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십 만큼 조직문화가 중요해진 시대 ] 백코치의 성장하는 사람들이 읽는 뉴스레터 2025년 43화 (265화)

2025.10.19 | 조회 3.5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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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번째 뉴스레터 관점은  리더십 만큼 조직문화가 중요해진 시대’ 입니다

(Intro) 

한국과 미국에서 조직문화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시대 조직문화가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데에는 시대적 배경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는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미국은 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문화였기에,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기업 차원의 비전과 가치관, 즉 기업 문화가 중요했습니다. 개인의 가치관을 뛰어넘는 조직의 큰 비전과 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조직의 목표 달성에 쏟도록 독려한 것이죠. 

반면 한국은 전통적으로 조직주의 문화로, 개인보다 가족 / 학교 / 회사를 우선시하며 조직과 로열티를 중시해왔습니다. 국가나 소속 조직에 위기가 닥치면 헌신과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었고,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전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선 것이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다양한 시민운동에서 이러한 조직 중심의 희생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한국 기업들은 공동의 목표 아래 똘똘 뭉쳐 위기를 돌파한 사례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1990년대 초 경쟁력 약화 위기를 맞았지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으로 품질 최우선 문화를 정착시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정주영 창업주의 강인한 도전정신과 “할 수 있다” “해보기나 했어?” 라는 리더십은 기업문화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이처럼 조직문화의  힘으로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공을 이어가는 국내 사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도 개인의 삶과 가치를 더 중시하는 사회로 급격히 변했습니다. 개인주의의 확산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많은 사람이 조직의 공동 목표나 성장보다 내 일상과 삶을 우선하게 된 것입니다. 미디어 역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시하고 복지와 근무시간 단축 등 개인에게 혜택을 주는 회사를 이상적인 “좋은 회사”로 홍보해왔습니다. 물론 삶의 질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조직은 “생존과 지속 성장”이라는 절대 명제가 있습니다. 이를 놓치면 현재 1등 기업도 빠른 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기업이 실패하면 경영진 전략의 실패를 말하지만,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구성원이며 전략 수립 시에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바로 구성원의 역량과 일하는 방식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도 그것을 수행할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몰입이 따라주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제가 근무했던 스타트업에서 조직문화를 주제로 일부 리더들과 깊이있는 토론을 여러 번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조직문화가 후순위라고 주장하던 전략을 책임지던 리더는 ‘아무리 전략이 뛰어나도 직원들의 가치관과 행동, 일하는 방식이 따라오지 않으면 전략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 같아요.’ 라며 인정을 하고 말았죠. 실제로 "문화는 전략을 아침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좋은 전략이 나쁜 문화 때문에 좌초된 사례도 여러 있습니다.

 

(1) 코닥(Kodak) 

필름 카메라 시장을 지배하던 코닥은 일찍이 1975년에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해놓고도, 사내 필름 부문의 기득권 문화 때문에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변화에 대한 안일함과 내부 이해관계 충돌로 좋은 전략이 묻혀버린 사례죠. 

(2) 노키아(Nokia) 

14년간 휴대폰 업계 1위를 지키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에 느슨한 대응 문화로 일관하다가 애플과 구글 그리고 삼성전자에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조직 비대화와 관료주의로 의사결정과 혁신이 더딘 사이, 자체 OS인 심비안은 시대에 뒤처졌고 결국 휴대폰 사업을 헐값에 매각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넘볼 수 없을 것” 같던 초일류 기업이 -이전의 성공으로 인한 안주와 태만으로 몰락한 경우입니다.

(3) 블록버스터(Blockbuster) 

한때 비디오 대여업 최강자였던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을 때 기득권에 안주하는 문화 탓에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본사 경영진은 매장 위주의 옛 방식을 고수했고, 직원들도 변화에 둔감했습니다. 그 결과 “설마 우리 사업이 흔들리겠어” 하는 방심 속에 회사는 파산하고 넷플릭스가 그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4) 마이크로 소프트 (MS) 

가장 유명한 사례는 바로 MS입니다. 2대 CEO였던 스티븐 발머 시대에는 OS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었고, 애플의 맥북과 아이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미 우리가 잘하고 있는데 굳이 우리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를 고민할 필요가 있나? 고객은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좋아하지 비싸고 불편한 작은 회사 또는 경쟁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좋아하지 않을거다. 라는 안일함이었죠. 그리고 사티아 나델라로 CEO가 바뀌면서 조직은 ‘성장 마인드 셋‘과 함께 ‘공감’ 그리고 ‘함께 성장‘ 이라는 다양한 조직문화들이 만들어 졌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지속해서 도전과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Key Keywords]

1)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 기업문화(Company Culture) vs 팀문화(Team or Micro Culture)

2) 조직문화 구조 : 인공물(Artifacts) – 표방 가치(Espoused Values) – 기본 가정(Underlying Assumptions)

3) 요즘 시대 필요한 팀 문화 : 성장 마인드셋, 성과 중심, 협업과 공유, 학습과 피드백, 심리적 안전감

4) 조직문화가 만들어지는 방법 : 자연발생 문화 vs 의도적 문화 설계, 핵심가치(Core Values), FIT & ALIGN

첨부 이미지

◆ 조직문화 바로 알기

① 조직문화에 대한 오해와 정의

저는 조직문화를 학문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랜드에서 1년차 신입사원 때 부터 조직문화 담당자로 겸직을 하게 되었죠. 16년 이랜드에 다니면서 조직문화를 겸직하지 않았던 기간이 없었습니다. 신입사원 때는 사업부의 조직문화 현장 담당자로, 지주사 HR에 있을 때는 그룹 조직문화 팀의 팀원이기도 했고, 엔터BU 인사실장일 때는 그룹 대표로 조직문화 PJT를 진행하고, 그것을 전 계열사에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직문화를 현장에서 배우고, 내재화 하는 방법과 조직문화가 리더십과 일하는 방식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죠.  

1) 조직문화에 대한 가장 큰 5가지 오해

요즘 많은 기업과 리더들이 조직문화를 말하지만, 그 뜻을 오해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최근 조직문화의 변화와 정의에 대해 관심을 가져봤지만, 제대로 학습하지 않은 CEO와 임원들이 그렇더라고요. 제가 보기에 특히 다섯 가지 오해가 잘못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1) “조직문화 이벤트”

많은 리더들이 대규모 체육대회나 화려한 타운홀 미팅, 올해의 사우상, 포상 여행, 회식 같은 행사만 열면 조직문화가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있는 이벤트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건 오산입니다. 일시적 행사로는 구성원들에게 일시적인 흥분만 줄 뿐, 일상에서의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못합니다.

(2) “조직문화 좋은 복지와 복리후생”

구성원을 편하게 해주고 잘 챙겨주면 문화가 좋아진다고 여깁니다. 그러면서 ‘문화가 좋다고 모든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문화가 좋다고 말하는 기업들도 많이 무너지던데요’ 라고 반문합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직문화란 그저 좋은 복지를 가진 회사일 뿐입니다. 물론 합리적인 근무시간, 휴가, 사내 카페테리아 등 복지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과 몰입을 방해하거나, 일하기 싫은 분위기를 놔둔 채 겉으로만 복지를 늘린다면, 일은 안 풀리는데 돈만 쓰는 꼴이 됩니다. 좋은 조직문화는 조직의 비전과 미션,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의 성과와 사기를 함께 높이는 것이지, 잘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인기투표가 아니거든요. 

(3) “조직문화는 문화팀 / HR팀의 몫”

조직문화을 인사팀의 행사 기획이나 전담 조직의 역할로 한정 짓는 경우입니다. 사내 문화담당 부서 (문화팀 또는 컬쳐팀)가 있다고 해도 문화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확산하는 주체가 일부 부서의 몫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문화는 경영자가 바라보는 사람과 조직의 관점, 기업의 비전 / 미션 / 목표 / 전략과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CCO (문화 책임자)가 바로 CEO가 되어야 하고, 모든 부서와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것입니다. 

(4) “조직문화는 홍보용 멋진 문구”

사훈이나 핵심가치를 멋들어지게 표어로 만들어 전사에 발표하고, 홈페이지와 기사에 싣고는 끝내 버리는 경우입니다. 실제 행동 변화는 없고 보여주기 식으로 “우리 회사 00 문화”를 치장만 하는 것이죠. 이런 문화는 실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구성원에게 냉소만 불러일으킵니다. 조직문화를 만들었다는 의미는 CEO부터 직원들까지 모두가 조직문화에서 말하는 인재상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학습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5) “조직문화는 직원들이 지켜야 하는 것”

최고경영진이나 리더는 예외이고 직원들끼리만 지키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입니다. 간혹 CEO나 임원들은 문화 얘기를 하면서 정작 본인은 군림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최악입니다. 예를 들어,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면서 ‘구성원들의 다른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거나, 임원들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와 전용 주차공간‘ 등이 바로 그것이죠. 조직문화는 위아래 모두의 약속이며, 오히려 리더들이 그 문화를 더 시도하려고 노력할 때 확산됩니다.

이상의 다섯 가지 오해처럼 조직문화를 이벤트나 복지, 구호 쯤으로 여길 바에는 차라리 회사와 CEO, 문화팀이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보여주기식 문화는 구성원의 신뢰만 잃고 역효과를 내기 때문이죠. 요즘 직장인들이 바라보는 조직문화에 대한 기대치가 꽤 높습니다. 기대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기대치를 올려놓고 실행하지 않거나 반대로 행동하게 된다면 더 큰 불만과 비몰입하는 구성원들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2) 조직문화의 올바른 정의와 구성 요소 (Edgar Schein Model)

그럼 조직문화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조직문화의 구루인 에드거 샤인은 조직문화를 세 가지 층위로 설명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것(인공물), 조직이 공식적으로 표방하는 가치관, 그리고 구성원들의 의식 깊숙이 자리한 기본 가정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조직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공유하는 생각과 행동 방식”이 바로 조직문화라는 정의입니다.

에드거 샤인의 조직문화 3요소는 ‘겉으로 보이는 인공물(건물, 복장, 제도 등) → 표어와 행동에 담긴 표방 가치 → 무의식에 자리한 기본 가정’으로 연결되어 한 기업의 가치관과 역사 그리고 현재와 미래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서는 직원 호칭을 직급 대신 “OO님”으로 통일하고, 성과 평가 제도를 통해 연공서열보다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한다면 이러한 제도와 호칭은 눈에 보이는 인공물(artifact)에 해당합니다. 이 인공물의 의미는 “나이 / 직급에 관계없이 능력과 성과로 인정한다”는 표방하는 가치관(espoused value)이 담겨 있는 것이죠. 가치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모습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각자 다르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밖에는 없기에 인공물의 힘을 빌려 보여주고, 행동하게 하고, 한번 더 실행을 반복하면서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모든 사람은 각자 재능과 강점을 지녔고, 스스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는 사람과 조직을 바라보는 기본 가정(underlying assumption)이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과거 “자율 휴가” 제도도 “직원들은 알아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성선설적 가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죠. 이처럼 조직문화는 ‘인공물 – 가치 – 가정’은 서로 얼라인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조직문화의 내용을 구성합니다. 우리가 겉으로 보는 사소한 사무실 풍경, 자리 배치, 사무실의 구조와 로비 형태, 유니폼과 출근 복장, 심지어 슬러퍼 착용이나 출퇴근 택을 찍는 것 모두 결국은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인간을 어떻게 보는지를 반영한 것이 됩니다. 

 

② 조직문화의 두 갈래 _ 기업문화와 팀문화

저는 조직문화를 기업문화와 팀문화(혹은 부서문화)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기업 전체에 흐르는 Company Culture가 있다면, 각 조직 단위마다 고유한 Micro Culture가 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기업문화의 최종 책임자는 보통 창업자나 CEO이고, 팀문화의 책임자는 현장 리더(팀장)입니다. 물론 회사와 팀 사이에 본부 / 사업부 / 센터 등 중간 단위도 있지만, 크게 보면 전사 차원의 문화와 실무 조직 차원의 문화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업문화란 회사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갖추길 바라는 공통의 인재상과 가치관입니다. 팀/부서 문화란 기업문화에 기반하되, 우리 팀의 독특하고 구체적인 일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각 조직의 역할과 업무 특성에 맞게 강조점이 달라집니다. 같은 회사 안에도 영업팀 문화와 개발팀 문화가 다를 수 있고, 공장 조직과 R&D 조직의 분위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팀 리더가 자신의 조직에 맞는 문화를 이해하고 가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 안에 제조·생산 부서와 연구개발(R&D) 부서가 있다고 해봅시다. 두 부서는 업무 특성이 다르기에 문화의 색깔도 달라야 합니다.

 

1) 생산 부서 문화

생산과 제조의 경우 “안전”, “시간 준수”, “품질 향상”을 핵심으로 삼는 문화를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생산 품질과 납기, 업무 프로세스를 지키는 것과 안전이 가장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이죠. 구체적으로 안전 문화란 직원들이 매일 작업 전 안전 장비를 철저히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즉시 공유 / 개선하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시간 준수 문화에서는 모든 직원이 작업 공정을 제때 완료하고 회의를 정시에 시작 / 종료하며, 지연 발생 시 즉각 보고합니다. 품질 중시 문화 속에서 직원들은 불량률 감소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공정 개선 활동 (예: “정밀 품질 체크리스트 준수”, “1인 1개 개선 제안”)에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즉 생산조직에서는 규율과 책임감이 문화의 핵심 행동으로 요구됩니다.

 

2) 연구개발(R&D) 부서 문화

“도전”과 “실패 용인”을 중시하는 문화일 수 있습니다. 도전 문화에서는 연구원들이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하도록 장려됩니다. 가령 평소 업무시간의 일부를 새로운 실험에 투자하게 하고(“20% 규칙” 등), 새로운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서로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사내/외 컨퍼런스나 논문 작성 등의 문화가 있을 수 있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는 말 그대로 “실패해도 배움이 있다”는 신념으로, 실패 사례를 팀 세미나에서 공유하고 모두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는 활동으로 드러납니다. 예컨대 실험 실패 사례를 모아 Best Failure상을 주거나, 문제 발생 시 “책임 추궁” 대신 원인 분석과 재도전을 독려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연구 인력은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실제 얼론 머스크의 경우도 스페이스 X의 로켓이 발사직후 폭발했을 때 박수를 치며 “우리는 이번 발사에서 성공했다. 지난번 폭발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폭발했는데, 그 말은 우리가 몇 가지 문제를 더 해결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라며 결과보다 과정과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인정 / 칭찬한 사례가 그것입니다, 

한편 같은 회사지만 반대되는 이 두 부서가

3) 공통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문화 요소도 있습니다. 같은 회사 구성원이므로 공유하는 핵심 가치들인데요. 예를 들면 “성장 마인드셋”, “공유와 협업”, “학습과 피드백”, “고객 중심”, “최고지향(Excellence)”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가치들은 부서, 일하는 방식과 상관없이 우리 회사에 다니는 모든 직원들에게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1) 성장 마인드셋

모든 직원이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구체 행동으로는, 잘못된 결정이나 실수에서 교훈을 찾고 개선책을 문서화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기 개발 학습 시간을 갖는 걸 장려합니다. 모르거나 업무 장애물을 누구에게든지 오픈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어제의 나보다 성장한 나”를 추구하죠.

(2) 공유와 협업

사일로(silo)를 깨고 정보를 개방하는 태도입니다. 행동 예시로, 매주 팀 간 공유 회의를 열어 모든 구성원들이 진행 상황과 노하우,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투명하게 교환하거나, 사내 위키 / 게시판에 자신의 업무 자료를 올려 다른 부서도 활용하도록 합니다. 또한 문제 발생 시 혼자 끙끙대지 않고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함께 브레인스토밍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3) 학습과 피드백

직급에 상관없이 함께 배우고 피드백하는 문화입니다. 구체적 행동으로, 신입사원도 주기적으로 멘토링 / 코칭 세션에 참여해 선배에게 배우고, 반대로 젊은 직원이 신기술을 선배들에게 가르치는 리버스 멘토링도 이뤄집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고 회의(레트로스펙티브)를 통해 잘된 점과 개선점을 솔직히 피드백하고,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한 액션 아이템을 도출합니다.

(4) 고객 중심

직원의 편의보다 고객에게 전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 문화입니다. 행동 예시로, 개발팀이 기능 하나를 만들 때도 “고객 입장에서 편리한가?”를 스스로 점검하고 출시하며, 영업 / 마케팅팀은 실제 고객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VOC(Voice of Customer)를 빠짐없이 의견과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회의실에는 빈 의자 하나를 두고 “이 자리에 고객이 앉아 있다면 우리 결정에 뭐라 할까?”를 자문하는 제프 베조스의 일화처럼, 모든 의사결정에 고객 관점을 넣으려 노력합니다.

(5) 최고지향(Excellence)

 “적당히”를 경계하고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태도입니다. 행동 예시로, 업무 산출물을 리뷰할 때 “이 정도면 괜찮네” 수준에서 끝내지 않고 동료끼리 엄격한 품질검토를 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즉시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고 개선합니다. 또한 최고를 향한 열정을 고취하기 위해 우수사례 시상이나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항상 업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삼습니다.

이처럼 기업문화의 큰 틀이 모든 팀에 방향을 제시하고, 팀문화의 작은 틀이 현장에서 살아 움직일 때, 조직문화는 비로소 완성됩니다. 기업은 전체적으로 일관된 가치 아래, 각 팀은 자기 색깔을 입혀 시너지를 내는 것이죠.

 

③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는 방법

조직문화는 두 가지 경로로 형성됩니다. (1) 자연스럽게 형성되거나, (2) 의도적으로 설계되거나 입니다.

 

1)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문화

회사 창업 초기에는 별도로 문화 관리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아도, 창업자(Founder)의 성격과 철학이 곧 그 회사 문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조직일수록 리더 한 명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롤모델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현대그룹 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고 말하며 무모해 보여도 일단 해보는 도전정신을 불어넣었고, 이는 현대그룹 전체에 “하면 된다”는 개척자 문화를 심었습니다. 그 덕분에 현대는 맨손으로 시작해 건설, 자동차, 조선 등 불가능해 보이던 사업들을 하나씩 이뤄냈죠. 삼성의 경우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신용과 품질” 철학과, 이건희 회장의 “끊임없는 혁신” DNA가 합쳐져 오늘날 품질제일 / 변화지향 문화가 뿌리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양보다 질을 외치며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했던 일이 유명합니다.

미국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Apple)을 떠올려보면, 스티브 잡스의 완벽주의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 애플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잡스 시절 애플은 작은 부품 내부 디자인까지 아름답게 만들고 “Insanely Great (미친듯이 훌륭한)” 제품을 추구했는데, 이 탁월함을 향한 문화가 지금도 애플 직원들의 행동지침으로 이어집니다.

아마존(Amazon)은 제프 베조스의 강력한 주도 아래 “고객 집착”과 “절약” 문화가 뼛속까지 스며든 사례입니다. 베조스는 회의 때 항상 빈 의자를 두고 그 자리를 “고객”의 자리라 칭했으며, 그만큼 모든 결정에 고객을 최우선하라는 신념을 퍼뜨렸죠. 또한 초기부터 문서 한 장까지 이면지 쓰기를 권장할 정도로 근검절약을 강조한 것은 오늘날 아마존의 frugality 문화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창업자나 CEO의 신념이 공유되고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굳어진 관행과 분위기가 곧 그 조직의 문화가 됩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 “CEO의 C는 Culture(문화)라고 생각한다. CEO는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큐레이터다. 회사가 사명을 이루기 위해 듣고 배우고 개인의 열정과 재능을 활용하는 문화를 지녔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

물론 자연 발생적인 문화가 모두 좋은 것도 아니고, 방임의 문화도 아닙니다. 위대한 기업들을 보면 창업자 이후에도 지도자들이 문화의 좋은 점은 계승하고, 나쁜 점은 개선하며 계속 발전시키는 노력을 합니다. 에릭 슈미트는 OKR (Objectives & Key Results) 라는 일하는 방식을 도입해 도전적 목표 + 조직과 개인의 성과 얼라인 + 자율과 학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문화를 만들었 냈죠.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도 꾸준한 관심과 리더십이 없으면 나쁜 쪽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더는 문화를 재설계하는 과정에 적극 관여하며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이 비전과 미션, 인재상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를 관찰하고 피드백해야 힙니다.

 

2)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문화

두 번째 경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으로서 문화 / 제도를 도입하거나 애초부터 이상적인 문화를 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회사가 급성장하다 어느 순간 위기나 내부 문제에 봉착하면, CEO나 HR 부서가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조직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실시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두산그룹은 2000년대 초 전통 제조업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며 성과 부진을 겪자, 박용만 회장 주도로 성과주의 문화와 인재육성 중심의 “두산WAY”를 선포했습니다. 조직문화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과 ‘에어비앤비‘ 또한 조직을 운영하다가 직원이 늘어나면서 공통적으로 생각되는 탁월한 일하는 방식을 찾아 그것을 조직문화로 선포하고 지켜가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 만들었던 조직문화와 현재의 조직문화는 CEO의 교체, 비즈니스 전략과 모델의 변화 등으로 인해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최근에는 예방 차원에서 조직문화 청사진을 먼저 그리고 여기에 맞춰 조직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회사가 어떤 “바람직한 문화”를 갖고 싶다고 미리 정하면, 현재 우리 조직문화와 구성원들의 모습은 어떤지 진단하고, 모자란 부분을 보완해 점진적으로 이상적인 모습에 다가가는 전략을 씁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가치(Core Values)와 행동원칙을 정의하고, 채용 / 인재개발 / 평가 / 리더 발탁 시스템과 연계해서 원하는 문화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Netflix)는 창업 초기에 작은 조직이었지만 리드 헤스팅스 CEO가 일찌감치 “Freedom & Responsibility”라는 독특한 문화 원칙을 세웠습니다. 2009년에는 “넷플릭스 문화” PDF를 공개해서 자신들이 지향하는 인재상과 문화를 전 세계에 선언하기도 했죠. 이 문화 발표문에는 “우리는 최고의 인재만 남기고 평범한 직원은 내보낸다”, “관리 대신 맥락을 제공한다” 등 구체적인 운영 철학이 담겨 있었고, 실제 넷플릭스는 이 원칙을 인사관리 전반에 활용해 높은 성과 문화를 구축했습니다.

이처럼 조직문화를 의도적·체계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문화는 단순 슬로건이 아니라 중요한 경영의 도구이자 방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역량(Competency)이라는 개념과 문화가 연결되었는데요. 조직이 기대하는 공통 역량 또는 핵심가치 행동들을 정의하여 교육하거나 평가에 참고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문화에 부합하는 역량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과거엔 핵심가치를 보여주는 행동들을 체크리스트 삼아 평가만 하곤 했지만, 요즘은 그런 지표를 피드백 도구로 활용해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핵심가치로 “팀워크”를 정했다면, 연말 평가 때 동료 간 협업 사례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고, 협업을 통해 동료의 성장과 성공을 도왔던 방식들을 공유 / 확산하며 협업 문화를 강화하는 식이죠. 조직문화가 더 이상 연말 이벤트나 포스터 문구가 아니라, 소통과 협업, 개인 성장 그리고 조직의 비전과 미션, 목표를 달성하는 도구가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도 조직문화를 이벤틀와 복지로만 이해하고 “그게 무슨 돈이 돼?”라며 가치 없게 여기는 일부 CEO와 리더도 있습니다. 이벤트나 복지 따위로 치부하며 정작 중요한 문화 설계와 실행에는 무관심한 것이죠.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문화가 전략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현명한 리더라면 조직문화야말로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원동력임을 알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합니다.

 

④ 이제 중요한 것은 팀문화 (Why Team Culture Matters Now)

오늘날 조직문화에서 특히 부각되는 것이 팀 문화의 중요성입니다. 왜 하필 ‘팀’ 일까요? 제 생각에는 시대 변화, 특히 기술 발달과 업무 방식 변화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개인이 지식이나 기술을 따라잡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필요한 정보는 AI와 데이터로 금방 얻을 수 있고, 시장 변화도 실시간으로 일어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거대한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보다, 작은 팀 단위로 빠르게 실행하고 실험하는 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스타트업 용어로 하면 “agile(애자일)”하게 일하는 것이죠. 실제로 글로벌 IT 기업들을 보면, 몇십 명 단위의 작은 팀들이 새로운 기능을 뚝딱 개발해 시장 반응을 보고, 안 되면 즉각 개선하거나 철수합니다. 이렇게 팀 수준에서의 빠른 학습과 피드백 루프가 회사 전체의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 인사 측면에서도 팀문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사례를 보면, 팀별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인재에게는 파격 보상과 승진을 빨리 주고, 팀에 기여하지 못하는 저성과 인력은 과감히 재배치하거나 내보내는 유연한 인력 운영을 합니다. 즉, 팀 단위로 옥석을 가려 조직의 생존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남긴다는 거죠. 이런 환경에서는 팀 내부 구성원들이 공동 목표 달성에 얼마나 몰입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한국 직장 문화에서는 일부 구성원이 어려운 일은 피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계발도 포기한 채 그저 시킨 일만 겨우 하는 경우를 종종이 아니라 너무 자주 보곤합니다. 팀원 절반은 죽어라 뛰는데 나머지 절반은 배 타고 노 젓지 않는다면 그 배가 제대로 나아갈 리 없겠지요. 회사 차원에서 아무리 멋진 전략을 세워도 팀 레벨에서 동력이 생기지 않으면 결국 실행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한 팀에서 최소 30% 이상은 같은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물론 100%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한 뜻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팀원 3명 중 1명, 많게는 절반 정도는 자발적 열정과 주인의식으로 움직일 때 팀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팀원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팀원들에게 발을 맞추게 되고요. 팀 차원의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고, 우리 팀의 일이 상위 조직과 회사 전체, 더 나아가 고객과 사회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 공감대가 생겨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직면한 목표가 무엇이며 미래에는 어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팀원들이 일을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도전”으로 여기고 몰입하거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제는 혼자 일해서 성과 내기 어려운 시대라는 점입니다. 옛날 학교 다닐 때처럼 코딩이면 코딩, 디자인이면 디자인 각자 개인 플레이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식의 양도 너무 방대하고 기술 변화도 빨라서, 동료와 수시로 의견 교환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섞지 않으면 뒤처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팀 내에 학습 문화와 피드백 문화를 심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팀원들이 업무 중 막히는 일이 있을 때 혼자 속 끓이지 말고 즉각 팀 채널에 공유해서 다 같이 해결책을 찾도록 장려합니다. “모르면 물어보고, 알면 가르쳐주고, 자신의 자료를 공유해 주는 행동”이 일상이 되는 것이죠. 또한 팀 내 멘토링/코칭을 생활화해서, 신입은 신입대로 배우고 선배는 선배대로 가르치며 서로 성장합니다. 피드백도 프로젝트 끝날 때만 한꺼번에 하는 게 아니라, 일하면서 “이 부분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건 참 잘하셨네요” 같은 즉각적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와 시스템을 만드는 겁니다. 이 팀에 들어오는 모든 구성원들이 ‘여기는 이렇게 일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따라할 수 있도록 말이죠. 

팀문화의 또 다른 요소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입니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연구에서도 가장 성과 높은 팀의 공통점 1위가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팀원들이 ‘업무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말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분위기’ 입니다. 팀 회의에서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A보다 B가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다른 의견을 말해도 찍히지 않고 오히려 토론이 벌어지고,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동료들이 감싸주며 개선책을 함께 찾는 그런 문화입니다. 이런 안전한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팀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내고, 문제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공유해서 빨리 고칠 수 있습니다. 저는 팀장들에게 “팀원 입을 꽉 닫게 만드는 순간 팀은 멈춘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도 팀문화는 개인의 성장 그리고 생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냉정한 말이지만, 성장하지 않는 직원은 조직에서 언제든 도태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더 이상 “평생직장” 개념이 통하지 않고, 직장이 나를 지켜주지 않습니다. 내 실력과 성과와 역량, 동료들의 평판이 결국 내 커리어를 지켜주는 무기가 됩니다. 회사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으로 안전하고 남들에게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내가 팀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하고, 어떤 결과물을 내고,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항상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걸 나 혼자만 생각할 게 아니라, 팀원 전체가 서로 피드백하며 함께 계획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분기에 한 번씩은 팀원들끼리 모여 “우리 팀에서 앞으로 3개월간 각자 어떤 역량을 키울지, 어떤 도전을 해볼지” 공유하고 응원해주는 것입니다. 개인 목표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서로 멘토가 되어주는 것이죠. 이렇게 팀 차원의 성장 플랜을 짜서 굴러가는 팀은 개인과 조직이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을 이룹니다.

결국 팀문화가 강한 회사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와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죠. 

 

⑤ 조직문화는 살아서 움직인다 (변화와 적응)

마지막으로 조직문화는 완성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은 존재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회사의 외부 환경이나 내부 전략이 바뀌면 문화도 변하게 됩니다. 비전과 미션이 바뀔 때가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IBM은 한때 메인프레임 컴퓨터 회사였다가 1990년대 후반에 서비스기업으로 비전을 전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IBM은 과거 “모든 걸 우리 안에서 해결”하던 폐쇄적 문화에서 벗어나 고객과 협력사와 소통하는 개방적 문화로 거듭났습니다. 직원 복장 규정부터 “IBM 정신”으로 불리던 보수적 문화까지 대대적으로 바뀌었죠. 미션의 변화는 곧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결국 문화가 새롭게 정의되는 것입니다.

업의 내용(과업)이 바뀔 때도 문화 변화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제품의 품질 안정화에 집중하던 조직이 이제 신규 제품과 채널 개척으로 전략을 바꿨다면, 요구되는 문화도 바뀝니다. 안정화 단계에서는 “철저함, 효율, 위험 최소화”가 문화 키워드였다면, 혁신 단계에서는 “실험, 속도, 실패 허용”이 문화 키워드가 되어야겠지요. 제가 아는 한 제조기업도, 한때는 불량률 0%를 향해  품질 제로문화(절차 준수, 꼼꼼한 데이터 관리)를 강조했는데, 최근 시장이 확 바뀌자 “일단 시제품부터 만들자”는 린 스타트업 문화로 전환했습니다. 필요한 사람도 바뀌고, 대화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또다른 사례를 기록해 보겠습니다. A기업은 가족처럼 끈끈한 문화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직원들 사이도 매우 돈독하고, 회사 실적도 업계 1위라 모두가 자부심이 있던 곳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경쟁사들이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신기술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해 따라잡기 시작했습니다. A기업 경영진은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우리도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 판단하여 외부 투자를 처음으로 받고 조직을 빠르게 성장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이 “성과 관리 강화”였습니다. 이제까지는 가족처럼 정 많은 조직이어서 평가나 피드백이 느슨했는데, 투자를 받은 이상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라는 요구였던 거죠. 이에 따라 조직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리더의 역할부터 달라졌습니다. 이전엔 팀장들이 “즐겁게 일하자“ 정도였다면, 이제는 “목표를 달성시키는 코치이자 매니저”가 되어야 했고, 가장 많은 시간을 피드백에 사용했습니다. 구성원들도 변화가 요구됐습니다. 분기마다 성과 목표를 세우고 OKR을 리뷰하며, 동료끼리도 피드백을 해야 했습니다. 자연히 분위기가 달라지니, 6개월 사이에 전체 직원의 20% 가량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새로운 문화에 끝내 적응하지 못한 분들이었는데, 그들은 ‘우리 이런 회사 아니었잖아요‘ 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었죠. 다행히 남은 80%는 변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외부에서 온 경력직 동료들에게 배워가며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고, 예전엔 없던 성과 리뷰 미팅과 피드백 세션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조직은 빠르게 “속도와 목표 중심” 문화로 재탄생했고, 경쟁사들의 추격을 잘 버텨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례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조직문화는 생물처럼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문화의 변화는 아프고 혼란스럽습니다. 이전에 익숙했던 습관들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진통일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CEO와 HR, 리더들은 우리 회사에 지금 필요한 문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방향을 찾은 뒤, 앞장서 변화를 이끌거나 모두가 따라가거나 고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때로는 정말 끝까지 동의하지 못하는 문화라면 과감히 떠나는 결단도 존중해야 합니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아니면 떠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저 역시 첫 직장에서 문화가 급변할 때 끝내 적응하지 못해 이직의 길을 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회사가 나빠졌다기보다, 바뀐 문화와 제 가치관이 맞지 않았던 거죠. 물론 지금도 그 회사를 응원하고 감사한 마음이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새로운 길을 찾은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저는 오히려 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사람의 성장과 조직의 성공을 연결시키는 일, 성장과 성공을 지속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을 바탕으로 강의와 코칭, 글쓰기와 출간을 하며 영향을 전하고 있습니다. 맞는 문화를 찾지 못한다면 내가 만들어버리지 뭐~ 를 체험하고 있는 중이죠.

 

[결론] 

조직문화는 어디에나 있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직문화가 구성원의 성장과 조직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차 모를 수 있죠. 마무리하며, 꼭 짚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아예 없는 조직은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 회사는 조직문화가 없어요. 그래서 임원이 퇴근할 때까지 눈치 보느라 아무도 못 가요”라고 하소연하길래, 제가 “그것도 문화예요. 수직적이고 근무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요.”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모든 조직에는 어떤 지배적인 문화가 존재합니다. 다만 그 문화가 ‘좋고 나쁘냐’보다 나와 잘 맞느냐(Fit)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죠. 어떤 사람에겐 수직문화가 편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수평문화가 더 맞을 수 있습니다. 문화 자체에 절대적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신념과 일 스타일에 이 조직문화가 맞는가?” “내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가치있는 일로 인정받는가?” 입니다. 맞지 않으면 결국 불행해지고 성과도 못 내니, 용기 내어 다른 길을 찾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조직 입장에서 보자면, 문화가 회사 비전 / 미션과 잘 맞아떨어지는가(Aligned)도 핵심입니다.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바와 동떨어진 문화를 추구하면, 그건 그럴듯하기만 한 껍데기 문화에 불과합니다. 저는 그런 걸 농담 삼아 “액자형 문화”라고 부르는데요, 말 그대로 멋진 문구를 액자에 넣어 걸어두기만 하고 실제론 안 지켜지는 문화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frame culture”, 또는 “window-dressing culture”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겉치레 문화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합니다. 구성원들의 냉소와 불신을 초래하니까요. 문화는 조직의 가치관과 실제 행동이 일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인재 육성”을 가치로 내세웠으면, 일의 연속 속에서도 배움과 성장 기회를 실제 제공해야 합니다. 말과 현실의 괴리가 크면 문화적 허무주의만 커지니까요.

조직문화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당신이 꿈꾸는 회사의 문화는 무엇인지, 또 오늘부터 내 팀 문화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지 자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문화는 남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조직문화 #기업문화 #팀문화 #문화 #리더십과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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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톡옵션으로 핵심인재 잡으려다 회사가 잡힐 뻔‘ ‘임원도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AI 서비스 시대초상권과 개인정보는 안전할까?’ ‘SNS에서 핫했던 문구제품 패키지에 넣었는데 과장 광고라고?’ 등과 같은 사례들이 공유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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