원들에게 평등한 보상을 원하고, 회사는 성과에 비례하는 보상을 주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둘째, 노조는 현재의 성과를 더 많이 나누고 싶어하고, 회사는 미래의 리스크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3) 특이한 보상 철학을 지닌 조직 사례

마지막으로,  독특한 보상제도를 운영하는 조직들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보상의 목적은 결국 조직이 추구하는 철학과 문화 구현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1) 이익 공유형 조직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1973년 업계 최초로 Profit Sharing (이익공유) 보너스를 도입했습니다. 매년 영업이익의 15%를 떼어 정규직 직원 전원에게 배분합니다. 이것이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애사심을 높여준다고 여깁니다. 실제 2018년에는 직원 각자가 연봉의 평균 10.8%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이익공유금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사우스웨스트의 상징적 복리후생으로 대외 홍보되어, 인재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존 루이스 파트너십(John Lewis Partnership)도 유명한 사례죠. 이 회사는 백화점 체인인데, 전 직원이 파트너(공동 소유주)입니다. 매년 이익의 상당 부분을 “파트너 보너스”로 돌려주는데, 과거 잘나갈 때는 무려 연봉의 20%까지 보너스로 받은 해도 있었다고 합니다. 직급과 무관하게 동일 비율로 주기에, 모두가 같은 배를 탄 동료라는 문화를 만드는 보상 철학입니다. 최근 경영난으로 몇 년 보너스를 못 줘 직원들이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작은 광고 회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팀 단위로 이익의 10%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 한가지를 찾게 되는 것이죠. 

(2) 아메바식 보상 (소집단 성과보상)

이나모리 가즈오는 “아메바 경영”을 통해 조직을 5~10명 내외의 작은 아메바팀으로 쪼개 각 팀이 독립 채산제로 운영했습니다. 성과보상도 대기업식 큰 틀에서 하지 않고 각 아메바 단위로 성과급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A팀은 시간당 부가가치가 B팀보다 높으면 그 이익을 A팀 구성원에게 인센티브로 더 많이 나눠주는 식입니다. 중앙에서 일률적으로 성과급을 주지 않고, 각 미니 CEO(팀장)가 성과와 연동해 팀원 보상을 결정하게 권한을 줍니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자기 팀 이익 극대화를 위해 뛰게 됩니다. 전사 또는 사업부 실적과 성과보상을 연계하지 않고, 작은 단위별로 성과주의 보상을 하니 각자가 자기 일에 몰입하면서도 전체 목표에 기여하게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저도 이 철학을 배워야만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직 간 과도한 경쟁이나, 내 과업과 네 과업의 구분, 외부와 협업을 하지 못하는 경쟁 부서의 독점, 목표 단위가 잘못 설정되면서 오히려 개개인 이기주의가 생기며 조직 문화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죠. 

(3) 평균에 도전하는 파격 보상

업계 관행을 깨는 파격적인 보상제도도 있습니다. 넷플릭스(Netflix)는 오래전부터 “No Bonus, Pay Top of Market” 정책을 폈습니다. 연봉 외에 별도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대신, 매년 그 사람의 받을 수 있는 시장 최고 수준의 연봉을 책정해줍니다. 그리고 따로 성과평가 등급을 매기지 않고, 기여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해고 + 수개월 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줍니다. 이 방식은 끊임없이 최고의 인재로 조직을 채우는 넷플릭스 문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는 돈 아끼지 않고 모시고, 그렇지 않으면 미련없이 내보내 조직 평균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죠. 이렇게 극단적 성과주의 문화이기에 넷플릭스에는 연공서열이나 직급도 거의 없고, 매년 내 몸값을 내가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있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면 동종업계 누구보다 많이 주니 (때로 1년에 연봉 2배로 올려주기도) 실력파 인재들이 몰리는 효과를 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비슷한 실험을 한 곳이 바로 토스였다고 생각합니다. 

(4) 전면적 보상 공개

Buffer나 GitLab 같은 글로벌 IT기업은 전 직원 연봉을 투명 공개한 사례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들은 급여 공식을 만들어서 (예: 기본 베이스 × 지역계수 × 경력계수 등) 누구나 그 공식을 대입하면 동료 연봉을 계산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파격적으로 보상 투명성을 높인 이유는, 보상에 대한 불필요한 추측과 뒷말을 없애고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Buffer의 CEO는 연봉 투명화 이후 지원자가 늘고 직원들의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우리 조직 문화가 그걸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급여는 개인 프라이버시라 여겨 공개를 꺼리는 정서가 강합니다. 설령 공개했을 때 낮은 연봉자의 박탈감, 높은 연봉자의 부담감이 있을 수 있어, 장단이 있기도 하고, 뒷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문화이기도 하죠. 또 반대로 리더가 팀원의 연봉을 몰라서 어느 수준과 양의 과업을 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 조직에 맞는 수준의 투명성과 소통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꼭 금액 전부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급여 결정 방식과 시장 대비 수준, 인상 기준 등을 명확히 밝혀두면 직원들의 신뢰가 올라갑니다

 

⑤ Job Level과 평가/보상 연결은 어떻게

요즘 제가 많이 강조하고 있는 듯 한데요. Job Level 최근 매우 중요해졌고, 직급 대신 역할과 책임 수준 중심의 “역량 레벨” 개념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5~7개의 레벨로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5 Job Level 체계를 가정하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Level 체계를 활용하는 기업 사례

몇 가지 기업 사례를 통해 Job Level과 평가/보상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구글(Google)

구글은 엔지니어 직군을 세분화된 레벨(L3~L10 등)로 운영합니다. 대략 L3-Jr, L4-경력, L5-시니어, L6-스태프, L7-시니어 스태프 정도로 5단계 커리어 단계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구글은 연말에 Promotion Committee(승진 위원회)가 열려 각 조직의 승진 후보자들을 회사 전체 기준에서 크로스 리뷰합니다. 단순히 팀장 추천만으로 승진되지 않고, 공통 레벨 정의에 부합하는지를 독립 위원들이 심사를 합니다. 예를 들어 L5에서 L6으로 가려면 코딩 능력뿐 아니라 주변에 기술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복잡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했는지 등의 레벨 요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구글은 전사적으로 동일 레벨에서는 비슷한 영향력과 보상이 보장되도록 합니다. 보상도 레벨에 따라 Stock 옵션 부여량과 보너스 퍼센트 등이 차등 설계되어 있습니다. 장점은 전사 공정성이 높고 직원들이 “무엇을 해야 승진하고 더 받을 수 있는지” 경로를 명확히 안다는 것입니다. 단점으로는, 승진 경쟁이 치열해져 프로모션을 위한 정치/과시 문화가 일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2) 아마존(Amazon) 

아마존도 L4(대리급)부터 L10(임원급)까지 레벨이 있고, Overall Value (OV)라는 평가점수를 매년 매깁니다. 이 점수는 정량 실적 + 리더십 프린시플 준수도 + 다면 피드백을 합산한 지표인데, 이를 가지고 연봉 인상률과 스톡옵션 부여, 승진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아마존은 특히 Leadership Principles라는 14가지 행동준칙을 중시하여, 직원이 어느 레벨에서든 리더십 원칙을 얼마나 실천했는가를 평가합니다. 높은 레벨일수록 이 부분 비중이 커지죠. 그러다 보니, 단순 실적만 좋고 리더십이 부족하면 OV가 높게 안 나오고 승진도 어려운 구조입니다. 장점은 데이터와 프로세스로 공정성을 담보하려고 한 점입니다. 수치화된 점수를 가지고 얘기하니 투명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으로, 직원들이 “숫자 게임”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쉽게 달성할 목표만 세우는 것,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것 등이 그것이죠. 

(3) IBM

IBM은 오랫동안 PBC(Personal Business Commitment)라는 연말 성과평가 제도를 운영하여, 직원들에게 등급 1~4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보너스와 승급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이 등급제를 폐지했습니다. 대신 분기별 피드백 제도(Check-in 제도)를 도입하여, 상시로 목표를 조율하고 리더와 코칭 대화를 하게 했습니다. 연말에는 등급 대신 요약 피드백과 향후 개발계획만 기록에 남기게 되었죠. 보상은 철저히 시장 기준과 역할 중요도로 조정하고, 승진도 더 이상 1년 1번 이벤트가 아니라 필요 시마다 이루어지게 바꾸었습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성과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상사-팀원 간 소통이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다만 완전히 등급이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연봉조정을 할 때 상대적 기여가 높았던 사람에게 인상률을 더 주는 식의 구분은 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우리 회사는 직원들에게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 선언함으로써, 협업과 장기적 성장 문화를 강조하게 되었죠. 이 사례는 평가/보상에서 형식적 레벨이나 등급보다 과정과 피드백 대화에 무게를 싣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하게 연말 등급제 폐지 수시 피드백 전환을 했고, 최근 국내 기업 중에서도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피드백에 리더의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들어가고, 소수의 구성원들로 구성원 되는 팀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 누가 리더인가에 따라 다른 피드백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2) Job Level과 평가 보상 연결에 대한 제언

이제 질문 주신 것처럼, “직무별 레벨에서 역량과 기대 성과를 정하고 매년 자신의 레벨보다 높은 목표를 잡게 하는” 것에 대한 제 생각과 구체적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직무마다 1~5레벨의 Competency Model(역량모델)과 Expectation(성과기대치)을 정의해두는 것은 인재의 성장과 노력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 Level 3라면 “5억 이하의 소규모 캠페인을 스스로 기획/운영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팀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정도로 기술될 수 있습니다. Level 4는 “5억 이상의 대형 캠페인을 리드하고, 다 기능팀을 조율하며, 본부 이상의 비즈니스 임팩트를 입증한다” 처럼 한층 높아질 수 있겠죠. 이렇게 그림을 그려 놓으면 직원들은 “내가 다음 레벨로 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내 레벨 대비 한 단계 높게 목표를 설정하게 하는 것은, 일종의 도전적인 목표인 Stretch Goal 개념으로 성장을 견인하는 좋은 기준이 됩니다.

 

(1) 구체적으로 이걸 운영하려면

명확한 Role/Level Map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레벨 기술서(Descriptor)를 마련하는 것이죠. 이는 HR 혼자 할 수 없고 외부 전문가와 리더들이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이때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유는 내부 리더들은 자신을 뛰어넘는 역량 설계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과업, 필요 역량, 책임 범위, 의사결정 권한, 성과 지표 등을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L2(주니어)는 “주어진 업무를 정확히 수행,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 정도, L4(시니어)는 “복잡한 문제를 정의하고 주도적으로 해결, 타 부서와 협업 주도” 등으로 차별화되는 항목들을 기술합니다. 이 문서가 회사 내 공식 가이드가 되어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2) 평가와 연계

연말 평가 시 개인별로 “현 레벨에서의 성과”와 “상위 레벨 도전 여부”를 함께 피드백합니다. 가령 어떤 직원이 Level 3인데 올해 Level 4에 해당하는 목표에 도전했다면, 비록 다 못 이뤘어도 도전 자체와 역량 향상도를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당신은 현재 L3으로서는 매우 우수하며 L4 역할 일부를 수행했습니다”라는 식의 평가 코멘트는 직원에게 구체적 성장 피드백이 됩니다. 반대로 현재 레벨 일도 미흡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솔직히 피드백하고 무엇을 보완 / 학습해야 L3를 완수할지 알려줘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현 레벨 퍼포먼스 + 차상위 레벨 도전도를 함께 평가 요소로 잡으면, 직원들이 안주하지 않고 항상 한 단계 성장을 지향하게 됩니다.

(3) 목표 설정 시 Stretch 연초 목표 설정 때 상사와 직원이 차상위 레벨 관점에서 목표 한두 개를 설정하도록 장려합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 L2에게 “올해는 작은 모듈 하나를 단독 설계/개발해보세요 (L3 수준 과제)”라고 목표를 주는 겁니다. 달성 여부는 장담 못해도 시도 자체가 학습이고, 70~80%만 성공해도 큰 발전입니다. 회사는 이 도전 목표를 평가에 긍정 반영해줘야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즉, 설령 목표 100% 미달이어도 괜찮다, “해본” 것에 가산점을 준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High Performer들은 도전을 즐기고 성장하고, Low Performer들도 최소한 현 레벨 역할은 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L3의 구성원이 L3의 과업에만 도전하면 지식과 스킬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또 L3의 구성원이 L4나 L5의 과업에만 도전하면 대부분의 과업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죠. 그렇게 되면 스스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설정할 때 달성가능한 목표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함께 잡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4) 승진/보상 연계

직원이 자기 레벨보다 높은 역할을 이미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해내고 있다면, 바로 승진/승격과 보상인상을 해주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아직 연차가 안 됐으니 2년 더 있어야 해요” 역량과 성과가 아닌, 연차로 승진의 기준이 된다면 오히려 동기가 꺾이게 되죠. 반면 조기승진, 특별보상 등을 통해 인정하면 이에 도전하는 구성원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또한 그런 사례를 조직 내 공유해 Role Model로 삼으면 다른 직원들도 동기부여가 됩니다. 

(5) 코칭과 지원

직원이 한 단계 높은 목표에 도전할 때 방치하지 말고, 멘토 연결, 교육 기회 제공 등 지원이 중요합니다. 또 실패해도 학습을 포용하는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안정권만 고집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합니다. 팀장들은 도전과제 중간중간 코칭 세션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 장애물을 함께 제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회사와 리더가 나의 성장에 관심이 있구나” 를 느끼게 되는 것이죠.

 

종합하면, Job Level 기반 평가/보상은 경력 개발(Development)과 성과 관리(Performance Management)를 접목한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전제는 명확한 레벨 정의와 운영 원칙이 뒷받침되는 경우입니다. 그 체계 없이 “알아서 한 단계 위 목표 세팅해” 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으니, 처음에 시간을 들여 직무별 레벨 프레임워크를 잘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운영하면서도 정기 리뷰를 통해 혹시 레벨 정의가 현실과 어긋나진 않는지, 보상에 불만은 없는지 점검해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조직에 긍정적 영향이 큽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성장 경로를 인지하고 커리어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또 상사 입장에서도 부하직원을 어떻게 키울지 로드맵이 생기니 코칭이 수월해집니다. 조직 전체적으로는 “한 단계씩 다 같이 성장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반면 유의할 점은, 너무 모든 사람이 다 승진을 열망하는 문화가 되어 과도한 경쟁이 되지 않게 하는 균형입니다. 이를 위해 관리직/전문직 이원화 같은 다양한 성장경로를 제시하고, 승진 외에도 수평적 성장(역량의 확장과 레벨업)도 인정하는 문화를 함께 구축해야 합니다. 

 

[결론

‘평가와 보상’은 조직에서 가장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영역입니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킬 수 없는 제도이기도 하죠. 잘 설계된 평가/보상 체계는 개인 성장과 조직 성공을 연결시켜 주지만, 잘못 설계 / 운영되면 특히 S급과 A급 인재들에게 더 이상의 동기부여를 주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죠.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다룬 내용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직장인에게 금전적 보상만이 전부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하면서 급여 외에도 지식/경험, 그리고 인간관계라는 큰 소득을 얻게 됩니다. 리더들은 팀원들이 일의 의미(WHY)를 찾도록 도와야 하고, 구성원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고민해야 합니다. 이때 금전적 보상 이상의 동기가 생기게 되거든요.

둘째, 금전적 보상은 공정하고 유연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연봉과 성과급 구조 등은 회사 상황과 문화에 맞게 선택하되, 어떤 형태든 성과와 기여에 따라 차등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평가/보상 프로세스의 투명성을 높여 분배 공정성과 절차 공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우리 회사 보상 체계는 꽤 합리적이야”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비금전적 보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인정문화, 성장과 학습기회, 업무 환경, 팀워크 문화 같은 것들이 결국 직원의 몰입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돈은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이 정체되지만, 자아실현과 성장 욕구는 끝이 없습니다. 사람의 동기는 돈 뿐만이 아니라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성과, 역량, 영향력을 균형 있게 보는 평가가 바람직합니다. 개인 실적도 중요하지만 팀 기여와 성장 잠재력까지 보는 평가를 통해 모두가 장기적 관점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평가가 보상에 반영될 때, 직원들은 달성율이라는 숫자놀음이 아니라 정말 회사가 원하는 성과에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다섯째, 보상체계는 회사의 상황과 철학에 맞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vs 대기업은 처한 현실이 다르고, 업종과 기업문화에 따라 구조와 기준이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우리 조직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과정 자체입니다. 특히 모든 직원을 만족시키지 보다는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는 인재, 조직의 비전과 미션에 얼라인 되어 있는 인재, 그리고 동료와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인재에게 더 큰 동기가 되는 구조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그 철학과 방향성을 구성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행동의 변화를 유발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동기로 일을 하고 있나요? 또 어떤 보상을 원하시나요?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원하는 보상의 모습이 곧, 현재 일을 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을 테니까요. 각자가 추구하는 바를 알면, 보상이라는 수단은 자연히 그 방향으로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또 구성원들도 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겠죠. 

 

[Insight 함께 읽으면 좋은 정보와 글]

혹시 백코치의 생각이나 의견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 기록해 주세요. 질문을 주신 순서대로 1~2주 안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백코치만의 관점을 뉴스레터를 통해 공유 드립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오늘도 제 생각을 기록해 보겠습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작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Q. 안녕하세요코치님조직문화와 관련된 내용을 읽고 문의 드립니다현재 제가 다니는 회사는 스타트업으로 한 해의 전체 인원의 절반이 새로 입사한 인원일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총 인원도 300명이 넘기에 적지 않습니다회사 초기엔 자연스럽게 조직문화가 형성되었지만제가 느끼기에 지금은 혼란의 시기인 것 같아요. "예전과 다르다", "우린 공통의 조직문화가 없다", "부서와 리더마다 다르다" 등 이야기가 많습니다이런 혼란이 있음을 대표도 알고 계신데 상황에 따른 판단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우리는 공통의 조직문화가 있다 vs. 조직마다 다르게 가져가면 된다물론 둘이 공존할 수 있겠지만일부 부서는 직급과 직급의 따른 호칭반말이 이뤄지고 일부 부서는 ' 호칭을 쓰는 등 조직마다 달리 가져가도 되는 것과 아닌 것이 섞여 있는 느낌입니다차라리 우리는 공통 문화가 없고 조직별로 성과를 잘 내기 위한 방법을 취한다라고 공표하는 게 낫지 않을까근데 그렇다면 하나의 회사로 묶이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고민이 많습니다이거 자체가 고민할 이슈가 맞는지맞다면 어떻게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A (100coach) 생각 (정답이 아닌, 백코치의 관점입니다.)

안녕하세요. 백종화 코치입니다. 로켓처럼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는 경영자의 마인드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서 특별하게 이슈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굳이 조직문화를 만들어서 구성원들에게 혼란을 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이슈는 100개의 스타트업 중 99개에서 발견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경영자 뿐만이 아니라 구성원 대부분이 ‘성공하고 있는데? 성장하고 있는데? 왜 바꿔야 하지? 우리 지금처럼 잘 해 왔잖아‘ 라고 생각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는 조직의 구조와 상호 역동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슈입니다. 

10명일 때와 100명일 때의 조직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또 100명일 때와 300명일 때의 조직은 또 다른 구조로 움직이게 되죠.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각 부서별로 어떤 구성원이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등 서로의 역할을 잘 모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보의 공유와 소통의 빈도가 확연하게 달라지죠. 과거에는 공유되던 정보들이 공유되지 않고, 과거에는 언제든지 만나서 토론하고 대화하던 경영진과 임원진들도 이제는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성원들은 회사의 방향, 전략, 현재 성과와 실적, 리스크 등에 대해서 정보를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죠. 

마지막으로 새롭게 입사하는 인재들의 대부분은 기존 인재보다 경력이 높거나, 우리와는 전혀 다른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가진 기업에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주니어 보다는 시니어와 리더급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죠. 10명의 경력직원이 입사했다면 10개의 다른 조직 문화가 들어온 것이고 100명의 경력 직원이 입사했다면 100개의 다른 조직 문화가 들어온 것입니다. 그런데 조직문화는 바로 ‘우리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이루기 위해 우리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과 가치관의 암묵적인 신념‘인데 그 암묵적인 부분에서 갈등이 시작된 것이죠. 기존 인원들의 ‘우린 지금까지 이렇게 일하면서 성과냈어‘ 와 경력 직원들의 ‘왜 이렇게 바보같이 일하고 있어?‘ 라며 서로의 지식과 경험이 맞다고 싸우고 있을 테니까요.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들 중에 100명 아니 1,000명이 넘었을 때 조직문화를 세팅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의 공통점은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우리만의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만들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죠. 

마케팅 부서와 영업 부서가 완전히 같은 문화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회사라면 동일한 가치관과 문화를 공유하는 것도 맞겠죠. 지금부터 경영진, 리더 그리고 구성원들과 함께 ‘가장 우리다운 문화와 인재상‘을 만들고, 그것을 공표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이런 활동이 미래 조직의 혼란을 줄어들게 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후로 채용하는 인재들의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아래 두가지 관점에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Company Culture 기업 문화 : 기업의 비전과 미션, 전략을 달성할 수 있는 인재상

2) Micro / Team Culture 부서 / 팀 문화 : 성과내는 팀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기업 문화와 부서 / 팀 문화를 각각 다르게 가져갈 수도 있고, 기업 문화의 세부적인 행동을 부서 / 팀 문화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조직에서의 선택이지,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기업 문화로 모든 직원들이 ‘심리적 안전감‘ ‘피드백 문화‘ ‘학습 문화‘ ‘성장 마인드 셋‘ ‘정직’ 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여길 수 있고, 추가로 부서 / 팀 문화로 마케팅에서는 ‘창의성‘ ‘협업‘ 을 영업에서는 ‘도전‘ ‘고객 집착‘ 이라는 키워드를 각각 가져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 기업 문화로 ‘학습 문화’가 있다면 학습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부서 / 팀 단위 행동으로 구체화하여 작은 조직 단위로 행동 내재화로 연결해 보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마케팅은 ‘최신 트렌드를 모든 구성원들이 학습하고 매월 1번씩 공유회를 가지며 서로 학습한다‘ 영업부는 ‘멘토와 멘티를 매칭하여 3개월 단위로 서로 성장을 돕는다‘ 와 같이 문화 키워드는 같되, 내재화 하는 행동을 부서별로 다르게 가져가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죠. 

조직문화가 없는 것도 조직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완전하게 자유로운 문화‘ 가 될 수도 있고 ‘팀 단위로 자유로운 문화‘ 또는 ‘리더가 주도하는 문화‘ 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조직문화가 없는 조직은 없거든요. 단지 우리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인 것이죠. 질문하신 ‘조직별로 성과를 잘 내기 위한 방법을 취한다‘ 또한 ‘부서 단위 성과를 만들어가는 문화‘ 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아메바 경영‘ 이나 ‘셀 조직‘ 과 같이 움직이는 부서들도 있거든요. 대신 부서별 사일로 현상이 발생하거나, 타 팀과 자신의 팀을 비교하며 갈등이 생기기가 쉬워서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결론은 ‘구성원들이 모두가 인지하는 조직문화는 필요하다‘ 입니다. 그리고 그 조직문화의 목적은 ‘조직의 비전과 미션, 전략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 이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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